brunch

아마,

by 주명


떠나자

그러나

떠날 수 없다는 걸 알지

그냥 말해보는 거야

떠날 수 없어서

날마다

생각의 갈림길을 지난다

오늘은 빗물 고인 길을 지난다

첨벙하며 튀어 오르는 빗방울에

지난 기억을 섞어

아무 일도 아닌 듯

패인 도로 웅덩이에 떨어뜨리고

지나간다

지난번 내 마음의 물방울은 어디로 갔을까

아마,

꽃을 피우는 데 있었다는 거 같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발버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