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시

by 주명




나도 시처럼 살고 싶다.

시가 되고 싶어.


진하게, 독자적으로,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옆으로 부피를 늘이지 않고,

뱉고 싶은 말만,

적고 싶은 단어만,

내 안으로 깊숙이 내려가고만 싶다.

창가에 앉아

겨울의 찬기를 마주하고

읽어 내려갔다.

시를 따라가는 동안

하늘의 파랑은

서슬 퍼런 계절의 냉혹마저 밀어내며

봄을 호령하는 듯했다.

실망으로 엉켜버린 나의 일상에

탐독의 순간은

희망만으로 풀려 있었다.

가벼운 시가 되어

날아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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