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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글로 써보고, 고민 끝에 다시 00로 돌아갔어요

기록이 새로운 미래로 이끌 수도 있다

by 전준수

* 지난주 올렸던 ** 그 얘기를 듣자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의 후속편입니다.


직장을 자주 옮겨 고민하며 멘토링 요청했던 그분에게 연락이 왔다. 그동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연락이 늦었다며 말문을 열더니,
“당시 생각을 글로 써보라고 하셨는데, 써 본 후 고민 끝에 다시 미술계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내 마음에 더 와닿았던 것은 마지막 말이었다.
“새로 시작한 곳이어서 고생길이 훤하네요. ^^”


비록 고생을 예상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그리고 강점을 어떻게 살릴지 마음이 정리되었다는 의미로 들렸다. 여러 직장과 과정을 거치며 자신만의 무기를 더해온 만큼, 앞으로도 잘 해낼 것 같았다.


그와의 처음 만남 후 내가 발견한 것은 아래와 같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지만, 미술로 먹고 살기 어렵다는 주변의 조언에 진로를 바꿨다. 그럼에도 미술에 대한 미련이 남아 대학 졸업 후 갤러리에서 인턴을 했다. 그곳에서 그는 순수 미술보다는 그림 세일즈에 재능이 있음을 발견했다. 짧은 경력임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러던 차에 모 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 연봉 30% 인상. 거절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비슷한 영업 직무라는 생각에 이직 결심했지만, 데이터 수집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그 일은 그와 맞지 않았고, 고민 끝에 내게 연락을 해왔다.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가야 할까요? 그런데 내가 너무 자주 옮겨 다닌 것 같은데, 그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죠? 그리고 아나운서의 꿈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이 맴돈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는 두 가지 일에 매료되어 살아왔다. 하나는 미술이고, 다른 하나는 아나운서다. 미술에서는 세일즈에 강점을 발휘했고, 아나운서는 2년 넘게 적은 수입에도 불구하고 프리랜서로 꾸준히 활동해온 이유였다.


지난주, 그가 다시 미술 세계로 발을 디뎠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나는 무척 기뻤다. 그가 잘할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다시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그와 아직 나누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에게 향후 3가지 제안을 할 것 같다. (그는 브런치 글을 읽지 않으니 이 글을 보지는 못할 것 같다. 대신, 좋은 소식이 있으면 연락 주기로 했다.)


첫째, 그의 강점을 살려 갤러리에서 탁월한 세일즈맨이 되는 것이다. 그는 미술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일반 영업인들과는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이미 단기간에 세일즈 실력을 증명한 바 있다.


둘째, 탁월한 큐레이터가 될 수 있다. 아나운서로 일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설계하고 실행해왔던 경험 덕분에 풍부한 큐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셀링 포인트를 잘 아는 그의 영업 강점도 큰 자산이다.


셋째, 미술계의 탁월한 유튜버가 될 수 있다. 어쩌면 경매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술과 세일즈에 대한 지식, 그리고 아나운서 역량이 결합된다면 신뢰감을 줄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가능성에 불과하다. 그가 얼마나 자신을 연마하는가에 따라 그 깊이와 넓이가 결정될 것이다. 다만, 분명한 한가지, ‘최선을 다해 살아온 우리의 과거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다시 출발선에 선 그에게 기대를 담아 응원을 보낸다.


적용질문

1. 당신이 현재 직장/직업을 선택한 여정을 간략히 정리해 보라.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은 어디이며,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나

2. 당신이 다음 직업이나 직장을 택한다면 어떤 기준을 따를 것인가? 왜 그렇게 생각하고, 현재의 일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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