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을 대하는 태도가 사람의 그릇을 결정한다
지난주 연휴에 딸아이가 반나절 출근한 적이 있다. 지하철로 가는 길에 잠깐 대화가 오갔다.
“오늘 무슨 일 하러 가는 거니?”
“실험실에 있는 연구용 키트에 물을 채우고, 상태를 점검해야 해.”
“그렇구나. 작은 일 같지만, 네가 아니면 동료들이 일을 못하게 되는 중요한 일이겠네.”
“응, 그런 셈이야.”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나니,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일이 자주 있을 텐데,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는 작아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일들이 많단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야. 사람들이 모두 신경 쓰는 큰 일은 오히려 실수가 잘 안 나지만, 아주 작은 실수가 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우주선도 작은 나사 하나 때문에 실패할 수 있듯이 말이야. 예전 아폴로 13호도 작은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로 귀환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단다. 작은 실수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거지. 네가 맡은 일도 마찬가지야. 작은 일일수록 소홀히 하지 않고, 더 잘하려는 마음이 필요해. 이걸 네가 잘 해내면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세 가지를 꼭 기억해 두렴.
첫째,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이라면 내가 먼저 하겠다고 나서라.
사람들은 작은 일이나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지만, 그런 일을 처리하는 태도가 너를 성장시키고 남들과 구별하게 해줄 거야.
둘째, 맡은 일보다 조금 더 하겠다는 마음을 가져라.
단순히 맡은 일만 하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하나를 더하는 주도성을 발휘하렴. 이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Go the Extra Mile'**이란다. 가령, 정해진 것만 하지 말고 주변에 더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알아서 처리해 보는 거야. 그러면 설령 네가 하나를 놓쳐도, 전체적으로 더 큰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거야.
셋째, 작은 일에 마음을 담아라.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결코 작은 의미를 갖는 게 아니야. 너의 마음가짐이 모든 행동에 드러나기 마련이거든. 작은 일에 충성하는 것이 네가 더 큰 인물로 성장하는 밑바탕이란다.
이 세 가지를 꾸준히 실천하면, 아주 중요한 결과가 따라올 거야. 사소해 보이는 일을 철저히 해두면 나중에
네가 상사가 되었을 때, 부하를 어떻게 이끌고 가르칠지 알게 될 거야.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품을 수 있게 되는 거지.
내가 아는 한 팀장은 당시 아주 큰 창고에서 산처럼 쌓인 재고 더미를 매일같이 정리하는 일을 맡았어. 그 창고는 1000평이 넘었고, 국내외에서 들어온 엄청난 물량의 소위 땡 상품들이 쌓여 있었지. 그 팀장은 거의 1년 동안 매일 출근해 그 많은 상품을 정리해 나갔단다.
당시 그룹의 최고 경영자가 그 창고를 자주 방문했는데, 올 때마다 그가 맡은 구역의 상품들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있는 걸 눈여겨보았어. 몇 년 후, 그 팀장은 유통 의류사업부의 책임자로 발탁되었단다. 내가 그룹의 CHRO가 되었을 때 최고경영자가 그를 발탁한 이유를 말씀해주시더구나. 물류 창고에서 일하던 그 모의습을 기억해두었다고…… 당시 내가 물류 사업부 책임자였으니 그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단다. 결국, 작은 일들이 그의 미래를 열어준 셈이었지.
박진영 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단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1%에 속하는 저 같은 사람도 제 일의 80% 이상은 하기 싫은 것들이에요."
하고 싶은 일만 하려는 기대보다는, 하기 싫은 일들도 어떻게 성실히 해내는지가 중요하단다. 나는 네가 오늘 작은 일을 통해 회사와 동료들을 위해 수고하러 가는 모습이 괜찮아 보이는구나. 기억하렴. “작은 일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적용 질문
1. 내가 하는 일 중에서 하기 싫거나 사소한 일은 무엇인가? 그 일이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2. 사소한 일을 소홀히 해서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다면,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3. 앞으로 작은 일을 더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는 어떤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