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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서 내려온 직원, 성과를 다시 만드는 법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역할 재정의를 통한 조직과 개인의 성공

by 전준수

“대표님, 저성과자 멘토링도 해주시나요?”


지난주, 한 기업의 인사팀 두 명이 나를 찾아와 리더 양성과 멘토링 체계에 대해 깊이 논의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보고자 하는 그들의 접근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대화 말미에 팀장이 조심스럽게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 회사에는 50대가 되면서 리더 자리에서 내려온 직원들이 여럿 있었다. 이전에는 팀과 조직에서 일정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더 이상 리더 역할을 맡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특히 젊은 대표이사가 새로 부임하면서 리더 조정이 이루어진 상황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다시 맡게 된 역할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었다.


누구나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이 문장은 단순하지만 깊은 진리를 담고 있다. 문제는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역할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다.
리더에서 내려온 직원들은 흔히 회사에서 “존재만으로 비용이 드는 사람”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는 회사와 개인 모두에게 불행한 상황이다. 그들을 방치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다루는 것은 조직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회사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든다.


일반적인 4가지 접근법

많은 조직에서 리더 역할에서 내려온 사람들에게 아래와 같은 접근법을 사용한다.

1. 혼자 할 수 있는 자리로 보직을 옮긴다.

혼자서 독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관리 업무를 맡기는 방식이다. 여기서 방점은 '혼자'다.

2. 높은 직급이나 나이 많은 리더가 있는 부서로 배치한다.

그 사람이나 문제를 덜 드러내기 위해 안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3. 힘든 업무나 출퇴근이 어려운 자리로 보낸다.

자연스럽게 퇴사로 이어지게 하는 전략이다.

4. 이직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외부 전문 업체에 맡겨 경력전환을 돕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들로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회사와 직원 간 신뢰를 무너뜨리고, 조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위험이 크다. 자신들의 미래를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 과거 성과에서 답을 찾다

나는 그들에게 과거 성과를 기반으로 역할을 재설계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는 간단하지만 실용적이고, 생각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열 수 있다.


1. 과거 성과를 복기한다.

직원들이 과거에 가장 빛났던 순간을 돌아보는 것이다.

- 관계를 통해 성과를 냈던 경험

- 특정 전문성을 발휘했던 사례

-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성공을 거둔 일


2. 잘했던 일을 중심으로 역할을 재설계한다.

과거의 성과와 강점을 분석해, 이를 현재의 역할로 연결한다.

사례 1: 대구은행
대구은행은 조기 은퇴한 은행원을 계약직 영업인으로 채용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수십 년간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영업에서 새로운 성과를 내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 신규 고객 확보에도 크게 기여했다.

사례 2: 핀테크 기업
한 핀테크 기업은 여신 심사 실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역 심사역에서 물러난 경험 많은 사람들을 고용했다. 연봉 부담을 줄이면서도 숙련된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조직의 중요한 리스크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과거 성과를 복기하고 적합한 역할에 배치하는 것은 회사와 개인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조직 입장에서는 비용을 감당할 가치 있는 인재로 활용할 수 있고, 개인은 스스로의 가치를 다시 증명하며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물론, 이직기회를 얻기도 쉬워진다.

관리자로서의 준비: 직접 해보는 습관

마지막으로, 누구나 관리자로 일하면서도 기본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리더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실무와 현장을 떠나 지시와 보고에만 의존하는 리더

2. 실무를 직접 경험하며 전체를 관리하는 리더

실무와 리더십의 연결 부족은 모든 조직에서 문제를 야기한다.


이를 정치인의 사례로 보면 명확하다. 대중교통을 한 번도 이용해보지 않은 정치인은 국민의 불편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현장 경험이 부족한 리더는 직원들의 실질적인 어려움과 조직의 핵심 문제를 간과할 가능성이 크다.


내가 아는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영업 책임자는 현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영업을 직접 담당하며 아시아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 실무 경험은 리더십에 깊이를 더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나 또한 경영자가 되어서 직접 보고서를 작성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되었다. 지금의 글쓰기나 강의안 작성이 비교적 수월한 이유는 당시에 직접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서 알게되었다.


마무리하며

누구나 리더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과거 성과를 복기하고, 적합한 역할을 재설계하는 것이다. 관리자는 평소 실무를 직접 경험하며 변화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는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적용 질문

1. 조직에서 더 이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에게 새로운 역할을 어떻게 제안할 것인가?

2. 당신의 경력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그 경험을 현재와 미래의 역할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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