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준수 Nov 01. 2023

기업 성과평가 방식,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

직원 70%가 불만족, 50%가 퇴사결심 하게하는 성과평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의례히 하는 일들이 있다. 관행, 관습, 전통, 문화 등의 옷을 입고 반복되는 것들이다. 그런 일들은 주변에 널려있다. 세월이 흐르면 얼마나 큰 낭비였었는지 모두가 알게 되는 것들 말이다. 사실, 성과평가가 그런 것 중 하나다. 너무 과격하고 근거 없다고 생각되는가? 몇 가지 숫자를 보자.   


2022년 잡코리아에서 성과평가 관련 직장인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 70%는 성과평가에 불만족, 50%는 성과평가 후 이직 결심했다. 이를 보면 성과평가는 당장 중단할 첫 번째 경영행위다. 


머서가 조사한 성과관리 제도 신뢰도를 보면, 47%는 개별 성과급이 공정하지도, 적정하지도 않다고 했다. 51%는 성과관리 제도가 가치제공을 못한다고 응답했다. 순수하게 성과평가에만 연간 1인당 7.5시간이 든다. 큰 낭비다. 그런데도, 왜 CEO와 CHO들은 이 일을 계속할까? 


효율중시의 기업에서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은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를 떠오르게 한다. 아마 성과평가가 주는 다른 혜택 때문일 것이다. 가령, 성과평가 수립과정 자체가 일 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상사는 뭔가 중요한 일을 한다는 심증을, 부하는 소속과 올라갈 사다리를 생각하기도 한다. 


창업자나 대표는 어떤가? 본인이 선발한 자원들이 낭비 없이 일해야 하는데 뭔가 모니터링 장치가 있어야 마음에 위안을 받는다. 적어도 차선책일 것이라는 희망적 기대가 있는지도 모른다. 


피터 드러커도 성과평가가 기여한 근거는 없다고 했지만 그의 추종자들이나 학자들도 제대로 연구하기 보다는 계속하기를 선택해왔다. 다만, 최근에 젊고 혁신적인 기업가들 중에서 성과평가 자체를 하지 않는 곳들이 등장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이전 직장에서의 부작용을 보아왔고, 또 시대와 세대의 변화에 따른 실험적 시도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위에서 확인한 증거들만으로도 이제 성과평가를 원점 검토하고 바꿔야 한다. 다음 출발을 향한 생각정리를 위해 평가이슈 몇 가지를 올려본다.     


(1) 개인 성과의 합 vs 기업 성과 : 합의 가능할까? 

그룹 CHO(인사총괄 책임자)를 하면서 매년 상하반기 과장이상 승진심사를 했다. 그때마다 느꼈던 점은 승진후보자들이 회사를 먹여 살린다는 것이었다. 그들 성과를 합하면 그룹의 70%~100% 이익이 나왔다. 매번 그랬다. 


이와 관련하여 더 치밀하게 접근한 미국기업가가 있다. 그는 각 직원 1년 성과를 숫자로 적어내게 했다. 실제성과와 비교하니 어땠을까? 도합 301%가 나왔다. 이 일을한 사람은 세계적 투자회사 브리지스워터 어소시에이트 레이 달리오 회장이다. 


직원들이 생각하는 기여는 실제의 3배다. 각 개인 인식과 실제가 3배 차이인데 이 간극을 어떤 방법으로 메울 수 있을까? 합의 가능할까? 거의 불가능하다.    


(2) 이직률 증가와 성과평가: 조정 가능할까?      

신입사원 1년차 퇴사율은 25~27%다. 지난 20년간 그래왔고, 한국미국 비슷하다. 문제는 신입이 아니다. 한 미국 연구보고에 Z세대는 평생 4개 직업(직종)을 가지며 2년마다 한번씩 직장을 옮길 것이라고 한다. 


한국 Z세대는 미국보다 더 빠르게 움직인다고 최근 조사되었다. 연초에 목표합의 위한 치열한 논쟁을 대단한 일 한 것처럼 자랑하는 기업도 있는데, 인재이탈이 빈번한 상황에서 계속 조율하고 합의할 수 있을까? 복잡하다 못해 비현실적이다. 


(3) 의사소통의 법칙: 전달 가능할까? 

‘한 단계 건너갈 때마다 소음은 2배로 늘고, 내용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의사소통의 법칙이다. 사라진 직원, 경쟁상황 변화, 예기치 않은 이슈, 자금 고갈이나 여러 자원문제 등이 생길 때마다 직원들과 소통하고 조율할 수는 없다. 


잭웰치는 직원들과 제대로 소통하려면 800번 반복해야 한다고 했다.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는 같은 말을 13번 반복하고 기진 맥진해서 포기하려고 했다가 14번이나 15번때 비로소 전달이 된다고도 했다. 잦은 성과목표 변경이 잘 전달될 것이라는 생각은 소망일 뿐이다. 


위의 결과를 종합할 때 성과평가는 수시평가, 앱 활용, 절대평가 등 방식을 빠르고 정교하게 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해결 방법은 이런 틀로부터 빠져 나오는 것이다. (해결 대안, 몇 차례에 걸쳐 올릴 예정) 


적용 질문

1. 당신 기업의 성과평가는 기업과 직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가? 잘 되고 있는 것 한가지, 어려운 것 한가지는 각각 무엇인가? 

2. 당신 기업은 시장환경, 직원이탈 등 변화 상황에서 성과평가를 어떻게 조율해가고 있나? 잘 조정되는 것은 무엇이고, 난관에 봉착해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