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말씀 듣고, 소탐대실의 길은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 큰돈보다 더 큰 걸 지킨 후배의 결정, 그리고 의사결정의 4가지 질문

by 전준수

어젯밤, 늦은 시각에 후배에게서 문자가 왔다.

“며칠 전 형님이 해주신 말씀을 곱씹고, 숙고 끝에 소탐대실의 길은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형님.”


그와는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 2년 전 이른 은퇴를 선택한 뒤, 그는 자기 삶을 성실하게 이어가고 있었다.

며칠 전, 이전 직장에서 알게 된 분으로부터 제안이 하나 들어왔다고 했다.
처음엔 괜찮은 기회처럼 보였지만, 이야기를 자세히 듣다 보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단순한 기회는 아니었다. 선택에는 방향과 기준이 필요해 보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라면 하지 않을 것 같아. 선택은 네 몫이지만… 너와 너희 부모님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나는 곁에서 봐왔잖아. 그래서 이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통화를 마쳤고, 나는 그가 스스로 바른 결정을 내리길 바랐다.
며칠 뒤, 그가 문자를 보내왔다. "소탐대실의 길은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때 내 안에는 아래의 4가지 점검 기준이 있었다.

1. 뉴스에 나와도 떳떳한가?

신문 1면, 포털 실검에 내 이름이 떠도 괜찮은가?

2. 자녀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

“나는 이런 일을 했고, 그래서 이런 보상을 받았어.”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3. 자녀에게 권할 수 있는가?

내가 한 선택을 아이가 따라 한다면, “그래, 그거 해봐”라고 말할 수 있는가?

4. 나를 지지한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할까?

부모님, 스승, 동료들, 나를 응원해준 사람들이 내 선택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을까?


이 네 가지는 단순히 법적인 옳고 그름을 따지는 잣대가 아니다.
관계와 양심, 그리고 내가 어떤 삶을 지향하느냐에 대한 질문이다.
“할 수 있느냐”보다 중요한 건, “그게 정말 좋은 일이냐”는 것이다.


이쯤에서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가 떠오른다: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해서 다 유익한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해서 다 덕을 세우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자기 유익을 구하지 말고, 서로(모두)의 유익을 구하라.”


그 후배는 결국 자신이 기여한 만큼의 정당한 인정만 받고, 그 제안을 정중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늦은 밤 걸려온 전화 속 그의 목소리는 밝고 단단했다. 나는 그게 가장 큰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선택에 떳떳한 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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