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준수 Dec 22. 2023

매년 12월 30일, 우리는 평창으로 떠난다

자녀교육 – 가족 연간평가와 계획 세우기

1. 평가는 어떤 이미지일까? 

평가자나 피 평가자 모두에게 평가는 유쾌한 단어가 아니다. 확률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이 언제나 훨씬 적다. 그나마 해마다 기복이 있다. 아마 고대 시대의 홍수와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때마다 겪어야 하는…….


2. 평가는 필요악?

그래도 뭔가 좋아지려면 평가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다. 결과도 확인하고 다음 계획에 반영할 수도 있으니까. 측정 없이 평가 없고, 평가 없이 개선 없다’는 말은 너무도 명확해서 피해갈 방법이 없는 것 같다. 


3. 가족끼리 평가가 가능해? 

직장 평가만으로 충분히 지칠법한데 가족 내에서 평가가 가당한 일일까? 가족을 무슨 조직으로 아나? ‘아무 부담 없이 편히 쉬고 즐거워하고 충전 받는 곳이 바로 Sweet Home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다. 


그런데 한번 더 생각해보면 가족이야말로 영원히 바꿀 수 없는 조직(?)이다.  가족의 개선을 위해서 뭔가 하고, 또 하도록 격려할만한 충분한 이유는 있다. 


4. 평가를 축제처럼, 즐거운 순간으로 만들면 어떨까?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매년 12월 30일, 평창 플로라 호텔로 1박 여행을 떠났다. 연간평가와 새해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다. 먼 곳으로 떠나, 눈 덮인 들판도 보고 저녁에 바비큐도 먹는 행복한 시간이기에 가족 모두는 매년 이 때를 기다린다. 그렇게 하다 보니 연말 평가와 계획 시간은 즐거운 정기 행사가 되었다. 


5. 평가를 어떻게 하지?

평가 시간에 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한 해의 감사 제목들을 기록한다. 보통 인당 50개에서 150개 정도 적는다. 둘째는, 연초 목표와 결과를 돌아본다. 목표대비 잘 한 것과 못한 것을 각각 정리한다. 단, 간단히 한다. 마지막으로 다음해 계획을 세운다. 집중해서 하면 1시간이면 끝난다. 해가 갈수록 속도가 붙는다.  


이때 주의할 것이 있다. 특히 가족간 평가 때는 각자 잘 한 것과 강점, 그리고 이룬 것에 초점 두는 것이 좋다. 최악의 경우는 가족 구성원의 약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부모의 걱정을 바람으로 포장해도 절대로 안 된다. 다만, 약점이 치명적일 경우에 한해서 부드럽고 즐거운 방법(넛지, nudge)를 도입하던지 도구를 제안할 수는 있다.   


6. 연간계획은 어떻게 세울까?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부터 가족이 함께 사용해온 도구가 있다. 바로 연간 OATE다. 

-      Objective(목표), Activity(활동계획), Time Table(시간계획), Evaluation(평가)다.


작성해보면 아주 간단하다. 사실, 목표를 세우는 방법은 뭐든 상관없다. 도구는 자신에게 맞는 것을 택하면 된다. (더 어린 아이는 그림 표현도 가능)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것이다. 결과가 별로 안 좋아도 괜찮다. 단, 지속해야 한다. 


대체로 3년째가 되면 어린아이도 익숙해 하고 시간도 얼마 안 걸린다.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면 목표도 영역별 하나로 단순한 것이 낫다. 필자의 가정에서는 영적, 지적, 신체적, 사회적, 이렇게 4가지 영역의 목표를 정한다.  


7. 이번이 처음이라면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첫 인상이 특히 중요하니, 가족 버킷 리스트에 올려져 있는 곳으로 가길 추천한다. 비용이 좀 들어도 상관없다. 끝까지 동행할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은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기억이다. 


남편이든, 아내든, 이 필요성을 먼저 안 사람이 투자하고 헌신하면 된다. 자녀에게 전수할 가장 좋은 문화 하나를 남길 절호의 기회다.


자, 이제 떠나자. 한 해를 돌아 보자. 새로운 해를 기쁨과 기대 속에 맞이하자. 매년 해맞이 하러 동해로 가서 소원을 비는 행사가 아니라, 그러면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할지 실제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결정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결정이고,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 역시 그때그때 살겠다고 계획한 것이다. 어느 쪽을 택할지, 어느 쪽을 가족 문화에 남길지는 각자의 몫이다.    


작가의 이전글 Y대표는 어떻게 그를 붙들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