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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23. 2016

독일 에서 살면서 힘든점 들

Vorspeise 전채요리 3.


엊그제 아이들 방학 특강을 같이 했던

쌤 중에 한명이 뒷정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게 물었다.

독일 에서 얼마나 살고 있는지?

그동안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

김쌤은 씩씩한 타입이라 적응도 잘 하고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냈을것 같다면서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타고난 적응력을 가졌다고 한들

또 살기 좋은 동네에 산다고 한들

그곳이
어디든 왜 힘든점이 없겠는가?

그래서 정리 해 본

내 나름 대로의

독일 에서 생활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1.가족과 떨어져 지낸 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

한국에서 살았어도 사느라 바빠서

또는 다른 도시에 살아서 가족 들과 자주 못만나고

지냈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멀리 뚝 떨어져 살다 보니

심적인 것은 고사 하고  

집에 축하할 좋은 일이 생겨도

슬픈일이 생겨도

함께 하지 못해

애만 태울때가 많다.

예를 들어 동생들이 결혼 할때도

우리는 그때 여기 사정으로 나갈수 없으니

다른때로 결혼식 날짜를 바꾸라 할수도

없고

그렇다 보니 가족들의 결혼식에

참석 하지 못할 때가 더 많았고

어느날 갑자기

친정아버지와 시아버님 두분다

연락 받고 그제서야

 부랴 부랴 비행기표 구해서

(비행기 타면 꼬박 10시간 넘게 걸리니 ..)

한국에 나가느라

임종을 지켜드릴수 없었다는 것 또한

나와 남편 의

가슴속 깊은 곳에 멍에로 남아 있다.


2.두가지 문화와 언어 속에서 아이들 키우기

우리 아이들 셋은 모두 독일의 같은 병원

에서 각각 태어났다.

현재 독일 나이로 19세, 15세, 9세 의

우리 아이들은

(한국나이로 하면 20세, 17세, 10세,)

집안 에서는 당연히 한국말을 쓰고

김치찌개에 비빔밥 좋아 하는 전형적인

한국입맛에

한글학교, 한인교회도 오래 다녀서

한국적인 문화 체험 이나 한국 사람들 과의

만남이 적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만 열고 나가면

독일 사회고

주로 하루 일과를 함께 보내는

학교친구들 모두 독일 아이들 이다

보니

잠깐씩 우리와 나누는 한국어에 비해

독일어가 더 숙 하고

직접 다양 하게 자주 경험해 보지 못하는
한국 문화 에 비해

늘 보고 겪으며 살고 있는 독일 문화에
조금 숙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방학 때면 함께

한국책도 읽고 다큐멘타리, 드라마나 예능도

 골라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고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에 자주 다녀 오는것

만큼 효과가 크지는 않다.

그래서 되도록 이면

일년에 한번 이라도 아이들을

한국에 데리고 가거나 보내려고 노력 하지만

아이들이 커 가면서 그것도 그리 쉽지는 않다.

그렇다 보니 이곳 에 살면서

정체성 흔들림 없는

 한국아이들로 키우기 위해

모자라고 부족한 부모로
 고민스럽고 힘든 면이 많이 있다.

그 좌충우돌 이야기 들도 앞으로 브런치에

차곡 차곡 써 보려고 한다.


3. 느려도 너~무 느려 !!!

 기다리다 숨넘어 가겠네~

독일은

전반 적으로 모든 것이 천천히

진행 된다.

서류 처리도 천천히

안경 하나를 맞추어도

대략

일주일 에서 열흘 가량 걸린다

정말 드물게

5일 만에 받은 안경은

감격 스러웠으며

한국 에서 당일 그자리 에서

받은 안경은

황송 할 따름 이였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예전에 TV가 고장이 나서

에프터 서비스를 보냈더니

2달 만에 돌아 왔다

아마도 한국 에서 2달이면

TV 만들어 수출 하고

남는 시간 이 아니 였을까?

또 세탁기가 고장이 났는데

그때가 딱 크리스마스 공휴일이 낀

연말 연시 였다

당연히 그해 안에 세탁기 에프터서비스는

가능하지 않았다.

그래서 고장난 세탁기 집에 세워 두고

추운 겨울에 가족들의 빨랫감을

여행용 가방에 한가득 담아서

남들 파티 준비 할 시간에

빨래방을 오갔던 기억이 난다.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할 때도

마찬 가지다

사람 마다 가게 마다

차이가 조금씩 있기는

하지만

대체 적으로 일처리 들이 참 더딘 편 이다

"니 이래 가지고 밥 벌어

먹고 살겠니~~?"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때가

허다하다.

어느때는

느긋한 독일 사람들 상대 하다가

저절로 득도 하겠다

싶을 때도 많이 있다



4. 독일 사람들 스스로도 인정 하는

독일은 서류의 나라다.

독일 에서는

영수증 도 잘 모아 놓아야 한다

예를 들어

방금 이 옷가게 에서

옷을 사서 나오다가

마음이 바뀌어 바꾸려고 해도

영수증이 없으면

바꿀 수 없다

또 잊지 않고 잘

챙겨 놓아야 할 서류 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일반 가정 에서도

서류철 은 필수다.

내가 워낙 덤벙 거리고

정신 없는 스타일 이라

서류철에 꼿기 직전에

어딘가 에서

빠트리거나 잊어 버리기

일쑤여서

고생한 적이 많다.

그러던 어느 날

울 남편이 커다란

신발 통을 내게 탁 하니 앵겨 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힘주어 이야기 했다

"무조건 영수증 이나 서류는

몽땅 여기다 담아

서류철 에 꼿는건 내가 할께"

정신 없는 마눌을 위한

남편의  

특약 처방 이였다.



5.헤어 스타일 바꾸고 싶을 때

한국 생각 이 더 난다.

워낙에 독일 사람들과 우리는

두상도 다르고 머리 결도 다르며

 선호 하는

헤어스타일 도 다르다.

작년 에 한국 갔을때

동네 미용실을 갔는데

젊은 할머니 한분이

들어 오시 더니

"오늘 머리 확실히 숨 쥑여 줘 ~"

라고 말씀 하시는 거다.

오메나 뭘 어떻게 죽여 달라는

말씀 이신지

가만히 들어 보았더니

숱이 많으신 할머니는

머리를 차분하게 해 달라는

말씀 이셨다.

그런데

독일 할머니 머리 는 쥑여 놓으면

큰일 난다

가뜩이나 숱도 적고 머리결도

얇은 독일 할머니 들은

솜사탕 처럼 빵빵 하게

살리는 머리를 대부분

미용실 가서 비싼 돈 들여

하고 나온다.

물론

 한국 할머니 들 중에 서도

숱이 없는 분들은

독일 할머니 들 처럼

머리를 살려 주시기를

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설명을

잘하고 비싼 돈 들여도

독일 미용실 에서 원하는 머리를 하고

 만족 스러워 하기가 좀체 힘들다.

한번은 거금 들여 독일 미용실 에서

물펌 을 시도? 하려다 유독 숱이 많은

덕분에

누워도 앉아도 뽀글 대던 머리를

꽃다발 처럼 들고 다녀야 했던 때도 있었고

그러다 어느날

자급자족 하는 마음으로다

집에서 대충 숭덩 자른 머리에 파마 약 사다

목욕탕 거울 양쪽으로 열어 젖혀 놓고

뒷머리 파마 말다가

그날

목 돌아 갈뻔 했다.



6.독일 에서 열쇠 정말 중요 하다

이동네 에서는

한국의 아파트에서 처럼 번호키 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아직 까지 거의 대부분의 집들이 열쇠로 열고

닫고 하는데 열쇠를 깜박 하고 집에

놔 두고 문을 닫은 적이

있었다.

남편이나 아이들이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상관 없지만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

문을 열기 위해 사람을

불러야 하고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평일 저녁 퇴근 시간 이후

라던가

주말, 공휴일 등은

특별 수당 같은 것이 붙어 있어서  

더 비싼 비용을 감당 해야 한다.

보통 한국의 아파트 같이 여러 가구가 함께 사는

 이곳의 보눙 들은

모두 함께 사용 하는 정문 열쇠를 그건물 사용자

모두가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독일은 열쇠를 개인이 함부로 복사 할수

없으며

누군가 그 건물의 열쇠를 잃어 버린다면

단체로 열쇠를 바꿔야 하는일 이 발생 하기도 한다.

어느날 예전 우리 윗집 아주머니가

그 건물 열쇠를 잃어 버려서

각 가정당 열쇠

4개씩을 다시 다 맞춰 주었어야

했는데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유학생 중에

싱글인 경우

여벌 열쇠 하나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 놓거나

자기만 아는 장소에

따로 보관 하기도 한다.

일반 가정집도 마찬가지

한국 에서 처럼 그 자리에서

열쇠 뚝딱 만들어서

사용 할 수 있는 곳이

아니고

열쇠를 다시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 하므로

항상 열쇠를 잘 보관 해야 한다.

자주 깜빡 하는

나는

우리 아이들이 가끔 점검해

준다.

내가 집 문을 살짝 닫기 전에

우리 막내가

"엄마 열쇠 챙겼어?"라고 물어봐

주고는 한다.



7.고인돌 시대 같은 인터넷

독일 에서는 사람만 느린 것이 아니다.

인터넷도 프리와이파이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빵 가게나 커피숍 에서 커피 를 마시면

손님 들에게 프리와이파이 주소가

적힌 쪽지를 주기도 하고

시내에 있는 일명 별다방

스타벅스나 맥도널드에 가면

 프리와이파이가 되는데

쇼핑몰 이나 백화점 에도

프리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 곳이

허다 하다.

한국에서 길가다가 도 빵빵 터지고

지하철 안에서도 터지던

프리와이파이에 우리 아이들은 환호 했었다.

며칠 전 일이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려고

아무리 사진을 올려도 올라 가지를 않는거다

노트북에 사진이 너무 많이 있어 그런가 싶어

외장용 하드로 옴기고 시도를 해도

사진이 올라 가지 않고

나중에 보니 인터넷 상태가 너무

느려 사진이 올라 가지를

않고 있었던 거다.

인터넷이 안되서 썼던 글을 날리기도

여러차례

이동통신 들중에 빠르다고 하는

인터넷을 깔았음에도 종종 문제가 생기면

며칠 동안 속수무책 기다려야 한다.

어떤때는 빠르게 해결이 되기도 하지만

또 어느때는 2주씩 걸리 기도

하고

누군가 출장 나와서 확인해 보는 것 또한

시간이 걸린다.

지난주 부터 되다 안되다 하는 인터넷 때문에

통신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다음주 수요일 오후에 사람을 보내 준단다.

승질 급한 사람은 인터넷 제대로 터지기를

기다리다 숨넘어 가게 생겼고

아니면 노트북 들고 스타벅스 라도 가야 하게

생겼다.



8. 독일 병원 에서는 약을 잘 주지 않는다

독일은 감기가

심해서
병원을 가도

왠만 하면 약을 잘 주지 않는다

실컷 아프고 난 후에

염증이 생기거나 하면

그때서야 항생제

처방 을 해 주는데

처음 에는 그게 너무 답답해서

어차피 기다렸다 아플거

미리 먹고 빨리 낫겠다고

한국 에서 준비해온

종합 감기약  알아서

보약 먹듯 꿀꺽 먹어 버리고

했었다.

감기 정도는 사실 독일 식으로

자연 치유 되게 기다리는게

맞다

잘 자고 많이 마시고 푹 쉬면

시간 되어 저절로

낫는 것이 감기 인데

한국 에서

약을 지어 먹었던 습관

때문인지

뭔가 약을 먹어 줘야

낫는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다.

그래서 너무

항생제를 자주 애용 하다가

급기야 없던 히스타민 불내성 이라는 병도

생기고 말았다

그에 관해서는 나중에 다시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9.슈퍼,마트 에서 물건을 많이 사도 배달은 없다.

독일 에서는 슈퍼나 마트 에서 물건을 사고

나면

저렇게 큰가방이나, 장바구니

또는 비닐 봉지 등을 가지고 가서

담아 온다

우리 처럼 배달 서비스는 없다.

그런것에 익숙한 우리는

한국에 다니러 갔던 어느날

집앞 슈퍼 에서 아이들이 좋아 하는

과자, 아이스크림, 과일, 우유등등을

사고 나서 여기서 하듯이

가방에 주섬 주섬 넣고 있었는데

슈퍼 아줌니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 거리며

"배달 안 시키세요?" 라는 거다

아, 맞다 그렇지 우린 배달 이 되지...

참으로 습관 이라는 것은 무서븐 것이 였다.


10.갑자기 찾아 드는 짙은 향수병

한국에서 나와 독일 에서 살고 있는지

20년도 훨씬 넘었건만

어느날 문득 찾아 오는 향수병은

어쩔 도리가 없다.

엊그제 함께 방학특강을 진행 했던

쌤 중에 한명은 크로아티아 사람으로

여기서 비행기 타면 2시간 이면 도착

하는 곳이 고향 이건만

지금 향수병 으로 힘들다고 했다.

그녀는 내게

김쌤은 이제 독일에서 완젼히 적응이 되서

향수병 같은것 없을것 같아 보인다

했었다.

그러나 그럴리가 있는가?

아무리 타지에 나와 산지가 오래 되어

이곳 생활이 익숙하고 적응이 되었다 해도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 하는 마음까지 적응이

될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이렇게 글을 쓴다거나

가족들과 카톡을 주고 받는 다거나

한국 드라마를 본다거나

맛난 한국음식을 해 먹는 것으로

 문득 어느순간 파고 드는 향수병을

달래고는 한다.



독일에 살면서 좋은 점도

많이 있지만

아무래도 사람은

어려운 점이 더 먼저

떠오르고 할 말이 많게 되어 있는가 보다


독일 에서 어려웠던 일들

고생했던 일화들

이야기 하자면 구구절절

이밤이 새 도록 해도

다 못다할 것이다

한국 에 사는 친구 들은

내게

공기 좋고 아이들 교육 환경 좋은

데서 호강 하며 산다고

내가 이런게 힘 들었어 라고 이야기

할라 치면

"호강에 겨워서 요강에 덩 싸는 뇬" 이라고

이야기 들 한다.

그러나

어느 세상이 좋기만 하겠는가

우리 친정 엄니가 자주 하시는 말씀 중에 하나

물좋고 정자 좋은데 없다

다 나름대로 힘든 점 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 할 꺼리도

생기지 않는가?

라고 스스로 위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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