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라 하면 아침에 떠지지 않는 눈으로 이불속에서 밍그적거리 다가도 더 이상 주말이 아님에 아쉬움을 털어 내듯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눈까리에 힘을 빡 주고 서서 오늘은 또 월매나 힘들려나 관절 마디마디에 힘을 주며 주먹 쥐고 파이팅을 외치는 그런 요일 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상 하다... 분명 월요일인데... 왠지 몸에 힘이 들어가기는커녕 자꾸 흐물거려 진다.
흐물 대는 몸 따라 마음도 어느새 한여름에 빙수 녹듯 녹아내린다.
우리는 출근하기 전늘 비슷한 시간에 우리 집 멍뭉이 나리와 산책을 나간다.
간간이 자전거도 다니고 차도 다니는 다른 날과 다를 바 없는 한가로운 아침풍경을 벗 삼아 여기저기 킁킁 대느라 바쁘신 나리를 데리고 동네 한 바퀴를 돈다.
그런데... 뭘까?
어쩐지 다른 월요일과는 무언가다르다.
뭐지? 이 다른 느낌...?
독일에서는 가끔 만날 수 있는 비싼 파란 하늘에 하얀 양 떼가 지나다니는 것 같은 구름을 만나서 일까?
아님, 남의 집 울타리에서 꽃망울을 터뜨리며 흐트러 지게 피기 시작한 우리 집멍뭉이 나리와 같은 이름 개나리를 보아서 일까?
만지면 노란 물이 묻어 날 것 같은 개나리 구경을 하다가 햇살 받아 마중 나온 나리와 내 그림자를 보며 문득 어? 하고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우리는 오늘 떠오르는 해를 마주 하며 걸었다. 그 덕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퍼져 가는 햇살로 골고루 마사지를 받았다.
다른 월요일이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그 뭉근한 따사로움...
독일은 해 나는 날이 드물기도 하려니와 이번 주부터 서머 타임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일요일부터 우리는 써보지도 못한 한 시간을 앞당겨서 생활하고 있다.
즉 지금의 아침 7시는 사실은 다른 월요일 아침 6시였던 셈이다.
그렇게 한 시간의 차이로 만난 해돋이와 함께 시작한 월요일 아침.
어쩐지 다른 월요일 아침과 사뭇 다르다.
우리는 가슴 쭉 펴고 광합성하는 식물처럼 그 맑고 투명한 아침햇살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번 주 에도 만만치 않게 머리 복잡한 일들과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줄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마법의 물이라도 한 컵 드링킹 한 것 같은 이 햇빛 받은 기운으로 왠지 열심히 살아 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