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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May 25. 2021

브런치를 통해 친구와 연락이 닿았다.

그 시간 속에 네가 있었음을..


며칠 전....

한국을 그리며... 엄마 생각을 하다가...

고추냉이를 먹고 혀끝에서 코끝까지 차례로 아릿해지듯 칸칸이 알싸해진 마음으로 보내던 저녁이었다.

멍하니 앉아 있다 어느새  손이 습관적으로 브런치 엡을 켜고 알림 창을 열고 있었다

혹시나 달렸을 댓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고 내가 댓글이 너무 많아서 시간별로 확인을 해야 하는 댓글 만수르 여서가 절대 아니다.

나는 브런치의 변두리? 작가다. 그래서 평소에 좋아요도 댓글도 많지 않다.

그러나 괜찮다 정말 괜찮다.(ㅠㅠ)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 몇 분의 정예요원? 들에 한에서 좋아요도 댓글도 달린다.

그래서 익숙한 아이디가 알림 창에 떠 있을 때면 "오셨군요~!" 하는 혼잣말 인사를 하고는 한다.

마치 유튜버들이 실시간 창에 들어온 사람들의 아이디를 읽으며 "어머 평창동 뻑이 가요님 반가워요"

"어머나 오랜만이에요 쌍문동 설레발님" 하고 손을 흔들어 주듯 말이다.


그 몇 분이 내 글을 열렬이 환영해 주시고 읽어 주시는 찐독자 이심을 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일면식도 없는 그분들이 이웃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또 그를 통해 다음 글을 쓸 힘을 얻게 된다.

아무리 나좋아서 쓰는 글이 라지만 때로는 적막강산에 메아리 라도 들려야 혼자 삽질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하는 시간 동안 잠들어 있던 브런치 알림 창을 퇴근 후에 열어 보는 것이 어느새 나만의 작은 의식이 되었다.



그날도...

늘 그러하듯 댓글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못 보던 아이디의 댓글 하나가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안녕하세요. 어쩌고입니다.

인사와 달랑 이름만 쓰인 댓글....

가끔 댓글이 그 글과 관련 없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마치 안부인사를 하는 것 같은... 댓글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거기다 아이디도 댓글에 쓰인 이름도 한 사람의 이름 그것도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의 이름과 같은 경우는 말이다.


나는 분명 이 댓글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친구 어쩌고 에게서 온 것임을 확신했다.

그래서 내가 답글을 달았다. "안녕하세요, 혹시 내가 알고 있는 그 어쩌고 세요?" 하고 말이다.

우리는 그날 밤 브런치 댓글 창으로 몇 년을 뛰어넘는 반가운 안부를 나누었다.

브런치 안 했음 어쩔 뻔했나 싶게 감사하고 반가운 일이었다.

누군가 그 시간에 우리의 댓글과 답글 들을 보았다면 "카톡 단톡 방인 줄" 하고 깜짝 놀라셨을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흘러갔던 나의 아날로그 시간 속에는 늘 그 친구가 함께 였다.

학교 끝나고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자주 가던 즉석떡볶이 코인 분식에서도...

왠지 한번 가줘야 어른이 된 것 같던 그 당시 분위기 쩔던 카페 귀뚜라미에서도....

마치 순정 만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이... 입을 헤벌리고 마음은 이미 만화 속에 들어가 있던 만화방에서도...


먹어도 먹어도 맛나던 떡볶이도... 맛도 모르고 폼으로 마시던 커피 한잔도...

꺅꺅 거리며 서로의 등짝을 쳐대며 돌려 보던 만화 도... 그 친구와 함께 였기에 그 맛이었다는 것을 그때의 우리보다 훨씬 어른이 된 아이들을 두고 있는 지금에서야 알 것 같다.


매일 무엇이 그리 할 말도 웃을 일도 많던지... 그래 봐야 화주, 꼭지, 엉뚱 등의 쌤들 별명 부르며 뒤담화 하고 까르르...(화학 주접, 꼭 들어오면 지랄, 영어 뚱뚱이.. 쌤들 죄송요.)

그날 아침 버스에서 보았던 요샛말로 힙해 보이는 이름도 모르던 놈 이야기로 또 까르르...

시답잖은 미팅을 해보겠다고 몰려다닐 때도...

서로의 어설프던 첫사랑이 시작하던 때에도...

흔적 없이 끝나던 때에도..

아직 오지 않은.. 올래면 한참 먼 미래에 대한 끊임없던 고민도....

그 순간 우리는 언제나 함께 였다.


그 시간 속 추억의 힘이 강력하기 때문일까? 오래된 친구들은 몇 년을 만나지 못해도 어제 만났던 것처럼... 쏴라 있네... 한마디로 그간의 빈 공간을 메울 수 있다.

마치 줄거리 예상 되는 미니시리즈 드라마 몇 편 건너뛰고도 이어 볼 수 있듯이 자연스럽게 말이다.


살다 보면 또 어느 순간 연락이 끊기거나 뜸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이렇게 서로에게 연락이 닿아 톡으로 라도 세월을 넘어 소식을 전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도 눈감으면 아련히 떠오르는 우리의 아날로그 시간 속에...

그 시간 속에 네가 있고 내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 어느 때 다시 만나 수다를 떨게 될 지라도...

그 옛날 떡볶이집에서 의 그 모습 그대로 일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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