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겨울 아침은 유난히 춥다.
특히나 아이들 등교 시간 이자 출근 시간인 7시 부터 8시 사이의 이른 아침에는 밤 인지 아침 인지 도 구별 안가게 어두침침 하다.
그러나 2월 말이 다 되어 가는 겨울의 끝자락인
요즘은 아침 이 읽찍 밝아 온다.그럼에도 춥기는 매한가지다.
아침 잠이 많은 막내를 늦지 않게 깨워 서둘러 학교로 데려다 주는데 입김이 몽글 몽글 뿜어져 나오고 길가에 세워져 있는 차들의 창문 에는 하얗게 서리가 껴 있다.서둘러 여민 옷가지 사이로 한 줄기 찬 바람이 스산 하게 스며 들며 몸이 저절로 움추려 들게 한다.
낮기온은 영상의 기온을 욷돌다가 아침 저녁 으로 다시 영하의 날씨다.
이거 봄 을 예약한 겨울 이라고 해야 하나 겨울 속에 움튼 봄 이라고 해야 하나 ...
이랬다 저랬다 들쑥날쑥한 날씨에 몸이 따라 가지를 못한다.
어쨌거나 아침 저녁 으로 이렇게 춥다가도 한낮이 되면 온도가 다시 슬며시 올라 가니
뛰어 노는 아이들 옷 입히기도 여간 까다롭지 않다.
맨 안에 반팔 부터 얇은 긴팔티,그위에 니트 가디건 ,잠바 순으로 온도 에 따라
하나씩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 할 수 있게 양파 처럼 겹겹이 입히는 수밖에 없지만
아이들은 옷을 그렇게 껴입는 것을 굉장히 귀찮아 한다.
오늘도 땀 많고 움직임 많은 막내는 이거 입자 저거 입을래 말래 실랑이 하다
결국 니트 가디건 하나는 홀라당 벗어 두고 갔다.
으와 왜 이렇게 추운 고야~ 를 연발 하며 학교를 데려다 주는 길에는
한무더기?의 작은 아이들이 조롱 조롱 가방을 메고 롤라(한국에서 싱싱카 라고 부른다)를 타고
앞다투어 학교를 향해 가고 있다.
독일 에서 초등학교는 주소지 별 학군제라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 근처에 살고 있다.
그래서 아침 이면 집근처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 삼삼 오오 학교를 걸어 가거나 엄마, 아빠 출근 길에 떨궈? 주고 가거나 하는데
1학년 부터 3학년 까지의 아이들 중에는 눈이 와서 땅이 얼어 있다거나 비가 많이 쏟아져 내린다 거나 할때를 제외 하고는 한국 에서 싱싱카 라고 부르는
여기서 롤라 라고 하는 것을 타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
초등학교 4학년에 자전거 면허를 따고 나면 그때 부터는 자전거 타고 다니는 아이들이 대부분 이다.
우리 막내네 학교는 조금 ?높은 언덕 위에 위치 해서 학교 운동장 에서 카셀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그 덕분에 불어 오는 바람도 코가 뻥 뚫리게 차고 기온도 아랫동네에 비해 1도 에서 2도 가량 낮다.게다가 경사가 왠만한 동네 뒷동산이다.
한마디로 아이들은 아침 마다 산악 훈련을 하는 셈이다.
몸을 휘감는 차가운 바람을 뒤로 하고 내려 오는 길 맞은편 에서
열심히 마주 올라 오고 계시는 아주머니 한 분이 눈에 띈다.
에공..
저분 으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 동네 에서 입만 열었다 하면 폭탄을 투하 해서 상대방을 뒷목 잡게 하기로 유명하신 오퍼만 여사 시다.
거기에 대면 취미가 남의집 일 골고루 참견 이신 우리의 친절한 이웃 슈발름 부부는 애교 수준 이다.
이론 덴~쟝 눈이 딱 하고 마주쳤다. 피할길 없는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최대한 친절 하게 인사를 했다.
"어머 오퍼만 여사님 오늘 날씨 완젼 춥네요"
"아유 그러게 말이에요, 이런 추운 날은 우리 같은 노인네 들은 다니기도 힘들어... 그런데 오다 보니 그 집 정원이 많이 정리 됬데..."하신다.
그에 내가 예의상
"여사님 댁 정원처럼 정리 되려면 아직 멀었죠..정원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네요"
했더니
"아유 그래두 그집 정원 해마다 심어 놓은 꽃도 늘고 녹색이 점점 많아 지고 있어 " 하신다.
나는 여기 까지 듣고 빨리 오퍼만 여사 에게서 빠져 나가고 싶어 "아유 ,감사합니다,그럼 좋은 시간 보내세요 "
라며 뒤돌아 서는데..
나의 애절한? 한마디는 계속되는 오퍼만 여사의 수다에 묻혀 버리고
"그런데 올해도 그집 채소 모종을 낼 껀가?
이렇게 갑자기 날이 추워 지면 얼지 않게 관리 잘 해 줘야 할텐데.."
하신다.
급 들어온 질문에 어떨결에 "안그래도 채소 몇가지 할려는데 걱정 이에요.
제가 식물 키우는 것을 잘 못해서요..."라고 했더니
오퍼만 여사 "내가 다음날 가서 좀 도와 줄까?" 하신다.
아니 무슨 그런 무서븐 말씀을....
이번엔 잽싸게
"오퍼만 여사님 그럼 좋은날 되시고 아저씨께도 안부 전해 주세요"
라고 급 마무리 인사를 해 버렸다.
그러자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는 우리의 오퍼만 여사님
"그런데 그집 작년에 딸기 모종은 반은 바닥에 드러 누웠던데 열린게 거의 없었지 아마?"
아....뒷목이야...그렇다 작년 우리집 딸기 농사 폭망했었다.
기억력도 킹왕짱 좋으시고 남의 아픈데 골라 찌르시는 스킬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 하시는
오퍼만 여사.....이동네 에서 괜히 유명한 거이 아니였다.
나는 순간 지난번에 한국 에서 만났던 우리 시어머니 동네 에 살고 계신 근디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그분은 잘 나가시다가 근디~로 시작 하시는 말씀 끝에
꼭....남들을 뒷목 잡게 하시는 것으로 그 일대 에서 유명하신 분이 였다.
생각 해보니 근디 할머니와 오퍼만 여서 두분 정말 마이 닮았다 아마 만나서 말만 통하신다면
막상막하 일듯...
한국에 머믈고 있던 어느 여름날 그 근디 할머니가 내게
"이집 며느리는 천상 여자 여... 날씬 허니 키도 크고 살결이 혀서 뭐든 딱~ 딱 이여...
원피스도 잘 어울려 잉 " 하시는 거다.
나는 수줍은 척? "감사합니다". 했다.
그런데
할머니 께서 갑자기 근디~ 하신다.
오매나.....올것이 왔다 부다 하는 내게 근디 할머니는 핵폭탄을 날리 셨다.
"근디...다리는 원래 부텀 그리 굵은 겨?"
아..뒷목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