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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Nov 21. 2016

어느날 우연히 ....


바로 며칠 전, 따사로운 햇빛과 마주 했다는 사실 이 무색하리 만큼,

차가운 비바람을 동반한 흐린 날씨다.


여러 가지 볼일을 봐야 해서 시내에 나가야 하는데,

추우니 꼼짝 하기 싫어 진 나는

어떻게 빠진 살인데 움직여야 굳힐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문밖을 나서니 이 무거운 몸도 날려 버릴듯
바람이 세차게 불어댄다.이론 띠~

에라 모르겠다!  버스 타고 가자.

한걸음 이라도 덜 걷는 곳 에서 버스를 타기로 하고


집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바로 버스가 올 시간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1분2분 10분이 지났는데도

버스가 올 기미가 전혀 없다는  거다,

뭔가 이상하다, 안되겠다 싶어 조금더  걸어서

한 블럭 떨어져 있는  

번호 다른 버스를 이용할 생각으로 다른 정류장으로 향했다.



독일의 버스정류장은 대부분 비슷하게 생긴, 앉을 수 있는 의자 몇개와

비를 살짝 가릴 수 있는 지붕이 있다.

어떤 사람이 지붕을 벗삼아 의자에 뭔가를 놓고

분주히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 움직임과 옆태가 무언지 범상치 않았다.

가까이서 보니 손을 덜덜 떨어 가며

 담배를 열심히 말고 있는듯 했다.


유럽 에서는  담뱃값이 비싸서 서민들이나 학생들이,

종이 같은 것에  그야 말로

네츄럴한 약초 같이 생긴 담배 알갱이를

돌돌 말아서 피우는 모습을 종종 볼수 있다.


그래서 예전에 “ 독일 에서 공부 시간이 얼마나 걸리 냐 „는

독일 유학의 기간을 두고

„자전거를 타며 담배를 말아 필수 있을 때 쯤이면,

 공부가 끝나서 한국 으로 귀국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유학생들 사이에 회자 됬었다.


보통의 한국 사람들은 자전거를 아주 어렸을때나,

커서는 데이트 할 때 아주 잠깐씩 탄다.

이렇게 거의 매일 자전거를 타는 독일 사람들 잘 타게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거기다 담배 까지 말게 된다면 두손을 놓고 패달만 밟으며

자전거를 타야 한다는 말이다.

그수준이 되려면 거의 10년은 족히 걸린단다.

독일 유학이 긴 시간이  필요 하다는

현실을 바탕으로 생긴 풍자 유머다.


어쨋거나 뒷모습 만으로는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던

이분이 갑자기 고개를 팍 들며 내 쪽을 보며

만인의 인사 „Hallo“할로 , 안녕? 하는 거다 ,

아랫이가 많이 없으신 모습으로 웃고 계신다.

나이는 얼마 안되어 보이는 여자분인데 사연이 많은 듯 해 보였다.


추운 날 벌벌 떨며 (절대 무서워서 떤거 아 아니다 …)

멍하니  버스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가 .

평범해 보이지 않는 분이 갑자기 돌아보며

인사를 하니 안 받을 수도 없고 ,

영 거시기 한 기분으로 „Hallo“할로, 하며

속으로는 더 이상 말 시키지 않기를 바랬다 .


하지만  역시 그건 나만의 바램 이였고,

지금 몇시 나 되었느냐고 몇게 남지 않은 거기다 까맣기 까지한 이를

보이며 내게  묻는 것이 아닌가?

 지금 시간 9시 20분 이라고 버스 올 때 다되었노라고

 친절을 가장한 채 대답하고 ,살며시 고개를 다른 방향으로 돌렸다,


진퇴양난 이란 말이 이때 사용되는 말일게다, 고개 돌린 그 방향으로

더 남달라 보이는 남자분이 지붕 안으로 쑥 들어오는게 아닌가


나를 가운데 두고 양끝으로

참 드물게 만날 수 있는 포스를 지닌 여자, 남자분이 서 있었다.

„ 이런“ 오늘 이 동네 에서  단합대회 라도 한단 말인가?


이 추운 날에 울퉁불퉁한 몸매의 남정네는 몸에 쩍 하고 붙는

새까맣고 추워 보이는 가죽 조끼 하나 달랑 걸치고

몸에 그리신 화려한 벽화가 비바람을 피해 안쪽으로

움직일때 마다 그 모양을 달리 했다.


뭐 별일 이야 있겠는가, 한국에서야 주로

특정분야에서 종사 하시는 분들이 몸에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다니시지만,

이 곳에서야 직업 상관 없이 어디까지나 자기 멋이지 않은가 !


내가 너무 빤히 관찰한?탓인지, 그분도 나를 빤히  쳐다 보신다.

그 분의 무서븐 포스에 소심해 진 나는 ,시내 까지 얼마 안 걸리는데

그냥 걸어갈까? 를 살짝 고민했다,


그러나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

슬금 슬금 이가 많지 않으신

여자 분 쪽으로 가까이 가면서,

아까는 이야기 걸어오지 않기를 바라던

얄팍한 내가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오늘 날씨 너무 춥죠?“ 로 시작된 대화는 ,

서로 많은 질문이 오가며 제법 재미있어 지고 있었다.


그분은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서 보냈단다.

처음 영어를 배울때 발음의 차이가 나서 ,

자기는 같은 말을 했는데,  남들은 못 알아 듣고는 해서  

무척 서럽고 고생 스러웠단다.  


그러니 너는 독일 말이 어렵지 않느냐,

독일 에서 지내기는 어떠냐,

음식은 입에 맞느냐 등등  ,

서로가 기억하고 있는 타지생활의 어려움을 나누며,

우린 어느새  동지애 비슷 한 것을 나누기 시작 했다.


같은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 끼리만 느낄수 있는 공감대.

그 공감대가 충만해 질 때쯤 오지않을 것 같던

버스가 우리 앞에 도착 했다.


버스표를 꺼내려는 내 손을

커다랗고 약간은 투박한 그 여자분의 손이

살짝 맞닿으며, 그녀가 내게 이야기 했다.


„내가 낼께“ 어 ?, 이거 한국 에서나 자주 봄직한 ,

 친구들끼리 서로 대신

 내 어 주는  훈훈한 장면 그것이 아닌가?

 나는 오늘 그대를 처음 본다는 말이다. 그것도 이곳 독일 에서.


„ 아니 , 나 버스표 있는데..“ 라고 말하며 당황 해 하는 나에게 ,

  그녀는 몇 개 뿐인 까만 이가 다 들어 나도록 웃으며

“ 니꺼는 다음번에 써 내표는 한번에 여러명이 쓸수 있는거야,(MultiTicket)

   나두 선물 받은 거야“라고 했다.


무슨 말이 더 필요 하겠는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올라탄  버스 안에서 우린  또 그렇게 한참 수다를 떨었다.


시간이 지나서, 잘 지내라고 마치 예전부터 알았던 사람들 처럼

정다운 인사를 나누고 각자 갈길을 간 우리는

끝내 서로 통성명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 까지도 내게 그녀는

 버스 정류장 에서 만난 "까만 이 의 그대" 이 지만,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도 손을 덜덜 떨며 열심히 담배를 말고 있을지 모를 그녀에게,

환 하게 웃으며 인사 하리라 "Hallo"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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