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중희 Feb 27. 2017

한국과 다른 독일의 의외의 장소들...

공동묘지 지나 교도소 담벼락 옆 공원과 도살장 문화센터


아직은 뺨에 닿는 바람이 조금 차갑 지만 그 신선함을 가르며 뛰다 보니

몇 주간 푹 쉬어 준 표가 온몸에서 팍팍 드러 난다.

겨우내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며 충실히 끌어 모아진

나의 살 들과 그간 적은 움직임으로 굳어 있던 뼈 마디마디들이

달릴 때마다 삐거덕삐거덕 소리를 내며 아우성이다. 흠이 된 거....

흐트러진 호흡이나 속도가 거의 처음 뛰러 나왔을 때와 별차이가 없는 것 같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 인가~?


생각해 보면 나처럼 숨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운동 이 된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조깅 동우회에 흘러들어온 것만으로도 사실 굉장히 의외 스런 일이긴 한데..

지난해 친정 엄마와 함께였던 단체 여행에서 베로니카 네 들을 알게 되고 처음 이 동우회를
찾아오던 날이 떠올라서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여행 안에서의 어느 날 저녁때 와인 한잔을 나란히 기울이며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같이 여행 온

베로니카, 모니카, 마리안나는 조깅 동우회 친구 들이라는 설명을

듣고 예의상 어디서 들 뛰고 있느냐 물었었다.

그때 그 물음이 내가 이 조깅 동우회에 코가 꿰게 된 시작이지 싶다.

내 예의상 물음에 베로니카는 기다렸다는 듯이 함께 뛰어 보기를 권했고 그들이 어디서 모여 뛰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벨 하이데 공동묘지 어디 있는지 알지?

거기 쭉 따라 올라오다 보면 교도소 담벼락이 보일 거야 그 앞

주차장에 모여서 공원 한 바퀴 뛰지"라고...


처음 그녀의 친절한 설명에 얼마나 뜨악했던가?

물론 이 동네 공동묘지는 우리의 묘지와 조금 다른 모습 이여서 예전에 어느 한국 관광객이 공원인 줄 알았다고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기가 묘지인데... 하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인지 나무 울창한 공동묘지는 아무리

아침 이어도 어쩐지 스산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교도소 담벼락 옆이라니... 생각해 보니 우리와 문화가 많이 다른 독일에서는

의외의 장소들을 종종 만나게 되다 예를 들어

시민들을 위한 쉼터 이자 문화생활을 위한 위락 시설.. 즉 공원, 운동장, 체육관, 문화센터 등이

우리가 생각할 때 "아니 이런 곳에 진짜 여기에?"라고 생각되는 의외의 곳에 위치한 것을 종종
보게 되는데,

위의 사진 왼쪽에서 커다란 나무가 울창하고 나무 울타리로 담장이  되어 이는

이곳이 바로 공동묘지다 그 바로 옆에 나란히 주상 복합 건물이 들어 서고 있다.

또 이렇게 공동묘지 옆, 앞 , 길 건너 할 것 없이 돌아가며 모두 주택가 다.

말하자면 주택가 한 복판에 공동묘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벨하이데 공동묘지를 따라 주택가를 쭉 올라가다 보면

진짜로 교도소 담벼락이 나온다.

척 보기에도 예사스럽지 않은 돌 첨탑 위에 지키는 사람들이 있고

돌담 벼락 위에 전기가 흐를 것으로 보이는 철망들이 쳐져 있는 이곳은

독일의 교도소 다. 일반 시민들이 높고 특별한 교도소 담벼락 바로 옆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시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만들어진 시민 스포츠 종합 단지 다.

이곳 에는 넓은 운동장뿐만 아니라 각 스포츠 동우회 별 클럽 하우스를 포함한

종합 체육 시설 그리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들어 있다.

이곳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의 축구 대회부터 어른들 축구부의 축구 투니어 그리고

학교별 체육대회, 고등학교 전국 체육대회 등 다양한 체육 행사 들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덕수궁 돌담길을 돌아 가 아닌 교도소 담벼락을 돌아 시민 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낮이나 밤이나 건강을 위해 뛰거나 걷거나, 하는 사람들

또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가족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

그 밖에도 햇빛 좋은 날

책을 읽거나 피크닉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공원 안에 설치된

야외 공연장에서 음악회, 오페라, 등의 공연도 열린다.

한마디로 이곳은 시민들을 위한 공원 이자 놀이터 요 쉼터인 셈이다.

사실 바꿔 생각해 보면 어디에 위치 한들 그게 무어 그리 대수냐? 시민들을 위한 공간을

사용하기 편하기만 하면 그만이지... 싶다가도

문득 공동묘지 앞을 지나 칠 때마다 저절로 빠른 걸음이 되고

교도소 담벼락을 끼고 뛸 때마다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1. 의외의 장소 공동묘지 앞 교도소 옆 공원과 체육시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떠오르는 또 하나

2. 문화의 중심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유아 미술 교육 프로그램

부터 실버 즉 노인 들의 교육 프로그램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및 다채로운 공연과 행사들이 열리는 이곳은

도살장 문화센터다.

이름 그대로 예전 이곳은 도살장으로 쓰였던 곳이고

그 건물을 지금은 문화센터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안의 시설들은 부분적으로 개조되었지만 이름도, 위치도, 건물도 예전

Schlachof 도살장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는 Schlachof Kulturzentrum

도살장 문화센터에서 나는 몇 년 전 유아 미술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던

적이 있었다.

(*글을 쓰다 보니 그때의 기억 들이 새록새록 합니다.

유아 미술 프로그램 관련 글은 독일의 자녀교육 매거진에 올릴 예정입니다.)

나는 내일 아침도 운동복을 꺼내 입고 조깅화를 신은 체 종종걸음으로 공동묘지 앞을 지나 교도소 앞에서
조깅 동우회 친구들과 만나 길고 긴 교도소 담벼락을 지나며 굉장하게
공원 한 바퀴를 뛰고 있을 것이다. 흥미 거시기한 거.... 를 날리며...





매거진의 이전글 100일 동안의 세계현대미술 전시회 카셀 도쿠멘타 1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