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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Mar 30. 2017

독일의 희한한 대회  체리 씨 멀리 뱉기 경연 대회

빨간 체리의 유혹


우리가 살고 있는 카셀에서 북동쪽으로 자동차로 약 59.9km 대략 40분 정도 달려가면 Witzenhausen이라는 독일에서 체리 생산지로 유명한 도시가 나온다.

벚나무가 많은 이곳은 작고 아담한 전원 분위기의

예쁜 도시이며 비첸 하우젠 체리는 달고 맛나기로

유명하며 4월 에는 벚꽃 축제로 그리고

그안에 우리로 하면 미스춘향을 뽑듯 미스체리

선발 대회와 독일 체리 씨 멀리 뱉기 경연대회가 열린다.

다음은 생각만으로도 재미난 경기가 있는 비첸하우젠의 체리 농장으로 놀러 갔던 예전 이야기다.

사진의 출처는 구글 Weltmeisterschft im Kirschkernweitspucken-Wikipedia, Kirschblütenfest

입니다.


어제 시내에 나갔다 가 재미난 광고 전단지 하나를

받았다.

전단지 를 펴보니

2014 년 비첸하우젠의 벚꽃축제 홍보 내용이 싣려 있었는데 그안에 미스체리 선발대회와 독일  "체리 씨 멀리 뱉기" 경연대회가

언제 어디서 열린 다는 내용과 작년 참가자 들의 재미난 사진들이 들어 있었다.

나도 집에서 체리 먹고 씨 멀리 뱉는 연습을 해서

도전해 볼까 하다가

작년 우승자가 16,36m를 기록했다고 하길래 바로 그만 두기로 했다.

차라리 많이 먹는 대회를 하지, 그럼 한번 도전해 볼 꺼인데....

체리 씨 멀리 뱉기 대회는

위의 사진처럼 저렇게 미끄럼틀처럼 생긴 판 위 쪽으로 멀리멀리 퓩.. 하고 씨를 발사 ..뱉어

길이를 재는 경기인데

 쪼그마한 씨를 무슨 수로 저리 멀리 뱉나...

굉장한 내공이 아닐 수 없다.  

매일 소림사에서 무공을 쌓듯 집 마당에서 씨를 뱉으며 연습을 했나 보다.퓩 퓩..  

광고지에는 그 외에도

2014년 체리 아가씨 선발 대회를 연다는

등의 Witzenhausen 비쩬하우젠

"체리축제"에 관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었고 광고 전단지를 읽고 나니 달콤한 비쩬하우젠 체리가

먹고 싶어 졌다.

물론 우리 동네 슈퍼에서도 시내에서도

6월 중순이 되면 비쩬하우젠 체리를

만날 수 있지만 왠지 생산지로 바로 가면

더 신선하고 맛있는 것 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때문 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공휴일을 핑계 삼아  맛난  체리를  직접 러 가위해  비쩬하우젠 으로 달려갔다.

우리 집에서 약 40분가량 차를 타고

가면 Witzenhausen이라는 도시가 나오는데   

독일에서 맛있는 체리가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봄에 벚꽃이 필 때면  도시 전체가 하얀 벚꽃 마을이 된다.

비쩬하우젠의 체리 가게에서 맛이 틀린

여러 종류의 체리를 섞어 한 통에 담고

가게 아저씨에게 체리 나무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 어디 있는지 여쭈어 봤더니

자기가 지금 농장으로 들어가니까

따라 오란다.

오예스~~!


아저씨를 따라 차를 타고 시골길을 지나

농장 입구에 도착한 우리는 멀리서도 초록의

잎 사이사이로 빨간 체리들이 소복이 나무 가지에

달려 있는 모습들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를 체리 농장으로 데려와 주신 아저씨는 여기서부터 저 밑에 까지 보이는 나무가

모두 종류 다른 체리 나무들이니 지나다니며 가지들이 꺾이지 않도록 조심해서 사진 잘 찍으라고 이야기하시고는 뒤에 보이는 건물로 총총이 사라 지셨다.

아마도 가게에 가져갈 체리를 가지러 가시나 보다.



우리는 빨간 체리가 보석처럼 조롱조롱 예쁘게 달려 있는 체리 나무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감상했다.

가까이서 보니 멀리서 볼 때 보다

훨씬 체리 알도 굵직하고 빨간색의 톤들도 다양한

색색의 체리들이 나무 가지가지마다 나뭇잎 사이로 소담스레 달려 있다.

그 풍성함 에 보기만 해도 배가 부다.

예전 에는 사람들이 딸기 밭에서처럼 이곳 체리 농장에서도 직접 체리 나무에 올라가서

따고  사 갈 수도 있었는데 체리 나무에 올라갔다

떨어져 다치는 사람들이 생기고부터는

직접 따는 것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체리 나무를 위해서도 너무 여러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따고 하는 것보다 몇 사람들의 손을 거쳐 수확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아까 농장으로 오면서 아저씨가 잠깐 설명해 주신 바에 의하면 체리의 종류는 수백 가지가 넘는데

이곳 비쩬하우젠 에서 생산되는 체리 종류의 수만 해도 35 가지나 된다고 한다.

또, 예전에는 2주 동안 한 번에 수확했던 체리를

요즘은 여러 종을 돌려 심어 2달 이상을 수확할 수 있도록 파종시기를 달리 하고 종자개량을

했다고 한다.


요 보기에도 어여쁜 체리는 빨간색이 옅은 것들이

대부분 신맛이 도는 체리들이고

빨간색이 짙은 것들이 단 맛이 많은 종류들이 많다.

식감이 물컹하고 보드라운 것부터 조금 딱딱하며

살캉하게 씹히는 것들까지

체리의 세계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무궁무진했다.


달콤 새콤한 체리 구경을 실컷 하고 커피 나  한잔 마실까 하고 들어갔던 농장 뒤 식당

에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까 우리를  체리  농장으로 데리고 와 주었던

체리 가게 아저씨가 농장에서 체리를 받아다

과일 가게 아저씨가 

거대한? 체리 농장의 주인아저씨였다.

그것도 대를 이어 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비쩬하우젠 체리농장의

유명한 소유주였던 거다.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저씨께 체리와 농장의 재미난 이야기 들을  들으며 식당에서

점심까지 먹었다

이 농장에서는 체리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체리 와인 도 생산을 하는데

아저씨의 딸이 1999년에 체리 아가씨로 선발된 후부터 그것을 기념하고 대회를 후원하는 의미로

해마다 이 농장의 체리 와인 상표 에는

그 해의 체리 아가씨 사진을 붙여 사용한 다고 한다.

우리로 하면 미스춘향 같은 미스 체리 이야기를

신나게 하시며 연신 주방을 오가며 밀린 설거지 도 돕고 자질구레한 일을 도우며 쉬지 않고 움직이는

주인아저씨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저런 아저씨의 소탈하고 부지런한 모습이

오늘 저 농장이 비쩬하우젠 에서 또, 독일 전역에서 가장 맛있는? 체리와 체리 와인을 생산하게 된 멋진  원동력 이 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탐스럽고 빨간 체리의 유혹에 빠졌던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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