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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Aug 08. 2017

독일 북부 헤센에서 가장 큰 물의 축제 지젤 페스트


지난 금요일부터 이번 주 월요일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독일 중부 헤센주의 카셀에서 Zissel Fest

라는 물의 축제가 성대하게 열렸다.

ZisselFest 지젤 페스트는 NordHessen 북부 헤센에서 가장 전통 있고 규모가 크며 많은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향토 축제 로도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1926년부터 시작된 물의 축제  지젤 페스트는 해마다 7월과 8월 사이에 4일 동안 풀다 Fulda 강가를 기점으로 각종 물에 관련된 스포츠 동우회들이 대거 참여하고 화려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가족 모두를 위한 온 가족 축제로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방문자들이 찾아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역신문 HNA에 따르면 해마다 100.000 이상의 방문자를 기대하는 ZisselFest가 올해 에는 카셀이 5년마다 열리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비엔날레인 도쿠멘타 documenta14 가 개최되고 있어 예년보다 두배가 넘는 방문자 240.000을 기록했다고 한다.

노곤하고 심심하던 지난 일요일 오후 우리는 시원하고 즐거운 물의 축제 현장으로 향했다.

1. 화려하고 멋진 수상 퍼레이드

ZiesselFest 지젤 페스트가 열리면 가장 멋진 볼거리 중의 하나가 물 위에서 벌어지는 각 동우회 별 수상 퍼레이드 다.

수상스키, 카누, 보트... 등등 물에 관련된 다양한 동우회들이 풀다 강을 누비며 근사한 볼거리들을 제공한다.

앉아 있어도 그냥 더운 여름 파란 물살을 가르며 떠다니는 그들의 모습에 모여 있는 구경꾼 들도 덩달아 시원해지고 차가운 맥주 한잔과 함께

더위를 날린다... 덕분에 강 물줄기가 보이는 곳에  들어선 Bar 바 들과 Biergärten 에는 앉을자리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


2. 바글 가글 한 인파를 뚫고 먹거리 탐방

우리는 멋진 수상 퍼레이드를 다리 위에서 감상하고

풀다 Fulda 강에서 Auedamm 까지 길게 늘어선 축제 안으로 들어갔다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5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 현대미술 비엔날레 도큐멘타 덕분인지 원래도 많은 축제 인파가 다른 때 보다 2배는 되는 것 같았다.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들... 친구들과 어울려온 청소년들.. 할머니 할아버지 온 가족이 함께 온 가족들... 수많은 사람들로 한동안 아우토반의 교통체증을 방불케 했다.

멈춰있는 사람들 사이를 뚫고 갈 수 없게 되자 몇몇 사람들은 축제 상점들 뒤쪽으로 샛길을 빠져나가듯 돌아서 가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그러나 돌아서 간 그길도 나오면 또 사람들로 바글바글 했다.

많고 많은 사람과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축제 속을 돌아다니다 보면 요런 다달이 가게들이 많이 눈에 띈다.

색색별 솜사탕 달콤한 과자들... 초콜릿... 설탕 입힌 넟츠들...등등

알록달록하고 달콤한 냄새들은 그냥 지나 치지 못하게 유혹 적이다.

금세 사르륵 녹는 솜사탕은 손에 붙고 사람들 많은 곳에서 아이들이 들고 다니기 쉽지 않은데

저렇게 통 안에 넣은 색색의 솜사탕은 한참 동안 아이들이 들고 다닐 수 있어 편리하다.  

날씨도 덥고 축제 안은 많은 사람들 속에 밀려다니다시피 하다 보니 갈증이 자주 난다.

그래서 찾게 되는 딸기 등의 과일을 넣어 만든 보울 레 칵테일 또는 과일 주스 들...

슬러쉬라고 부르는 여러 가지 과일 맛의 색색의 얼음물 같은 음료수들....

아이스라테... 그리고 소프트 아이스크....

마른 목을 축이고 나면 코끝을 맴도는 향긋하고 고소한 냄새들...

달달한 냄새를 풍기며 갗구워 낸 Crêpe크레스는 독일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중 하나 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얇고 부드러운 크페스 안에 설탕과 계핏가루 또는 뉴텔라와 바나나 등등 여러 가지들을 기호에 따라 넣어 먹는데 이번에는 뉴텔라에 작은 색색의 마쉬멜로우를 넣어 먹는 것이 새로운 크레 페스 메뉴로 등장했는데.... 정말 환장하게 달았다. 가끔 미췬듯이 단 게 땡길 때 한 개 이상 먹는 것은 불가능하게 달아서 딱인 것 같다. 그 외에 이번에 새로이 등장한 뽈록이 와플.. 평범한 와플은 가라 (위에 사진 세 개 중에 맨 끝에 사진 여자분이 들고 있는 것이 뽈록이 와플 ) 동그랗거나 네모난 와플이 아니라 올록볼록 한 모양의 와플에 웹에 싸듯 여러 가지 토핑들.. 주로 과일과 생크림을 올려 말아 준다. 이 또한 엄청나게 달달할 지니...

단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에게 간식으로는 괜찮으나 밥때 되었는데 우리에게는 끼니로는 무리였다.

그래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 보니 정말 인터내셔널 하게 먹거리들이 많았다.

아프리카, 인도, 중국 등등... 20여 개가 넘는 나라별 음식들이 선보여지고 있었는데

작년에 스트리트 푸트 페스티벌에서 보았던 팀들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우리의 선택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게 구워지고 있는 독일식 그릴....

집에서 우리가 불 피워 그릴 하려면 연기 나고 그릴 불판 닦아 치워야 하고 등등 일이 많은데

이렇게 남들이 구워 주는 것을 먹으니 편하고 맛나다.

(수많은 인터내셔널 푸드 들 사이에서도 언제나 사람들이 많은 독일식 그릴 하우스)

특히나 잘 구워진 그릴 스테이크에 칠리소스와 크림치즈 소스는 예술이었다.


배불리 고기 접시를 비우고도 배가 남들보다 넓은 우리 막내는 아까부터 조것이 먹고 싶었다

길게 늘어선 줄 뒤에 서서 보고 있자니 사실 별것 없었다.  

그냥 감자를 껍찔체 기계로 그 자리에서 돌려 깎아 튀겨서 만든 감자튀김 꽂이..

바비큐, 파프리카, 치즈.. 등 여러 가지 소스를 뿌려서 함께 먹을 수 있는데

맛은 감자 칩스와 감자튀김의 중간 어디쯤 있는 맛이었으나 긴 막대기에 뱅뱅 돌아가 있는 모양의 비주얼이 사람들에게 저건 뭘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해서 저절로 홍보가 되고 있는 것 같았다.


3.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놀이기구

이번 지젤 축제 에는 원래 축제 장소로 쓰이던 오랑제리 쪽이 세계 현대미술 비엔날레인 카셀 도큐멘타의 야외설치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시립수영장인 아오에 수영장과 그 뒷길까지 제법 긴 길 전체를 사용하게 되어서 덕분에 많은 상점 들과 새로운 놀이기구들이 등장했다.

보통 매번 설치되는 관람차와 흔들이 그네 그리고 돌려 돌려 마구 돌려 같은 어드벤처 놀이기구들 외에도  

커다란 풀장 위에 진공포장 용 비닐 같은 것을 기계로 불어서 그 안에 아이들이 들어가 대굴 대굴 굴러 다니는 물 위를 굴러다니는 공... 아이들은 물방울 이 되어 물 위에 떠다니는 느낌일 것 같다(맨 위에서 두 번째 사진)

거울이 잔뜩 붙은 미로의 방도 지나고 기계 세차장에서 자주 만나는 커다란 솔을 지나 움직이는 다리도 건너고... 물 뿌리고 있는 흔들리는 다리를 건너... 아이들은 흔들리는 건물 안을 위로 아래로 돌아다니며 놀다 나온다. 크게 신기할 것도 특별한 것도 없어 보이는데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났다.

그리고 무슨 노래 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마이크에 대고 악을 악을 쓰고 있는 세 자매...

커다란 천막에 가라오케 라 쓰여 있고 그 안에서 마이크를 붙들고 가사를 읽어 가며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하는 것인지 소리를 지르는 것인지를 하고 있는 독일 청소년 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노래방이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이 동네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장면이지만 우리 에게는 많이 보던 모습이 아니던가....

그리고 커다란 트럭 같은 곳에 문이 열리고 의자에 앉아 안경을 쓰면 문이 닫히고 그 안에서 의자가 뒤로 뒤집어지기도 하고 옆으로 자빠지기도 하며 바람도 팍팍 불어 줘가며 잠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은 체 짧은 영상 하나를 보고 나오는 7D 영화관..

식사한 직후라 핑계 김에 막내 혼자 들여보내고 밖에 설치되어 있는 비디오로 안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를 라이브로 감상했다.


4. 다양한 뽑기들과 게임들....


독일 축제를 구경하다 보면 꼭 만나지는 것 들 중에 하나가 뽑기 들이다.

독일 사람들이 의외로? 뽑기들을 참 좋아라 한다. 보기에도 안될 것 뻔히 보이는데 그 앞에서 계속 동전을 넣고 될 듯 말듯한 것에 아휴 하고 탄성을 내지르기도 하고.... 10장짜리 20장짜리를 사서 복권 긁듯이 하는 뽑기들을 가족들이 둘러 서서 맞춰 보느라 진지한 사람들도 여럿 보이고....

이번 축제 에는 다양한 인형 뽑기 코너 들과 전자제품 핸디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뽑기 코너들이 많이 들어와 있었다.

속속 미끄러지며 안 되는 인형 뽑기를 너무나 해 보고 싶어 하는 막내를 위해 50센트 넣고 딱 한번 하게 해 주었더니 역시나 꽝... 뽑기 쪽에서 빨리 방향을 틀어 나왔더니 이번에는 게임들이 주르륵...

마치 우리의 옛날 유원지를 떠오르게 하는 사격 코너, 깡통 쓰러트리기, 등등...

풍선 터트려 맞추기 코너에서는 5유로 를 주고 5개 터트려서 작은 공을 하나 선물로 받았고

오리 건져 네기 코너에서는 6유로 주고 15마리 건져 내서 막내의 점수는 125점

 .. 허술하고 작은 로봇 하나를 선물로 받았다.

시내에 가면 2유로 3 유로면 저런 작은 로봇 하나는 살 수 있는데.. 싶어 아깝고 본전 생각이 났지만 축제 니까..하고 넘어간다.

축제라서 이 안의 모든 것이 비싸고 때로 말도 안 된다 싶은데.. 축제 니까 하고 사람들은 돈을 쓴다.

평소 에는 같은 물건도 이 가게 저가 게 비교해서 사러 다니고 쿠폰에 세일을 노리는 알뜰살뜰하기 그지없는 독일 사람들도 말이다.


5. 숲,흘러가는 강 그리고 음악


다른 축제들도 그러하지만 특히나 지젤 축제는 축제장 자체가 사람의 마음을 느긋하게 한다.

앞쪽으로 강이 흐르고 옆으로 숲을 끼고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서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 숲과 강이다.

걷다가 때로 앞의 수많은 사람들로 길이 막히기도 하고 정체가 되기도 하지만 누구 하나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내는 사람들이 없다. 그것이 평소 출근시간이라면 달랐을 것인데 말이다.

뭔지 모를 음악 소리들이 연신 쿵쾅 거리며 심장을 울리고 귀를 아프게 할 지라도 사람들의 표정은 마냥 편안하다.

사람들은 게임 코너에서 말도 안 되는 가격의 너덜너덜한 선물을 받더라도 뛸 듯이 좋아하며

어느 누구도 상품을 비교하며 고르지도 어떤 상태인지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다.

그것이 평소 장 보러 가서였더라면 눈이 빠져라 고르고도 남았을 것인데 말이다.

사람들은 어쩌면 그 순간만큼은 일상 과는 다르게 전투적이지 않고 지루 하지 않은 그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요일 오후 독일 북부 헤센에서 가장 크다는 물의 축제 지젤 축제 현장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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