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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Apr 17. 2017

비는 내리고 춥고 배는 고픈데....

공휴일과 휴가 후유증


독일은 부활절 월요일 Ostermontag 아직 부활절 연휴 중이며 공휴일이다.

덕분에 휴가 다녀오자마자 바로 일상의 시작이 아니어서 

늦잠도 자고 푹 쉬고 있지만 시장이 문을 다 닫아서 빵 한 조각 사다 놓은 것이 없다 보니

아침 먹을 시간을 훌쩍 넘긴 10시 30분 뱃속에서는 우렁찬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어쩌겠는가? 휴가 끝이 부활절 연휴와 맞물려 시장 볼 시간이 없었던 것을...

우리는 빨래 한판 해서 걸어 놓고 부랴 부랴 막내와 함께 시내로 나갔다.

역시나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시내에는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조용하다. 


아침 인진 저녁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어두운 회색 하늘은 말없이 차가운 빗방울을 뱉어 내고

걷고 있는 우리의 발자국 소리만이 골목을 울려 돌아 나온다. 뚜벅뚜벅 터덜터덜 저벅저벅...

또록또록 톡톡 하는 음향 지원이 되는 듯한 빗방울과 함께...

거기에다 이 춥고 으스스 한 날씨에 묵언수행이라도 하듯 말없이 평화 시위를 하시는 시위대가 스쳐 지나간다.

아무도 없던 한적한 길가를 고요히... 그 괴기스럽기까지 한 느낌은 

마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보다가 공포 영화로 갑자기 채널을 바꾼 듯 낯설고 생경하다. 

분명
어제 아침 까지만 해도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잘 차려 놓은 아침 뷔페상 바라보며
무엇을 먹으면 맛나려나 골라 대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엔 요렇게
공휴일에도 문을 여는 곳
그 이름도 유명한 맥도널에서
아침을 먹고 있다
물론 그마저도 감사할 따름이지만 말이다. 



그렇다 우리의 휴가는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신데렐라의 무도회가 끝이났듯...
이제 내일 이면
아침 일찍 남편이 출근을 할 것이고
개학한 막내가 학교로 향할 것이고
나는 요리강습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눈썹이 휘날리게....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바닷가로 휴가를 다녀왔구먼" 하고 

이미 눈치채셨으리라 싶습니다.

아직 휴가 후유증 중이라 내일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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