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중희 Apr 19. 2017

27 도 와 7도의 차이


막내의 부활절 방학이 끝나고 학교를 다니기 시작 한지 이틀이 되었다.

마음으로는 이미 일상에 복귀 한지 오래 건만

몸이 따라 주지를 않는다.

이러다 꽃들이 피다 말고 얼어 버리면 어쩌지 싶을 만큼 영하로 내려가 입김이 몽글몽글 보이는

요즘 독일의 이른 아침은 매섭게 춥다.

물론 점차 햇살이 퍼지고 낮이 되면 기온이 올라가 영상 7도가 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며칠 전까지 휴가를 보내고 온 스페인 마요르카 섬과 돌아온 독일은 20도 차이가 난다.

그곳은 한 낮 기온이 27도였다.

짧은 팔 입고 다니다 겨울 외투 꺼내 입었어도 자꾸만 어깨가 움츠려 든다.

나름 빨빨 거리고 다니는 스타일이라 어제도 13000보를 찍었건만 갑자기 추운 날씨에 몸이 적응하느라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건지 손발이 얼음장이고 머리가 맹 하다.

튼실한 어린이 인 막내는 학교도 다니고 축구도 하고... 정해진 일정을 무리 없이 잘 따라 한다

했는데... 녀석도 힘들었던 모양이다.

오늘 아침에 한참을 뭉기적 대는 아이를 달래어 깨워 서는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따르릉 따르릉 아침부터 요란스레 울려대는 전화통을 노려 보며 아침부터 누구래? 하며

전화를 받았다.

우렁찬 목소리의 담임 선생님이 난데없이 아이가 어디 아프냐고 물으신다

아니요 괜찮은데요 했더니 근데 왜 아직 학교를

오지 않았냐는 것이다 이 거이 무신 소리인가?

당황한 나는 다시 한번 벽에 붙은 아이의 학교 일정표를 빠르게 훑고는

"선생님 오늘은 한 시간 늦게 등교하는 수요일인데요." 했더니

"이번 주는 프로젝트 때문에 수요일도 일찍 등교하라고 미리 공지했는데요"란다.

아뿔싸 그렇다 몸이 아직 휴가에서 돌아오지 않은 엄마와 아들은 멋지게? 한 시간을 땡땡이

쳤다.

괜찮으니 얼른 학교 보내 주세요 라는 담임선생님의 상냥한 말씀을 끝으로

아이와 둘이 눈썹이 휘날리게 학교로 뛰어갔다.

세수만 간신히 한 체 삼발 한 머리를 휘날리며 누가 볼까 무셔븐 꼬라지로 부리나케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일에서 출산, 닭 튀기다 애 낳은 여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