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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Jul 23. 2017

일요일 전용 빵가게

일요일 아침은 늦잠을 잘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그것은 토요일 밤이면
오밤중 까지 식구들과 둘러 앉아 영화 한편을 본다거나
새벽 까지 침대에 누워 소설 책을 읽는 다거나 하는
주말 행사?를 가능하게 해 준다.

 


아직 잠이 깨지 않은 내 귓가에 남편이 속삭인다

"여보야 빵 사러 가자...."

나는 이 기분좋은 나른함을 덜어 놓고 싶지 않아 들어 놓고도 못들은척 음냐..음냐.. 잠꼬대 비스끄리 하게 웅얼 거리는 연기 또한 서슴치 않는다.

나의 심혈을 기울인 연기를 바로 알아챈 남편은

"나 혼자 가?라며 애처로움을 강요?하는 목소리로 다시 한번 달콤한 의 세계 에서 헤어 나오지 않으려 버티는 내게 이야기 한다.

그래도 굳건하게 혼자 갔다 오면 안되겠니? 라는 메세지를 담아 비몽사몽 인척 하고 있는 내게

남편은 니아무리 그래 봐야 백발백중이야 라는 회심의 웃음을 머금고 슬며시 던진다.

"일요일 빵가게 에서 라떼 한잔 사 주려 했는데...."

띠 ... 그집 라떼...된쟝.... 넘어갔다.


나는 세수만 간신히 하고 남편을 따라 나선다.

Hobeins 라는 어엿한 빵가게 이름이 있건만 우리는 이 빵가게를 늘 "일요일 빵가게" 라고 부른다.

예전 살던 곳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빵가게가 한두군데도 아니건만 그렇게 부르면 우리는 어디라는 것을 금방 안다.

왜냐하면 일요일에 문을 연 빵가게도 몇군데 없거니와 평소 에는 빵값도 커피 값도 비싼 이곳을 자주 오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일요일 아침에만 찾게 되는 일요일 전용 빵가게 라고나 할까?

가게 입구 부터 풍겨져 오는 짙은 커피향과 빵냄새가 섞인 맛있는 냄새....

벌써 입안 가득 침 이 고인다

이 근사한 냄새는 이 집 의 전매특허?이자 매력 포인트 중에 하나다.

빵가게 라고 해서 다 이런 냄새를 풍기지는 않는다.

특히나 커피 맛이 구린 곳에서는 이런 향을 기대 할수 없다.


우리가 일요일 아침 이 빵집에 오기를 좋아 하는 이유 중에 또다른 하나는 특히나 입맛이 각각인 식구들 취향 별로 거의 모든 종류의 빵을 살수 있기 때문 이기도 하다.

예들들어 우리 막내가 좋아 하는 빵은 저위에 곰보빵 처럼 보이는 치즈를 녹인 빵 그리고 딸내미와 남편 그리고 큰아들이 좋아 하는 다양한 잡곡빵들 과 프레첼 또 내가 좋아 하는 건포도빵 ...

일요일 아침에 문을 여는 빵가게 들 중에는 꼭 한두가지 빵들이 없고는 하는데 이 빵가게에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종류의 빵들이 매번 갗구워져 나와 있기 때문이다.

조용한 일요일 아침....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따끈한 빵봉지를 품에 안고..머리 위  파란 하늘 뭉게 구름 같은 몽글 몽글한 하얀 우유 거품을 얹은 달콤 쌉쌀한 한모금의 라떼를 넘기며 아직도 잠들어 있는 것 같은 동내를 남편과 누빈다 이렇게 작은 사치를 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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