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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Sep 01. 2017

 소도시의 이른 아침 풍경


아침 일찍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 놓고 도서관에 반납할 책 몇권을 싸들고 시내로 나왔다.

8시가 다되어가니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이미

학교에 있을 시간이고 출근을 하기에는

아직은 조금 이른 시간 이다.

그리 크지 않은 독일 소도시의 아침 거리는 적막 하리 만큼 고요 하고 한산 하다.

나는 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것 같은 이른 아침의 평온함을 사랑한다. 


하얀 도화지 위에 덩그러니 찍힌 몇개의 점 처럼 한가한 길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 온다.

타고 가야 하는 트람이 오기를 기다리며 서성이는 사람..

이어폰을 꽂고 음악에 맞춰 발을 까닥이며 빵집에 줄을 선 사람..

어딘가를 향해 자전거 패달을 열심히 밟고 가는 사람 ...

아직 열리지 않은 상점들을 기웃 거리며 눈으로

미리 찜 해두는 사람...

스쳐 지나가며 보아주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데 시내 한가운데 뿜어져 나오는 분수는 때 맞춰 힘차게 쏟아진다.

길 모롱이 돌아 만나진 아직 잠에서 덜 깬듯한  문열리지 않은 상점들 에는 어제 오늘 지속되는 30도의 한여름 날씨 속에서도 스르륵 스르륵 낙엽 위를 걸어가야 할듯한 가을을 들여 놓았다.


그렇게 시내를 한바퀴 돌아 향짙은 커피 냄새와 고소한 빵냄새가 솔솔 풍기는 단골 빵 가게를 찾아 독일식 아침을 마주 한다.

언제나 그렇듯 잡곡이 위아래 소복이 붙어 있고 겉은 바삭 하고 속은 촉촉한 잡곡빵에 푸른 상추,싱그런 오이 ,빨간토마토,하얀 계란 한쪽 노란치즈와 새콤한 레몬소스가 들어간 독일식 샌드위치는(Belegte Brötchen )

몽글몽글한 우유거품을 얹은 한잔의 라떼 마끼아또

와 환상적으로 잘 어울린다.

빵집 안은 한산한 거리 와는 상반되게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수업전에 아침 빵과 커피를 테이크 아웃 하러 빵집에 들른 대학생들....

일찌감치 병원 예약이 되어 있어 그전에 아침을 하려는 어르신들...

신문을 펴 놓고 읽으며 조용히 출근전 아침을 맞이 하려는 샐러리맨들...

친구들과 아침 약속으로 만나 아침먹으며 수다삼매경인 아주머니들...

그리고 나처럼 익숙한 창가에 앉아 익숙한 아침을

만끽 하려는 작은새 한마리....

독일 소도시의 이른 아침 풍경은 잔잔 하고

푸근 하다 천천히 퍼져드는 정오의 햇살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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