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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Aug 16. 2017

한국과 다른 독일초등학교의 새 학년 새 학기

길고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했다.

아련한 기억 속 한국에서
초등학교의 새 학년은
코끝에 아직 쌀쌀함이 감도는
3월이었다.

기나긴 6주간의 여름방학이 끝이 나고 개학을 했다.

 1. 독일의 새 학년 새 학기는 8월과 9월 사이다.

독일은 주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시기가 조금씩 달라서 입학 그리고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개학 날짜도 조금씩 다르지만 책가방을 정리하며 새 학년이 되어 학교 갈 준비를 하는 아이들의 설레기도 조금 긴장되기도 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헤쎈 주는 이번 주 월요일부터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우리 막내는 이제 어엿한 4학년이다.

커다란 가방을 메고 고깔 모양의 슐튜테(독일은 입학식 때 꽃 대신 들고 가는 것이 있어요. 바로 앞글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에 나옵니다) 들고 입학식에 앉아 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초등학교의 가장 고학년인 4학년이 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새 학년이 되면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새로운 반 친구들을 만나고는 했었는데.....

소심한 성격이었던 나는 친했던 친구들과 반이 달라지고 새로운 친구 들을 만나야 하는 것에 언제나 긴장이 되고는 했었다.

그러나 독일의 초등학교는 가장 일반적인 공립학교 기준으로 대부분 (주마다 차이가 있고 사립학교, 대안학교는 다를 수 있다.) 2.4학년 까지고 담임선생님도 4년 내내 같은 분이며 반 아이들도 4년 내내 같다.

덕분에 나를 닮아 조금 소심한 구석이 있는 우리 막내는 새로운 반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담임선생님을 만나야 하는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아침 일찍 막내를 학교에 보내고 어제 책가방 쌀 때 예전에 쓰던 Schnellhefter(서류철)들 중에 낡은 것들을 바꾸어 주고 필요한 학용품을 준비해 줘야 해서 시내로 나갔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새 학년 새 학기 개학 날이 되면 빳빳한 새 교과서를 교무실에서 친구들과 들고 와서 나누어 주고 집에서 하얀 비닐로 책 커버를 입히고 눌러 층층이 무거운 책으로 눌러 놓고는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3. 독일은 국정교과서라는 것이 따로 없다. 주마다 정해져 있는 교과내용이 조금씩 다르고 학교마다 학급마다 교사 재량으로 그에 맞는 교재들을 선택할 수 있다.

아직 배우는 과목이 그리 많지 않은 초등학교에서는 독일어, 수학, 영어, 음악, 종교(또는 윤리), 실과(또는 지리) 미술, 체육을 배우는데 과목별 교재 들을 책 대신에 필요한 내용들을 복사해서 색색의 서류철에 모아 쓰는 경우가 많고 학교에서 구입해 두었던 문제집 등의 교재 들을 해마다 물려 쓰는 경우도 많으며

필요에 따라 교재들을 학급별로 개인, 단체 구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책의 숫자는 많지 않다.

우리 막내 반 같은 경우 한 학년 동안 독일어와 수학 책 각각 2권씩 그리고 나머지는 서류철에 들어 있는 과목별 복사물들 그리고 과목별 공책 들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막내의 책가방이에요)


그렇다 보니 저렇게 생긴 색깔별 서류철들이 매번 필요하다.

우리 반 같은 경우 독일어는 빨간색, 수학은 파란색, 서류철에 매일 받아 오는 교재 내용을 스크랩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과목이다 보니 자주 망가지고는 한다.

아직 학용품 세일 기간이 끝나지 않아서 다른 때보다는 싸게 구입했지만 4. 독일의 학용품 가격은 정말 만만치않다.

여러 종류의 서류철들... 공책들... 연필.. 볼펜.. 지우개 등의 학용품 코너 에요.

크기 다른 책 커버들... 공책 커버들... 공책에도 커버를 입히는 경우가 있어요.

독일 초등학생 들이 미술 시간에 사용하는 물감, 짜서 쓰는 물감이 아니라 요렇게 납작하니 언뜻보면 여성용 눈화장품 비슷하게 생겼어요.


지우개 하나 연필 한 자루도 세일해서 99센트 한화로 약 1200원 정도 한다

딱풀도 큰 것은 1500원가량 하고 미술 시간에 사용하는 12 가지 색 물감통도 원래 가격은 만원이 넘는데 세일해서 약 7000원 주고 샀다.

(그래서 가끔 한국에 나갈 때 연필, 지우개 등을 잔뜩 사가지고 와서는 두고 쓰고 우리 아이들 친구들 생일 선물 등으로 포장해서 주면 독일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특히나 알록달록 예쁜 만화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연필들.... 귀여운 지우개들....)

물론 독일 도 대부분의 물건 들을 모두 1유로 선에서 살 수 있는 1유로 라덴 같은 가격 착한 곳들도 있지만  학교에서 사용할 학용품은 일정 질은 되는 것이 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사러 나가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 필요한 학용품 리스트를 복사물로 나누어 줄 때 이런, 저런 학용품은 어느 정도 선에서 구입하시기 바란다는 문구를 별도로 적어 놓은 학교 들도 있다.

어쨌거나 아이가 새 학년 새 학기에 필요한 학용품 들을 연필, 물감, 스케치북, 공책, 서류철 등등 몇 가지를 담았더니 금세 몇만 원이 훌쩍 넘는다.

아이의 학용품 들을 담아 돌아 나오며 새로 장만한 Hausaufgabenheft 숙제장 (한국에선 알림장)을 보며 이번 에는 우주선이 그려져 있는 것을 샀는데 막내 가 좋아할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예전에 한국에서 내가 초등학교 다닐 그 시절에는 방학숙제가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탐구생활... 등등의 과제물 들과 일기 쓰기 만들기 또는 그림 그리기 등등...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이 개학 전날 몰아 쓰던 일기 가 아녔을까? 한다.

내용 이야 이리저리 생각나는 것들을 옮겨 쓰면 되었지만 지난 날짜들의 날씨가 생각이 안 나서 한참 머리 쥐 뜯으며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5. 독일의 방학에는 방학 숙제라는 것이 없다.

그래서 새 학년 새 학기가 되는 개학 전날 밀린 방학숙제를 하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에 개학하는 날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반 아이들과 방학 동안 무엇을 했고 어디를 다녀왔고 등의 이야기들을 서로 나눈다.

이번 에는 우리 막내가 방학 동안의 어떤 이야기들을 친구 들과 나눌까? 프랑크푸르트에서 놀랬던 일? 아니면 박물관 다녀온 일?

혹시 주로 집에서 뒹굴뒹굴했다고는 하지 않겠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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