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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Sep 22. 2017

독일 어린이들이 처음 받는 면허증


독일 아이들이 자전거를 배우게 되는 과정

독일 에 살면서 길에서 가장 자주 만나 지는 풍경 중에 하나가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아이들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일 것이다.


도시 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독일 도시 들이 자전거 전용 도로들이 잘 되어 있고 독일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자전거에 익숙하기 때문에 웬만한 거리는 차를 운전하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거나 또는 통학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럼 독일 사람들이 자전거를 처음 만나게 되는 시기가 언제 일까?

아기 때부터 엄마 아빠의 자전거 뒤에 또는 앞에 연결한 요렇게 생긴( 밑에 사진들...)

넓고 문도 달려 있는 전용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서 실려 다니거나


또는, 자전거 앞 뒷 쪽에 바로 장착하는 요렇게 생긴 의자 (위에 사진들....)에 앉아서 엄마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느낌으로 다닌다.

문득, 예전에 딸내미 저렇게 생긴 의자에 앉혀 뒤로 태우고 큰아들은 자기 자전거 태워서 유치원, 학교, 발레교실, 축구교실, 마트 할 것 없이 다녔던 기억이 하나둘 떠오른다.

그때는 딸내미 유치원 데려다주고는 그 빈 의자에 아시아 식품점에서 장 본 10킬로짜리 쌀도 실고 다녔었는데....

보통 이 동네 마트에서는 배달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각자 장 본 것을 들고 와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일이었지만, 같은 기숙사에 살던 한국 아주머니들이 자전거에 쌀 까지 실어 나르는 내 모습에 튼실한 독일 아줌마들 못지않다고 감탄하고는 했었다.

어쨌든, 이야기가 다른 데로 새기 전에...

독일 아이들이 자전거를 직접 체험하는 시기는
대략 만 1세부터 세발자전거에 앉아서
주로 엄마 아빠들이 밀어주고 태워 주는데..


아이들 마다 성장 발달 차이가 크지만 어느 날 세발자전거를 바람 같이 탈 수 있게 되는 나이 2세 에서 4세 사이의 아이들이 네발 자전거를 타기 전에 독일에서는 자전거 페달이 없는 자전거처럼 생긴 Laufrad 라우프 라트라는 것을 먼저 태운다.


자전거 페달은 없지만 자전거 바퀴, 손잡이, 안장까지 다 갖춰져 있는 라우프 라트를 타기 시작하면서 (바로 위의 사진) 아이들은 평형감각과 균형 감각이 발달하게 되고 금세 자전거 타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다음으로 아이들은 네발 자전거, 두발자전거 순으로 자전거를 타게 되는데 어려서부터 자전거와 친숙하고 아무리 날도록 잘 탄다 해도 독일에서는 아이들이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 항상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

언제까지?

독일 아이들인생에서 가장 먼저 취득하게 되는 자전거 운전 면허증을 받을 때까지 다.

그때 까지(보통 초등학교 4학년) 찻 길에서 아이들은 보호자 없이 혼자 자전거를 타고 다녀서는 안 된다.

자전거 전용 도로 여도 마찬가지...


그럼 아직 자전거 운전 면허증이 없는 초등학생 들은 어떻게 등하교를 할까?

부모 중에 한 명이 매일 자전거를 함께 타고 데려다주고 데려 오던가

여기서 KinderRollar 어린이 롤라라고 부르는 것 을 ( 위에 사진) 타고 다니거나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걸어서 다닌다.

독일은 집주소 별로 학군이 정해 지므로(이 이야기는 다음번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다.

매일 저 롤라를 타고 등하교하던 우리 막내가 며칠 전 자전거 면허를 취득했다.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해도 되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어린이 들을 위한 자전거 운전면허라는 교육 과정 이 있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지만 골목골목마다 수시로 만나 지는 자동차 들과 큰길에서 마주 하게 되는 버스, 와 트럭들.. 그 속에서 순간마다 벌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으로부터 스로를 안전하게 지키고 상대방도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서로가 약속되어 있는 교통법규를 아이들이 몸에 익히고 배우는 중요한 교육 과정이다.


자전거 운전면허를 위해 아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교통경찰 들로부터 교육 과정을 이수받는다.
그리고 어른들의 자동차 면허처럼 필기시험과 실기 시험을 준비한다.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예를 들어 우리 큰아들이 자전거 면허증을 받았던 니더작센 주 와 딸내미가 자전거 면허증을 받았던 바이 어른 주 같은 경우 학교에 자전거 실기 시험을 위한 실습 장이 설치되고 교통경찰들이 학교로 파견이 되어 아이들이 연수를 받고 필기시험과 실기 시험을 보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따끈따끈한 자전거 면허증을 받은 우리 막내 같은 경우 북부 헤센 주 경찰청 소속의 자동차 면허 시험 연습장 바로 옆에 자전거 면허 시험 연습장이 나란히 있다.

그곳으로 학급 전체가 정해진 시간에 담임 선생님과 함께 야외 수업을 나가서 교통경찰 들과 2주 동안 실기 시험을 준비하고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필기시험을 준비해서 면허증을 취득했다.


필기시험은 교통표지판부터 상황별 교통법규로 나뉘어 있는 이론 책자 한 권을 공부해서 시험을 보게 되고 실기 시험은 거의 도로 실제 상황과 비슷하게 되어 있는 곳에서 신호등까지 켜놓고 보는 것이라 아이들은 어른들의 자동차 시험 못지않게 자전거 면허 필기, 실기 시험을 위해 여러 가지를 숙지해야 했다.


지켜야 할 법규들을 꼼꼼히 교통경찰 들로부터 배우고 자전거 운전 면허증도 있으신 막내는 이제 아빠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다가

"아빠 이번엔 아빠가 먼저 가야 하는 데.." 또는 "신호가 바뀌기 전에 저 차가 너무 빨리 움직였어"

"이 표지판에서 저차는 그리로 가야 해" 등등 마치 자동차 운전을 하고 있는 어른처럼 교통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받게 된 자전거 운전 면허증도 아이에게 큰 자긍심을 심어 주었지만 어려서부터 교통법규를 제대로 배우고 익힌 다는 것은 교통법규를 지킬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밑거름 이 되어 주는 것 같다.

자전거 면허 실기 시험을 위한 연습장 도 실제 도로 처럼 교통표지판,신호등 이 설치 되어 있다.
주 교육청에서 어린이 자전거 운전면허 필기시험 준비를 위해 제작된 교육책자.
주의 경찰청에서 만들어 준 어린이 자전거 면허증. 안쪽에는 이름과 주소  위에 아이의 사진을 붙이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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