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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14. 2017

 한국과 다른 독일의 방학과 학부모 들의 고민


 한국과 다른 독일의 방학

우리가 살고 있는 카셀은 독일에서도 중부인 Hessen 헤센주에 속해 있다.

이번 주부터 헤센주의 학교 들은 방학이 시작되었다.

여름방학 끝나 새 학년 새 학기 시작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 방학이다. 뭔 놈의 방학이 이리도 자주 오는지...

이번엔 가을방학 Herbstferien이다.

독일 방학의 종류.

지금은 어떤지 정확히 모르지만, 어린 시절 나의 기억 속 한국에서는 아직은 쌀쌀한 그러나 곧 봄이 올 것 같은 3월에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고 꽃샘추위라 부르는 어느 날 짧은 봄방학, 그리고 매미 소리가 우렁차던 날에 여름방학, 거리에 군고구마 파는 아저씨의 연기 모락모락 나는 난로를 보게 되는 어느 날 겨울방학이 있었다.

물론 그 방학들 중간에도 보충수업이다 뭐다 해서 학교를 오가는 시간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여름 방학이 끝나고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독일에서는

겨울방학, 부활절 방학, 성령강림절 방학, (이방학은 있는 주가 있고 없는 주도 있다.) 여름방학, 가을방학, 크리스마스 방학 이 있다.

방학의 종류도 많고 방학 일자도 제각각 다르다

무엇보다도 독일은 이 다양한 방학들의 날짜 들도 주마다 다르다.  


독일은 방학 날짜가 주마다 그리고 해마다 다르다.

독일의 16개 주가 동시에 방학이 시작되면 벌어질 교통혼잡과 기타 야기될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학들을 서로 적게는 며칠 크게는 몇 주의 차이가 나도록 주마다 다른 날짜로 해마다 방학 일자를 다르게 정해 놓았다.

올해 헤센 주의 여름방학은 7월 3일부터 8월 11일까지 였는데 내년 도 에는 6월 25일부터 8월 3일까지 여름 방학이다. 다른 주 들도 해마다 조금씩 다른 날짜에 서로 많이 겹치지 않도록 다른 날짜에 방학들을 한다.  


그 덕분에 니더작센 주 인 괴팅엔에서 바이 어른 주 인 에얼랑엔으로 이사를 갔던 해 우리 아이들은 12주의 여름방학을 보냈다. 이삿짐 박스를 까며..

반대로 여름방학이 독일에서 가장  늦게 시작되는 바이 어른 주의 에얼랑엔에서 헤센주의 카셀로 이사를 오던 해 우리 아이들은 학교 다니다 와서 오자 마자 바로 개학이어서 곧장 학교를 가게 되어 여름방학 이 없는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기도 했다.

독일의 실내 놀이터는 요렇게 생겼어요
넓고.... 재미난 놀이 코너 들도 많고..
그중에서도 친구와 함께 타는 자동차는 언제나 신나고 재미나요.
그렇다면 독일의 방학들은 언제? 그리고 얼마나 될까?

크리스마스 방학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해서 2주 동안

12월 19일부터 1월 7일 사이로 여러 방학 들 중에 제일 날짜 차이가 적은 방학이다.

한마디로 이때는 중간에 공휴일 들도 같고 거의 전 독일이 큰 차이 없이 비슷한 시기에 방학을 한다.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들어 있는 이 방학 때는 우리의 명절처럼 모두가 고향 집으로 오가기

때문에 아우토반(독일의 고속도로) 교통 체증에 선물을 보내느라 우편물 체증까지 골고루 겹치는 때 이기도 하다.


겨울방학 은 짧다. 1월 말에서 2월 초 사이에 있는 이방학을 성적표 방학 이라고도 부르는데

여름방학 이후에 새 학기가 시작되는 독일에서는 이맘때쯤 이면 한 학기가 마무리되어 가며 중간 성적이 나올 때 가 다 되어 가기 때문이다.

주마다 차이가 있어 길게는 메클렌 부엌 주처럼(2월 6일부터 2월 18일) 일주일 또는 베를린 주 ( 1월 30일부터 2월 3일 ), 니더작센 주처럼( 1월 30일부터 1월 31일 ) 이삼일, 또는  함부르크 주처럼 (2월 2일) 하루.. 바덴 뷔턴베엌 주, 헤센 주... 등은 아예 없다.  


부활절 방학은 3월에서 4월 사이로 (부활절 전후로) 2주 동안.. 주마다 날짜가 조금씩 다르다.

가령 우리가 살고 있는 헤센 주는 이번 부활절 방학은 3월 26일부터 4월 7일까지 였고

바로 근처에 있는 니더작센 주는 3월 19일부터 4월 3일까지 였다.


핑스턴 성령강림절 방학 은 5월 6월 사이로 2주 또는 삼사일 또는 성령강림절 공휴일만 등... 주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독일 남부에 뮌헨이 속해 있는 바이 어른 주는 6월 6일부터 6월 16일까지로 2주 동안이었고

위쪽인 북부 함부르크 주는 5월 22일부터 5월 26일까지 그리고 헤센 주,자란드 주.. 등 은 핑스턴 방학이 없고 공휴일인 핑스턴 성령강림절 날만 쉬었다.


여름 방학 6월부터 9월 사이로 6주 동안이다.

저 서쪽에 위치한 노트하인베스트팔렌 주는 7월 17일부터 8월 29일 북쪽인 브레멘 주는 6월 22일부터 8월 2일까지 여름 방학이었고 남쪽에 위치한 튜링엔 주는 6월 26일부터 8월 9일 까지 였다.


가을 방학은 10월부터 11월 사이로 2주 동안

헤센 주는 10월 9일부터 10월 21일까지 노트 하인 베스트팔렌 주는 10월 23일부터 11월 4일  함부르크 주는 10월 2일부터 10월 16일 까지 다.


독일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방학 들이 각기 주마다 다르게 해마다 바뀌므로 방학 달력 Ferien Kalender이라는 것이 따로 있다.

독일의 주마다 다른 방학 별 일자를 담아 놓은 방학 달력 이에요.  

*독일은 우리와 날짜를 쓰는 순서가 반대랍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12월 23일부터 1월 7일이라고 쓰지만 여기서는 23일 12월부터 7일 1월 이렇게 쓰지요. 그 이야기는 다음번 다른 이야기와 함께 더 자세히 할게 요.

작은 꼬맹이들 부터 우리 막내 같은 움직임 많은 초등학생들 까지 놀거리가 많아서 특히 비오는날 오기 좋아요
어른들은 애들 쫓아 다니다 보면 체력이 딸려서...커피 마시거나 책을 읽으며 쉬고 있게 되요.

독일에서 아이들 방학 이 되면
엄마 아빠 들은 무엇을 고민할까?

사교육, 학원이라는 시스템이 없는 독일에서 아이들 방학이 되면 엄마 들은 고민에 빠진다.

이번 방학은 아이들과 무엇을 하며 놀아 줘야 하나? 에 관해서 말이다.

독일에서는 학교가 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모든 취미 활동 예를 들어 피아노, 축구, 농구, 수영... 등등의 것들도 모두 함께 방학에 들어간다.


그러니 학원도 없고, 방학숙제도 없으며, 취미활동 마저 방학인 독일에서 방학을 맞아 하루 종일 시간이 많은 아이들이 그 시간 동안 심심해하지 않게 무언가를 하려면 엄마 아빠 들은 부지런히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독일 아이들은 가을 방학에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조부모님과 함께 지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며칠 여행을 다녀오는 가족 들도 있지만 우리처럼 할머니 댁이 멀리 있는 아이들은 그것도 어렵고...

휴가가 많은 독일 사람이지만  워낙 자 돌아오는 방학이다 보니

때마다 온 가족이 여행을 다녀오기는 경제적 시간적 여건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 딸내미처럼 아예 큰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친구들과 여기저기 다니기도 하는데 막내처럼 아직 어린 초등학생 들은 며칠 간의 방학 축구 캠프를 보낸다 거나, 방학 특별 프로그램을

등록하거나 하는데 그 역시 주마다 도시마다 차이가 많다.


예를 들어 독일의 남부 도시 에얼랑엔 에 살 때는 방학마다 시에서 주관하는 방학 프로그램들이 있었는데 시에서 지원하고 동우회 별로 후원해 주어서 아이들이 참가비 2유로 3유로 를 내면  또는 공짜로 맛보기 코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테니스, 볼링, 도예 등등....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카셀 에는 시에서 지원하는

방학 프로그램은 카셀 근처를 기차 타고 놀러 가는 것 외에는 거의 없지만 학교 별 방과 후 교실인 호르트에서 방학 프로그램들이 있다.

독일식 방과후교실 호르트의 방학 프로그램 이에요

방학 계획은 학부모 들의 숙제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인 막내는 이번 가을 방학 첫 주는 독일식 방과 후 교실인 호르트에서 진행되는 방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침 9시 30분부터 월요일 에는 케겔( 독일식 볼링)과 스포츠

화요일 에는 요리와 베이킹 수요일에는 책 읽기와 놀이 목요일에는 공원과 놀이터로 소풍

 금요일에는 만들기 등으로 재미나게 짜인 프로그램을 하고 점심 먹고 오후 시간 에는

매일 다른 친구 들과 만나 실내 놀이터로 영화관으로 수영장으로 화려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데려다주고 쫓아다니며 놀아 주고 데려 오는 것  또한 엄마 아빠 들의 숙제다.

그래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프리랜서들...

학교와 방학 기간이 같은 교사 또는 문화센터 강사들 이 아닌 일반 사무직 회사원 들인 엄마 아빠 들은 며칠씩 휴가를 번갈아 가며 내거나 그 숙제를 할머니 할아버지가 대신해주시기도 한다.


2주 동안의 가을 방학중 한 주는 열심히 놀아 주며 보내고 있으니 이제 남은 한 주간만 더 놀아 주면 방학이 끝난다.

다음 주는 뭘 하며 놀아 줘야 방학 동안 재밌었다고

하려나...

독일에서 방학을 하면 애들은 신나고 엄마 아빠는

힘들다.

빨리 개학이 되기를 기다리며 "아.. 내일은 또 뭐하지?"를 부르짖는 같은 처지? 의 학부모 들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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