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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Sep 27. 2017

우리가 잠든 사이 사건 은 벌어지고 있었다.


다른날과 다름 던 지난 일요일 아침 이였다.

여유롭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집을 나섰다.

여덟시 삼십분...동네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듯 조용하고 평화 로왔고 커다란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작은 새들 만이 아침 이 왔음을 알려 주려는듯 부지런을 떨며 날아 다니고 있었다.


남편과 집 앞에 세워둔 차에 올라 어디론가 가려던 순간 자동차 앞 범퍼 사이에 무언가 종이 같은 것이 끼워져 있는게 보였다.

출발 하려던 남편은 그 종이를 가져다 펴서 읽어 보더니 고개를 갸웃 거렸다.


독일은 그 동네 주민 들 만 프리로 주차 할수 있는 지역 들이 곳곳에 있다. 이름하여 주민 전용 주차 구간..

그래서 자기 집 차고에 차를 넣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집에 차고 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자기집 앞 길거리 주민 전용 주차 구간 아무곳 에나 차를 주차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벌금 쪽지 일 리는 만무 하고...

무슨 광고 종이 인가?

궁금해진 내가 "뭔데?" 하며 종이를 받아다 읽는 도중 남편은 급히 차 밖으로 나갔고....

그 종이 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당신의 차량이 사고로 인해 파손 되었읍니다.

경찰서로 연락 주세요.

아니? 밤새 도록 새워 두었던 차 가 무슨 사고? 차 가 저 혼자서?

황당한 종이 쪽지의 내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 해 있던 내 귀에 남편의

" 아..여기네 ..."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얼른 차 에서 내려 남편이 보고 있던 오른쪽 차 옆을 보게 되었다.

이론 된쟝....차 앞 자리 바퀴 바로 윗쪽이 쑥 들어 가 있고 종이 구겨 지듯 구겨져 있었다.

누가 봐도 사고 난 차량의 모습 이다.

그런데...대체 ..언제? 누가? 왜? ...



그나마 다행이 차는 구겨진 비주얼의 상태 에 비해 부드럽게 시동이 걸렸고..

말 안통하는 이탈리아 에서 자동차 사고가 났던 그 아찔 하던 순간에 대면 이건 아무일도 아니라며..

(궁금 하신 분들은 아래를 클릭 하세요)

#2. 이탈리아 번개 여행

애써 담담 한 마음으로 종이에 적혀 있는대로 24시간 열려 있다는 경찰서로 향했다.


살면서 한번도 경찰서를 가 본적이 없는데...

주말 아침 자다 깨서 가야 한다니...황당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

빠르게 처리 해야 하는 일 이므로 서둘러 경찰서로 향했다.


그런데..

독일 경찰 차량 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경찰서 건물 앞에 도착 하니 죄 지은 것도 없이 괜스레

긴장이 되기 시작 했다.

 

건물 입구에 경찰 이라고 크게 써있지만 시청의 어느 건물 중 하나 같이 생긴 경찰서 문을 열고 들어 가자

입구에 유리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움직이는 통에 신분증 또는 서류를 넣고 밀어 주면 유리 안에 있는 직원이 무슨 일로 누가 왔는지를 일차 확인 하고 인터폰을 누른후 그 안 에 있는 경찰 중에 누군가와 누가 무슨일로 왔는지를 이야기 한 후에 문이 열렸다.


그렇게 들어간 경찰서 안은 일요일 이라 그런지 세상 조용하다 못해 고요 했다 출동을 하는지 때마침 전투복 들을 주섬 주섬 입으며 나란히 나오던 경찰들을 마주치지 않았다면 씨씨 티브이 달려 있는 은행의 현급 지급 코너로 들어 온 듯한 착각이 들 지경 이였다.


커다란 화면들이 벽면 가득 붙어 있고 그 화면 안에는 경찰서 안 앞 옆 뒤 할것 없이 두루 실시간으로 찍히고 있었고...경찰복장을 하고 허리에 총을 찬 경찰 두명이 부지런히 화면을 보아 가며 서류 들을 들고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중 한명 에게 종이 쪽지를 건네고 거기 까지 오게된 자초지종을 설명 한후 우리차에 밤새 무슨 일이 일어 났던 것인지를 물었다.

경찰은 신고 접수된 사건 파일들을 확인 하고 이렇게 이야기 하기 시작 했다.


사건은 이러 했다

우리 차가 주차 되어 있던 길 맞은편 쪽에 작은 바 겸 레스토랑이 있는데 ..

어느 남자 분이 이밤이 새도록 술을 푸시고 취해서는 택시를 불러 놓고도 자기 차를

타고 가겠노라 생쇼를 하시다가 (얌전히 )세워져 있던 우리차를 (용감히도)들이 받으신 거라 했다.


우리는 너무 놀라 "취한 사람이요?"라고 물었다.

독일 에서는 그렇게 (알콜 중독자 가 아닌)인사불성의 취객들을 보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닌데

하물며 음주운전?

그러나 그 경찰 아저씨는 뭐 별일 아니라는듯 "네, 그 취객은 그자리에서 출동한 경찰에 연행 되었으니 걱정 마시고 파손된 차량은 신고 접수가 다 되었으니 보험회사 중앙 센터에 연락 하시고 차량 번호를 이야기 하시면 바로 상대 차량의 보험회사와 연결 해 줄겁니다" 라며

그 취객?의 인적사항과 차량 번호 그리고 보험회사 중앙센터 전화 번호가 적혀 있는 종이를 건네 주었다.

살다 살다 주차 된 차가 사고 나기는 처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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