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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Sep 16. 2016

독일의 동네 장 서는 날

다양한 이 들의 사람 냄새 폴폴 풍기는 곳 



독일에서도  

동네에 장 서는 날이 있다.

지역에 따라 매주 요일이 정해져

있는데  

우리 동네는 금요일마다 이렇게

동네 한가운데 장이 선다. 

주로

 근처 농장에서 싣고 나온

신선한 제철 과일, 야채, 

꽃 들과 

직접 만들어 담은 쨈, 꿀, 

그리고 여러 가지 차, 

비누...

소시지, 고기, 치즈, 생선, 계란 

등등 

슈퍼에서 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훨씬 신선하고 질 좋은 것들을

만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매주 금요일마다 장터가 되는

이곳은 

필요한 것을

 사러 나오는 동네 주민들로 

언제나 생기 있고 활기차다. 


유모차에서 내리고 싶어

떼를 쓰고 있는 아이를 달래고

 있는 애기 엄마들부터

꿀 병들고 10분째 수다 중인

 이웃집 할머니

케이크 구울 일이 있는지 

시장바구니에 계란을 한참 

담아 대는 아줌마

감자 앞에 두고 고민 중이신 할아버지 

생선 고르다 말고 반가운

친구를 만난 아저씨..


이 사람 저 사람 다양한 사람 들의 

제각기 다른 색의 

삶의 모습을 엿보는 재미도 있고  

입담 좋은 가게 주인 들과 

그때그때의 제철 먹거리 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등을 나누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람 냄새 폴폴 풍기는

장서는 날을 좋아한다.



올봄 

독일 딸 내 집을 다녀 가신 친정 엄마도

이곳 장터를 참 좋아하셨다. 

장터 구석구석에 묻어 있는

엄마 와의 추억 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새록새록 하다. 

장터 이곳저곳을 구경하시며 

재밌어하시던 것...

눈 마주치는 독일 할머니 할아버지와

마치 오래 알고 지내는 사이인 것처럼  

반갑게 웃으시며 

"안녕하세요"

한국말로 인사하시던 것... 

말은 통하지 않아도 

엄마의 진심이 전해 져서

그분들 모두 

따뜻한 함박웃음을 

되돌려 주었었다. 


클라우스 아저씨네 소시지 집 앞 

벤치에 앉아 

쉬시던 엄마....

프라우케 아줌마네 꽃집에서 

 한국말로 

"이게 얼마예요?'' 

물으시고는 

프라우케 아줌마가

손가락 세 개를 펴니 

당당하게 

"3유로? 아우 비싸 좀 깎아 주죠?"

라며 한국말로 꽃 값을 깎으시던

용감한 한국 할매 ....


오늘 장터 에는 

꽈리, 호박 , 파프리카 

하이데, 국화꽃....

전부 엄마가 보시면

좋아하실 것 들로 가득하다


"아유 이제 가을이라고 벌써 얘들이

나와 있네"하며 손뼉을 치고 

기뻐하실 엄마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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