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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Nov 05. 2017

독일 아이들의 핼로윈 파티와  일 을 만드는 엄마



독일에서 핼로윈 파티 란?

이번 주 화요일은 핼로윈 데이였다.

그런데 핼로윈은 독일에서 시작된 문화가 아니여서 집집마다 호박등불을 만들어 밝힌 다거나 모두가 마녀, 몬스터, 고스트, 뱀파이어 등으로 변신해서  핼로윈 파티를 동네가 들썩이게  긴 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누가 독일에서 핼로윈 파티를 하는가?

주로 10대 청소년들 또는 20대 청년들이 삼삼 오오 모여서 자기들끼리 코스프레 파티를 열거나 디스코 또는 파티를 여는 곳으로 모여든다.

그 때문에 핼로윈 오후부터는 길 지나가다 눈에 입가에 시커멓게 또는 벌겋게 피처럼 분장을 하고 다니는 젊은이 들을 종종 만나고는 한다.


그리고 해가 어둑어둑해지는 저녁이 되면  마녀 모자를 쓰고 빗자루 들고 또는 뱀파이어 망토를 걸치고 장바구니 비슷하게 생긴 사탕 바구니 또는 천으로 된 사탕 가방 들을 들고 이 집 저 집 벨을 누르며 "단거 아니면 신거?"를 외치며 사탕을 얻으러 다니고 있는 꼬마 고스트 들과 조금 떨어져서 아이들을 뒤따르고 있는 어른들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지역별 차이가 크다.

예전에 우리가 살았던 독일 남부의 에얼랑엔에서는 미군이 주둔했던 도시라 그 영향으로 해마다 도시가 떠나가라 핼로윈 파티를 했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을 클릭하세요  

잊을수 없는 할로윈데이의 생일 파티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독일의 중부 지방인 카셀에서는 주택가에서 아이들이 있는 젊은 가정집들이 많은 동네 정도만 간간히 핼로윈 파티를 하고 노인 분들이 많으신 동네는 아주 조용하다.


연세 지긋한 분들은 일찍 주무시기도 하려니와 독일 문화 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핼로윈 파티는 관심이 없어요 우리 집에는 사탕 같은 건 없어요 하시는 노인 분들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분장을 하고 벨을 눌러봐야 허탕을 치기 일쑤다.


물론 그중에는 분장을 하고 찾아온 꼬마들이 귀여워 사탕 대신에 사과나 귤 등의 과일을 내어 주시거나 동전 들을 쥐어 주시며 사탕 사 먹어라 하는 분 들이 있기도 하다.

그 반면 집에 불은 켜져 있고 밖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려도 문 조차 열어 주지 않는 집 들 또한 꽤 된다.


그래서 아이들과 사탕 얻으러 다니는 핼로윈 파티를 하고 싶다면 한마디로 그 동네에서 어느 쪽 방향의 집들 즉 어느 연령대들이 많이 살고 있는가? 에 따라 노선?을 정하고 방향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트에 핼로윈 코스튬을 파는 코너는 2월에 독일 카니발 파싱 때에 비해 한참 작고 몇 가지 되지 않는다. )


핼로윈 파티 준비와
그리고 일을 만드는 엄마

이번에 우리 집 막내는 필립과 두 녀석이 다녔던 작년 과는 다르게 말테, 페터, 헨리, 시몬... 까지  여러 명의 아이들이 뭉쳐 핼로윈 파티를 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사탕을 모으러 가기 전에 모여서

어느 동네로 가야 수확이 많을지에 대한 작전 회의 도 하고 저녁 겸 작은 파티를 하고 싶은데 그걸 어디서 할까? 냐 하는 것이었다.

머리를 맞대고 단한 회의 라도 하는 것처럼 구는 아이들이 귀여워서 그만 "그럼 우리 집에서 하자"라고 움직여 버린 나의 가벼운 입 덕분에... 조금만 버티고 있었어도 다른 집에서 했을.. 꼬마들을 위한 핼로윈 파티를 졸지에 준비해야 했다. 이 눔의 급한 성격이 또 일을 만들었다.


먼저 코스튬 준비 우리 막내가 이번에는 몬스터가 되어 보고 싶다고 해서 작년에 쓰던 검은색 뱀파이어 망토는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고 가면 하나를 새로 장만하기 위해 마트를 갔는데

역시나 핼로윈은 2월에 크게 하는 독일 카니발 파싱에 비해 아주 작은 코네에 몇 개가 달랑 있을 뿐이어서

고르는데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그다음은 핼로윈 파티 음식

기왕 아이들 파티를 해주기로 한 김에 기왕이면 재미나게 해 주고 싶어 핼로윈 음식을 생각하다가 오이피클로 눈을 만들고 당근으로 이를 만들어 몬스터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만들고 사과에 막대 과자와 아몬드 쵸코 등을 이용해서 시큼이 고스트 간식을 만들어 보았다(레시피는 다음번에...) 아이들은 비주얼 만으로도 핼로윈스러운 파티음식에 환호했고 준비하느라 이것저것 장 봤다 나르고 조금 귀찮기는 했으나 덩달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핼로윈 파티의 하이라이트
사탕 얻으러 출발

저녁을 배불리 먹고 고스트, 뱀파이어, 몬스터, 좀비 등으로 분장을 한 아이들은 줄 세워 놓으니 하얀 이불보에 구멍 뚫은 것을 둘러 쓰고 고스트가 된 헨리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주로 까많게 되어 집을 나섰다.

원래는 다섯 명의 남자아이들끼리만 다니기로 했었는데... 이 재미난 계획에 꼭 끼고 싶었던 아이들이 있었으니

말테의 여동생들 마라 와 이다 그리고 헨리의 동생들 레아와 모리츠까지 함께 하겠다고 나섰다.

어느새 아이들은 모두 아홉 명 이 되었고 어둡고 조용한 저녁 시간에 마녀, 고스트, 뱀파이어, 좀비, 몬스터 등등 종류 별로 출동하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처음 계획 과는 다르게 말테 엄마와 헨리의 엄마, 아빠까지 어른 넷에 유모차 두대와 함께 아홉 명의 분장한 꼬마들이 이 집, 저 집 벨을 누르며 "단거 아니면 신거?"를 외치고 사탕을 얻으러 다니는 행렬의 뒤를 따라다녔다.


바로 이웃집 들을 시작으로 해서 학교 친구 들의 집 이 줄지어 있는 위쪽 동네로 방향을 정하고 돌아다니며..

어느 집 은 아무도 없고, 또 어느 집은 할머니 할아버지 가 집에 사탕이나 초콜릿이 없으니 사과를 주어도 좋겠냐고 하시고 어느 집은 젊은 아저씨가 문을 열어 주자 마자 잔뜩 서있는 꼬마 고스트 들을 보고는 으악 하고 놀라 주시기도 하고 (그분의 연기는 수준급이었다. 그 소리에 밖에 있던 우리도 놀라 정도였으니 말이다.)

또 어느 집에서는 우르르 서있는 꼬마들 한 명 한 명 의 사탕 가방에 하나하나 사탕을 넣어 주시던 할머니가

큰? 아이들 속에 섞여 보이지 않았던 세 살짜리 아기 뱀파이어 모리츠를 발견하시고는

"어머나 이게 누구야? 여기도 뱀파이어 하나 더 있었네?" 라며 귀여워하시고는 사탕 하나를 더 가지러 가셨던 훈훈한 모습도 있었다.

언니가 입던 마녀 코스튬을 입고 나온 두 살짜리 마녀이다는 드레스가 조금 길어 가다가 발에 밟혀서 아예 드레스 잡고 뛰어다니며 사탕을 받으러 다녔다.

그 열정 적인 꼬마 마녀가  "엄마 내가 단거? 아니면 신거?라고 이야기하고 이렇게 받았어"라며 자랑스레 내민 사탕 가방 안에는 이웃들의 마음이 담긴 사탕들이 하나 둘 들어가 있었다.

우리를 엄마 미소 짓게 하던 핼로윈 밤은 그렇게 깜박깜박 저물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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