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가 없는
독일의 학교 시스템
요즘 저희는 주말마다 이학교 저 학교 설명회에 다녀오느라 바쁘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저희 집 막내가 내년 이면 고등학교를 가기 때문인데요.
아니 벌써 고등학교? 하실 분들 있으실 거예요.
독일은 중학교 가 없어요 그래서 초등학교에서 바로 고등학교 진학이랍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꼬맹이들이 말하자면 입시생이에요.
그럼 먼저 간단하게 독일의 학교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독일은 16개의 주로 나뉘어 있고 대부분이 공립학교 들이며(사립학교들은 시스템이 또 다르기 때문에 다음번에...) 베를린과 브란덴브엌을 ( Berlin und Brandenburg Klassen 1 bis 6) 제외한 모든 공립학교의 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에요.
그리고 바로 고등학교 진학인데요
독일 고등학교의 유형들
독일의 공립고등학교는 크게 넷으로 나누어 이야기할 수 있겠는데요.
1. 대학 진학과 우리로 하면 수능인 아비투어를 목표로 하는 Gymnasium 김나지움 우리로 하자면 인문계 고등학교는 5학년부터 (또는 7학년) 12학년 또는 13학년까지 의 과정으로 구성되어있고요.(학교마다 선택이 다른 12학년 또는 13학년 까지를 G8, G9이라고 하는데요. 요 이야기는 다음번에......)
2. 다양한 직업에 관심을 두고 취업에 목표를 두는 우리로 하면 상업계, 공업계 고등학교인 Realschule 레알 슐레는 5학년부터(또는 7학년) 10학년까지 과정으로 되어 있어요
3. 위의 두 가지 유형의 학교 시스템이 함께 콤비네이션 되어 있는 Gesamtschule 게잠트 슐레는 김나지움과 레알슐레가 다 들어가 있는 종합학교예요.
그러나 5학년부터 (또는 7학년) 9학년 또는 10학년까지 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독일의 수능인 아비투어를 준비하려면 Oberstufenschule 오버 슈투펜 슐레라는 곳으로 편입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4. 일반적인 교육을 지향하는 Hauptschule 하우프트 슐레 가 있어요.
사회성을 강조하고 직업교육과 연결되는 Ausbildung아우스 빌 둥을 목표로 하는 하우프트슐레는 5학년부터 (또는 7학년) 9학년 10학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 (또는 7학년)이라고 따로 표기한 이유는 베를린, 브란덴 부엌은 초등학교가 6학년까지 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기 전에 다음 진학할 학교를 정해야 하는데요. (베를린, 브란덴부억은 6학년 까지)
독일은 우리의 중학교 고등학교가 한 번에 합쳐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어요.
그럼 취업을 목표로 하는 레알 슐레 또는 하우프트 슐레를 나온 아이들은 모두 바로 직업전선으로 뛰어드느냐 하면 그렇지 않고요 그다음으로 직업교육 Ausbildung아우스빌둥을 직업의 종류에 따라 2년 에서 3년 또는 4년 에서 5년 (실습 기간까지 합쳐서요) 받고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요 테마도 다음번에 더 상세히 나누어 볼게요.
주마다 다른 시기에 하는
독일의 고등학교 설명회
얼마 전 독일의 헤센 주에 속해 있는 저희가 살고 있는 카셀에서는 시청에서 교육청 주관으로 고등학교 설명회가 열렸어요.
위에 설명했던 1번부터 4번까지 유형에 속해있는 학교들이 모두 나와 각각 인포메이션 코너를 만들고 각기 그 학교가 표방하고 있는 교육방침, 교육철학, 전통 등과 학교에서 제공되고 있는 제2외국어, 교환학생 프로그램, 특별활동 등등에 관한 정보를 그 학교에 관심 있는 학부모 들과 예비 학생들에게 전해주는 자리였지요.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지... 같은 공간인데도 그 속에서 가물에 콩 나듯 아는 사람들 (같은 반 학부형 또는 같은 축구, 농구 동우회 학부형들..)을 만나기가 힘들 정도였답니다.
저희 집 아이들이 연령 대가 다양하고 이사를 많이 다니다 보니 큰아들은 니더작센 주에서 딸내미는 바이 어른 주에서 막내는 헤센 주에서 고등학교를 가게 되네요.
독일은 주마다 여러 면에서 차이가 많은데요 특히나 학교 방학과 학기가 시작하는 날짜들이 주마다 다르다 보니 고등학교 설명회 들도 입학 지원서 접수도 합격자 발표도 날짜가 주마다 달라요.
독일의 방학이 궁금하신 분 들을 위해 남겨 놓습니다.
시청에서 하는 고등학교 설명회
그날은 시청 안 전체가 작은 박람회 장이 되었어요. 코너 별로 20개 가까운 고등학교 들의 각 학교장과 교사 그리고 학생들이 나와서 자기 학교 들의 특징 들과 교육방침, 철학, 전통,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 제2외국어, 예를 들어 어느 학교는 5학년부터 프랑스어 영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시작할 수 있고 프랑스어를 시작한 아이들은 6학년에 올라가서 영어를 2번째 외국어로 시작할 수 있으며 영어를 시작했던 아이들은 프랑스 어와 라틴어중에 하나를 2번째 외국어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과 7학년 9학년에 진행되는 프랑스, 미국, 아프리카와 교환학생 프로그램, 카누 서양장기 등 매력적이라 생각하는 특별활동 들에 대해 설명하고 학부모 들과 예비 고등학생들에게 어필 하기에 바빴지요.
저희는 그중에 몇 학교를 콕 찍어서 요즘 주말마다 학교 별로 겹치지 않게 하고 있는 고등학교 설명회 들을 쫓아다니느라 주말이 없는 것 같아요.
시청에서 주최했던 설명회 때와는 다르게 각 학교 별로 하는 설명회에서는 직접 학교 안을 속속들이 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침 10부터 시작하는 학교 설명회는 일찍 가지 않으면 않을 자리도 없어요 해서 당분간 주말 늦잠은 학교 설명회에 양보한 체 부지런히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저희가 다녀온 학교는 집에서도 교통이 편리하고 시청에서 했던 설명회에서 꼭 한번 가보아야겠다 했던 빌 헬름스 김나지움 이였어요.
그럼 함께 설명회 구경해 보실래요?
독일 인문계고등학교 김나지움의 설명회
이곳은 카셀의 빌 헬름스 김나지움이라는 인문계 고등학교 에요. 이학교를 지원하는 많은 아이들이 대학 진학과 독일의 수능 아비투어를 목표로 하지요. 학교 큰 강당에서 모여 음악과 자연과학이 특기인 학교답게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남녀 합창단, 그리고 댄스 팀의 흥겨운 공연을 했어요.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의 입시생 아이들은 각자 받은 알파벳 글자로 그룹을 나누어 마치 여행사 단체 관광팀에서 나온 가이드처럼 A, B, C, D.... 푯말을 높이 든 고학년 언니, 형아의 뒤를 오리 떼처럼 졸졸 따라서 학교의 구석구석을 돌아 보고 체험학습을 하게 됩니다.
그 시간 동안 학부모 들은 교장선생님 이 비머로 보여 주시는 학교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듣고 했어요.
강당 입구에 붙어 있는 안내표에는 그룹별로 나뉜 아이들이 시간별로 방문할 교실과 체험할 학습들이 자세히 표로 그려져 있어 우리 아이가 지금쯤 어디에 가 있을까? 하는 것을 알 수가 있도록 되어 있었어요.
예를 들어 F그룹에 속해 있던 막내는 미술실부터 시작해서 물리 화학실 체육관 순으로 담당 선생님과 고학년 선배 들의 도움으로 미니 수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표에 나와 있었지요.
그렇게 아이들 신경 쓰지 않고 학부모들은 편안하게 앉아 학교에 관한 이야기 들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어요.
만약 아이들이 곁에 있었다면 입시생이라 해도 아직은 어린아이들이라 긴 시간 지루해서 몸을 비비 트느라 정신없었을 텐데 말이죠.
정말 여러 가지로 꼼꼼하게 잘 챙겨서 조직화시켰던 훌륭한 설명회였어요.
그렇게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학교 탐방을 하고 있는 동안 학부모 들도
교장선생님의 설명회가 모두 끝난 후에는 양쪽 복도를 기준으로 20명 30명 단위로 그룹이 되어 학교 학부모 대표들의 깃발 아래 단체 관광 온 아주머니들처럼 우르르 우르르 몰려서 수학, 미술, 음악, 물리, 화학, 정보, 컴퓨터 등 다양한 교실 들을 돌아 보고 담당 교사들의 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짧은 프레젠 테이션을 들었어요.
그리고 체육관 학생 식당 들도 모두 돌아 보고 그날의 설명회가 끝났어요.
정말 마음에 드는 학교였어요.
그렇다면 독일에서는 어떻게 고등학교를 응시할까요?
이제 조만간 있을 상담에서 담임 선생님과 학부모가 아이가 갈 학교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 상담 때 함께 나눈 의견과 아이의 성적을 토대로 내년 2월 에 Empfehlung 엠펠룽 이라는 학교별 추천서를 아이마다 받게 되지요.
그때까지 우리 막내는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고요. 막내가 김나지움 엠펠룽 즉 인문계고등학교 추천서를 받게 되면 막내의 성적표와 추천서 그리고 응시 원서를 접수하게 됩니다.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예요. 그리고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결과를 받게 되지요.
*레알슐레, 게잠트 슐레, 하우프트슐레도 응시 방법은 같아요.
재밌는 것은 원하는 학교를 1 지망 2 지망까지 지원할 수가 있는데 보통은 2 지망 안에 원하는 학교를 갈 수가 있데요.
그런데 종종 원하는 학교가 지원자가 많아 되지 않는 경우도 벌어지는데 1 지망 학교를 꼭 원했던 내지는 그 학교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학부모 그리고 예비 학생이 충격을 받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학교 합격 불합격을 알리는 통지서는 꼭 주말에 준다는군요.
독일은 선발 고사 같은 것은 없지만 원하는 학교를 가려면 학교 성적도 좋아야 해요.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때는 독일 가정들도 스트레스를 받는 답니다.
때마다 교육전문가 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4학년 때 다음 학교를 정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또는 6학년에 때 진로를 정하는 것은 너무 늦다 로 의견이 분분한데요.
그럼에도 베를린과 브란덴부억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모두 4학년 때 다음 학교를 정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고민인 셈이지요.
한국의 시험과 입시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초등학교 4학년 입시생인 책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막내와 함께 나름 스트레스받고 있는 독일의 학교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