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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Dec 13. 2017

 독일 사람들의 재미난 선물 교환

비히텔 과 슈롯 비히텔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 흘러 가는지 이제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다.

요즘 독일에서는 학교, 직장, 동우회 등에서 크고 작은 크리스마스 파티 , 바자, 음악회 등의 각종 모임과 행사 들이 한창이다.


12월 24일 오후부터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명절 연휴는 누구나 가족과 함께 보내기 때문에 학교,직장,동우회 등에서 하는 크리스마스 파티, 모임과 행사 들은 그전에 이루어 지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크고 작은 크리스마스 파티 또는 모임할 때 꼭 준비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비히텔 Wichtel 라고 한다.

비히텔은 말하자면 어린 시절 한국에서 종종 구 들과 했던 마니또라는 것과 비슷한 누가 선물했는지 서로 모르는 비밀 선물 교환이다.


비히텔은 어떻게?

학교 에서 반 친구들끼리,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그리고 동우회 회원들끼리 또는 친한 친구들 모임에서 비히텔 이라는 비밀 선물교환하는데 보통 그것을 위해 미리 서로의 이름 들을 적어 넣고 제비뽑기를 한다.

그렇게 각자 뽑은 사람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그 사람의 이름을 적어 붙인 선물을 들고 크리스마스 파티나 모임 을 하는데...


초등학교 4학년 인 막내의 반에서도 요즘 비히텔을 하고 있다.

먼저, 각자 선물을 준비할 친구의 이름과 자기가 선물 받을 날짜를 미리 제비뽑기 해서 정하고,

자기가 뽑은 친구를 위해 미리 선물을 준비해서 이름 붙은 선물 들을 교실 한 군데에 모아 두고,

Adventkalender 아드벤트 칼렌더 (크리스마스 달력)를 열듯이 아이들이 뽑은 날짜에 맞추어 매일 한두 명의 아이들이 자기 이름이 붙은 선물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우리 반 같은 경우 선물은 2유로 50센트 약 삼천 원 내에서 준비했는데,

키안이라는 남자 친구를 뽑은 막내는 이 친구 에게 학용품 중에 뭔가를 해 주고 싶다 해서

예쁜 색종이와 지우개 그리고 사탕을 넣어 근사하게 포장을 했더니 12월 8일에 선물을 받는 날이었던 키안이 무척이나 기뻐했다고 했다.

우리 막내는 12월 16일에 선물을 받는 날인데 어떤 선물이 기다 리고 있을지 매일 날짜 꼽아 가며 기다리고 있다.


직장 동료 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기로 되어 있는 남편은 10유로 안에서 비히텔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뽑고 보니 와인을 좋아하는 동료 여서 다른 때처럼 차, 커피, 책, 예쁜 초, 장식품, 초콜릿, 샴푸, 화장품, 수제 비누 등등 을 놓고 들었다 놨다 고민하지 않아도 선물을 바로 정할 수 있다고 좋아했다.

이렇게 비히텔은 준비하는 곳마다 얼마 이내 에서라고 선물의 가격대를 서로 정하게 되는데

그렇게 대략의 가격대를 정하지 않으면 준비하는 사람에 따라 선물의 크기가 차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전이면 정해진 가격에 맞추어 친구 또는 동료가 좋아할 비히텔 선물을 고르는 일 않지만 그 순간 내가 선물 준비를 하는지 모르고 있을 친구가 평소에 무엇을 좋아했는지 또는 필요 한지 그리고 동료에게 어떤 선물을 하면 좋아할지 선물을 고르며 그 순간 이나마 작은 마음 한 조각 나눌 수 있어 추운 겨울 조금은 더 따뜻해지는 기분이 되고는 한다.



그럼 슈롯 비히텔은 뭘까?

비히텔이 비밀리에 서로의 선물을 준비하며 몽글몽글 포근해지는 것이 라면 슈롯 비히텔은 누가 받아도 뜨악할만한 것들로 선물을 준비하고 나누는 코믹 하고 재미난 선물 교환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독일어로 Schrott슈롯이라는 단어는 직역하자면 꼬지다, 후지다, 구리다, 썩었다 등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데

슈롯비히텔은 뭔가 맞지 않는 우수꽝스러운 선물들을 너덜너덜한 신문지 등에 대충 싸서 주사위 또는 번호 뽑기 방식으로 선물을 나누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딸내미 같은 경우 가장 친한 친구들과 슈롯비히텔을 했는데 어렸을 때 좋아하던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수건, 캐릭터 시계, 머리 방울 등등 지금은 쓰지 않는 그러나 받았을 때 유쾌해지고 재미난 것들을

준비했다.


비히텔 과 슈롯비히텔은 내용도 포장도 다르지만 포장을 풀어낼 때마다 그 안에서 무엇이 나올지 기대하는 마음은 모두 같은 것 같다.

마치, 밤 사이 다녀갈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졸린 눈을 비비고 있는 아이와 같은 마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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