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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Apr 03. 2018

봄봄봄 봄이 왔어요.


오늘의 날씨

햇살이 퍼지며 불어오는 바람마저 가볍다. 

여적 입고 다니던 겨울 잠바를 이제는 벗어 두어도 좋을 만큼...

이웃집 울타리에 망울 맺힌 개나리는 노란 자태를 뽐내며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라는 동요를 저절로 흥얼거리게 하고 우리 집 앞마당에도 작년 가을 씨 뿌려 놓은 (묻어? 놓은...) 꽃씨들이 하나 둘 꽃을 피우고

겨우내 멈춰 있던 동네 가운데 있는 작은 분수대에서도 물이 흘러넘친다. 마치 이젠 봄이 라니깐..진짜야 하고 속삭여 주듯...


4월이 시작되고 부활절 연휴 가 지난 이번 주 독일 날씨는 이제 봄이다.라고 이야기 하기 충분한 날씨다.

물론 하루에도 몇 가지 얼굴을 들이밀 독일의 전형적인(고약스러운...) 4월 날씨가 언제 불현듯 찾아올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럼 에도 오늘의 날씨는 한국의 봄 날씨와 견주어 볼만큼 봄스럽다.



봄이 내는 소리....

활짝 열어 둔 문틈 사이로 꽃 향기를 머금은 바람과 그 바람에 싣려 오는 이나무 저 나무 날아다니며 삐비 비비비 지저 기는 새들의 소리....

드륵륵덜덜덜.. 유모차에 아기들을 태우고 산책을 다니는 소리... 부웅 쓰으윽.. 집 앞에 우체국 택배 차 멈춰 서는 소리... 덜그럭 턱턱.. 쓰레기 통에 누구 집 못쓰는 병 버리는 소리 ....스락스랏 끽.. 힘차게 자전거 페달 밟는 소리...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이웃집 아줌마 들의 하하호호 웃음소리....

삐거덕 문을 열어젖히고 드리워져 있던 커튼마저 걷고 나니 쏟아지는 햇빛 사이로 맞은편 집 테라스에서 손 흔들고 있는 야콥네 아주머니가 보인다.

한 손에 커피 들고 마주 보며 다른 손 흔들어 주던 봄기운에 취한 나는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이렇게 서로의 얼굴이 빤히 보이는 곳에 우리 친정 엄마가 계시 다면... 오늘 저녁 봄 내음 한껏 풍기는 얼갈이 된장국 한솥 끓여 가져다 드릴 텐데..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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