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잘 먹고 잘 자는 것 만으로도 바로 피로 회복이 되고 체력이 유지 되던 팔팔 했던 시절이 이었다.
그때는 몇시간 잠을 덜 자도 다음날 일정에 무리가 없었고 남들 수시로 찾아와 한참을 괴롭힌다는 편두통도 커피 한잔이면 거뜬했으며.. 바삐 오가며 많이 걷고 숨쉬는 것이 운동의 전부 였어도 건강하다는 소리를 듣던 그런 때가말이다.
그런데...지금은 어떠한가...
하루 일정이 조금만 빡세면 초저녁 부터 잠을 길게 자도 다음날 회복이 잘 안되고 그주일 내내 피곤하다.
그뿐인가 푹 자고 일어나도 아침에 몸이 가쁜 한 날이 별로 없고 목,어깨, 머리 등등...아프고 결리는 다양한 부위들로 그전날 어떤 전투적인 자세로 수면을 취했는지 어렵지 않게 알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커피를 마셔도 오후가 되면 뜨나 감으나 별차이 없는 눈이 반쯤 감겨 들기 시작 하니 카페인의 힘을 빌려 머릿속이 맑아 지기를 기대할수도 없다.
이제는 숨쉬기 만으로 버틸수 있는 시절은 다 지나 간것이다.
너무 많은 정보가 걱정을 부추긴다.
안그래도 갱년기 증상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 들과
날씨가 안좋기로 유명한 독일땅에서 혈액순환장애는 옵션으로 가지고 있다보니
요즘은 말짱한 날이 드물고 자고 일어나면 인터넷 검색창에 무슨무슨 병 위험징후 5가지....
그냥 흘려 보내면 안되는 신호 7가지..등등 어찌나
다양한 병에 대한 정보가 충실하게도 매일 업데이트 되시는지...읽다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증세?들이 여기 저기 안걸리는데가 없어 보인다.
거기다가 요즘 다시 학생이 된 후로 매일 배우고 있는 것이 인체와 병에 대한 것이 아니던가..
비오고 온도 내려가는 날이면 손발이 차 지며
소화도 잘 안되고 가스도 많이 차고..
이번주 처럼 온도도 25도 26도 쭉쭉 올라 가고
햇빛 짱짱한 날이면 숨도 차고 속도 미슥미슥
기분 나쁘게 어질 어질 할때도 있고...
등의 것들을 매일 식단이 바뀌듯 다른 병 명들과 증세들을 수시로 맞추어 보며 혹시나....해가며 묵상 하고 있으니 커피위에 크림 동동 얹듯 걱정 까지 더해 심란해 지고는 한다.
내친김에 가정의 에게(독일에서는 기본적인 내과 진료 뿐만 아니라 1차적인 검진은 가정의 에게로 가야 한다.)정기검진 예약을 잡게 되고..
피검사 등 으로 받은 결과는 빈혈도 아니고 혈압도 정상이며 콜레스테롤,갑상선등 모든 수치가 정상 범위 라는 반가운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나는 왜 오늘도 조잘조잘 수다 떠는 입만 멀쩡 하고 수시로 골골 대는가?
그렇다 문제는 역시나 운동 부족이다.
그간 일주일에 간신히 두번 가던 조깅도 이핑계 저핑계로 자주 빠지고... 일주일에 딱 한번 가서 대충 따라 하고 오는 기공 을 그것도 움직였으니 운동이되었을 것이다 라며 위안 삼고.... 목표를 달성했어요 라며 오늘도 만보를 넘게 걸었노라 알려 주는 친절한 알림창에 힘입어 "운동 마이 하고 있다 아이가 "착각 하고 있었다.
이번주 날씨는 독일스럽지 않게 화창하고 좋다 못해 더운데도 몸 상태가 딱히 이유 없이 시들시들해서 오늘은 간만에 조깅 모임에 나가 아침 부터 땀나게 열심히 뛰어 다녔다.
그렇게 한바탕 뛰고 나니 무겁던 머리도 몸도 맑고 가벼워진 것 같다.
역시나 그동안 운동 이 부족 했던 게다. 그것도 마이...
오늘아침 쉔펠더 공원을 함께 뛰었던 -사실 느린 내 템포에 맞춰 뛰어 주었던...친구들을 보며 바람직 하고 영양가 있는 결심을 해 본다.
그거이 비록 작심며칠이 될 지라도 말이다.
30년을 한결 같이 아침 조깅 모임에 나오고 있는 72세의 베아테 처럼....작년 까지 마라톤을 뛰던 66세의 울라 처럼...나도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해가 쨍쨍 하나.. 어떤 날씨와 상황 속에서도 정해진 요일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운동 해 줘야 겠다.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