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요리 강습이 문화센터
Vhs에서 있었다.
원래 정원 수가 16명인데
예고 없이 초과된 인원으로
갑자기 계획보다 더 많아진
숫자의 수강생 들과 강습을
하기 위해
강습 초반부터
조편성을 조절하고 자리 배치를 바꾸고
나누어 놓은
식재료 들을 다시 재분배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더니
몸은 파김치 가 되었지만
기분은 날아간다.
이유인즉슨
인터넷으로 수강 신청을 했던
4명의 수강생 들은
"대기자 명단에 올라갔습니다"
하는 메시지를
이번 강습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신나서 강습을 오게 되었다.
이런 일이 종종 있으므로
언제나 식재료, 레시피 등의
강습 준비를 넉넉히
하는 편인 나는
강사 재량으로 그들을
함께 강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요리 강습을 하기 위해
몇 번을 수강 신청했다가
매번 빠른 시간 내에
마감이 되는 바람에 기다리기만 하다가
이번엔 드디어 참여할 수 있겠구나 싶어
너무 기뻤다는 사람들을
강사 가 미리 알고 있지 못했다고 해서
어떻게 그냥 가시라 하겠는가?
실습실이 좁으면 좁은 대로
준비된 식재료도 요리조리
서로 나누어서
다른 수강생 들 도
흔쾌히 이해 해 주고
모두가 즐겁게 강습에 임했다.
이렇게 대기자 명단까지 가지고
있게 된 한국요리 강습의 상황에
감회가 남다르다.
처음
카셀에서 한국요리 강습을
문화센터 Vhs 에서 시작할 때가 떠오른다.
지금 한국 요리 강습을 하고 있는
두 곳의
문화센터 중 한 곳인
Vhs는
독일의 거의 모든 지역에 있는
지역 문화센터다.
정부와 각 기관의 지원과 후원을
받아
다른 곳에 비해 강습료도
부담이 적고
독일어 어학 코스부터
법학, 철학, 스포츠, 문화,
역사, 요리, 음악 각 분야별
강습이 다양하게 학기 별로 이루어
지는 이곳을 독일 사람들은
시민 대학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 만큼
이곳 의 분야별 담당자 들은
나름
꽤나 까다롭고
콧대가 센 편이다.
처음
요리강습 파트 담당자와 미팅을 했을
때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담당자인 헬가트는
"한식? 글쎄....
초밥 강습 이 라면 몰라도.....
..... 우리 문화 센터에
프로그램으로 책자에 찍어 넣었어도
정원 수가 미달 이여서
시작도 못해 보고 폐지됐던 요리 강습
부지기수 다 "
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럼 에도 문화센터의 마케팅 담당자가
한국요리강습을
프로그램에 넣어 준 이유는
첫째는
카셀로 이사 오기 전
다른 도시에서 요리강습을 했던
나의 경력이 제법 화려 했다.
버젓한 곳에서 이름을 널리 날렸다는 것이
아니다
한국요리에 관심 있어 하는 곳이라면
그곳이
제대로 된 문화센터가 아니어도
양로원, 유치원, 학교,
시에서 하는 문화 행사, 교회 봉사
여성문화회관 봉사 등
가리지 않고
때로는
강사료 받지 않고
어느 때는
내 돈 들여 식재료 사 들고도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었다.
둘째는
일식 코스 요리 강습과
초밥 강습에 관심 이 많았던
담당자에게
나는
한국요리 강습을 넣어 주는 조건으로
일식 코스 요리 강습 반 과
초밥 초급 반, 중급 반 강습을
해 주기로 했었다.
물론
그때까지 만 해도
담당자는 한식 강습은 덤이니까
잘 되면 좋고..
안 되면 할 수 없지..
라는 식으로
한 학기에 할 수 있는
한국요리 강습 시간을 몇 번 이내라고
제한하기까지
했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나는
분명 한국요리 강습이
언젠가는 독일의 문화센터에서
제대로 대박이 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한국 요리는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움이 있는 만큼
정성이 듬뿍 들어간다
또 다양한 양념과 다채 로운 조리법은
깊은 감칠맛을 내며
신선한 제철 먹거리 들을
담아내는
건강하고 자연 을 닮은
서로 의 마음이 소리 없이
소통되는 요리 다.
세상에 이런 요리가 어디 흔하 던가?
이제는
담당자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 한국요리 강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대기자 명단이 너무 길어....
한국요리 강습 이번 달
한 번만 더 늘려 주면 안 되겠니?"
그러면 나는 이렇게
허리를 펴고 도도 하게
이야기한다.
"그러게... 한국요리 강습이
계속 대박을 치네..
글쎄.... 시간 한번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