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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18. 2016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아침 부터 빡빡한  일정 가운데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동동 거리며 볼일을 보러 다녔다.

독일은

아직 모든 것이

전산화 되어 있지는 않다.

그래서

 필요한 곳에

각각의 서류를 들고 가서 직접

접수 해야 되는 번거로운 일들이

가끔 생기곤 한다.

오늘도

아침 부터

관청에 직접 접수 해야되는

서류가 있어 다녀 오고

은행 볼일 보고

요리 강습 할 식재료들

시장 바리 바리 보아 서는

집에 도착,

마침

우리 막내네 학교 일정이

사정으로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아이들을 학교 에서 찾아야 하는 시간이

변경 되었음을 전해 듣고

다른 학부형들 에게

쏜살 같이 따.다.다.다

전화로 알려 주고

   월요일은 일찍 오는

딸내미를 위해 점심 준비를

해 놓고 나니

어느새

막내를 데리러 가야 하는 시간 이다.

부리나케 눈썹이 휘날리며

 막내의

학교를 향해서 뛰어 갔다.  

이래 저래 일이 많아 하루종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날씨도 좋고

뛰어 가니 운동도 저절로 되고

여기 까지는 좋았다

아~주 좋았다.

그.런.데

막내의 학교 앞에 도착 해서

시계를 확인 해 보니

12시 40분

정확히 왔다 ~라고 한숨을 푹~

내쉼과 동시에

딱~하고 머리를 스치는 생각

오마나

이게 무슨 일이래~

분명 아까 내가 전화로

이야기 했구만.....

그렇다

오늘은

학교가 13시 30분에

끝난다고 남들 에게 시간 변경

연락 까지 해 줘 놓구

막상 나는 원래대로의 시간인

12시 40분에 헥헥 거리며

학교 앞에 도착 하는 생쇼를 부리고

있었다.  

어떻게 이리 새까맣게

잊어 버릴 수가 있는지...

요즘 들어 나의

깜빡 깜빡 하는 건망증

증상이 점점 더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나이가 들어 가고 있는 증거 일까?

그래도 벌써 부터 이러면 어쩌나?

이거

약 이라도 먹어야 되나 ?


그러나

 황당한 건망증 덕분에?

뚝~하고  떨어진

이 귀한 시간을

속상해 하기만

하면서 보낼 수는 없다.

바꿀 수 없다면 즐기는 수 밖에..

나는

우선

라떼 한잔을 사서 손에 들고

쏟아 지는 햇빛을 받으며

초록색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아름들이

나무 들이 양쪽 줄로 줄 지어 있는

막내네 학교 근처

공원 길을 싱그러운 바람

맞으며 누비고 다녔다.

거기다 한모금의

 달콤한 라떼까지

마시고 나니

한결 기분이 나아 지면서

그래,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애를 셋씩 이나 낳아 키우고

있는 중년의 아줌마가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은건

당연한거 아니야? 라며

열심히 스스로를 위로 했다.

아이 셋을 낳았다는 것을

떠올리다 보니

예전에

절친

나눈 이야기가 생각나

한참 혼자 웃었다.


절친  여고 동창 이다.

이 친구는

우리의 학창 시절 벼라별 것을 다

기억 하는 친구 다.  

내가 세째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 해 주며

웃으며 하는 첫 마디가

"너는 어쩜 니가 한말을

그렇게 철저히 잘 지키냐"~였다.

무슨 이야기냐고 물었더니

나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고등학교 때

학생들의 존경의 대상이자

인기짱 이던

국사 선생님이 계셨다.

물론 나도 그분을 생생이 기억 한다.

어느날 국사 수업 시간에

선생님 께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 를 이룬다.

 너희 들이 장래에

멋진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되어 출세 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자손을 많이 낳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한 과제다"

라며 열변을 토 하셨는데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서

내가 손을 번쩍 들더니

 큰소리로 말 하더란다

"네 선생님 최선을 다 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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