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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25. 2020

선물 받은 것 같은 한 시간

서머타임이 해제되었다.


시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 인 10월 25일 오늘은 독일에서 서머타임이 해제되는 날이다.
지난 삼월 마지막 주 일요일인 3월 29일에 한 시간 당겨서 시작되었던 서머타임 그 시간을 다시 되돌려 놓는 것이다.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한 것 같다. 원래 있었던 시간을 한 시간 줄일 때는 왠지 굉장히 손해를 보는 듯하더니 있던 시간을 한 시간 다시 내어 놓았는데 어쩐지 땡잡은 느낌이 든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모든 게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이 일부분 맞게 들린다.


예전 같으면 서머 타임이 시작 될때 토요일 밤 잠들기 전에 집안의 모든 시계들을 미리 한 시간씩 폴짝 앞으로 보내 놓고 잠들고는 했다.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를 12시로 만들어 놓고는 왠지 아쉬운 눈길로 시계를 쳐다보며 벌써 12시가 되어 버리네 라고 구시렁 거리며....

그리고는 반대로 서머타임 이 해제 될때면 토요일밤 시계가 12시를 가리킬때 11시로 돌려 놓으며

흐믓해 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자고 나면 핸디 나 노트북은 샐프로 시간이 저절로 바뀌어 있어서 시계들도 그냥 두고 잔다.

그러면 일어나서 핸디를 켜고 보이는 시간과 거실에 걸려 있는 벽시계의 아직 바뀌지 않은 시간이 정확히 한 시간 차이를 나타낸다.어쩐지 시간을 선물 받은 것 같아 설렘이 배가 다.

따지고 보면 그 시간이 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커피 한잔을 여유 있게 내려 마시고 엊저녁에 정신없이 써서 올린 브런치 글을 확인한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기 전에 아무리 급해도 늘 맞춤법 검사 기능을 통해 한 번씩 교정을 보고 하는데도 어찌나 중간중간에 오탈자 가 많이 나오는지 모른다.

취미로 간간히 일상을 공유하는 글쓰기인데도 이런데 글 쓰는 것을 업으로 삼으신 작가님들은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우리 집 멍뭉이와 아침 산책도 하고 아이들과 아침도 먹고 거실을 비롯해 구석구석 청소기로 청소 한판 하고 나서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아직 돌려놓지 않은 거실의 벽시계는 12시가 다 되어 가지만 핸디의 시계는 이제 11시가 다 되어 갈 뿐이기 때문이다.


보통 같으면 점심을 준비해야 할 시간에 혼자 거실에 앉아 정원으로 난 문을 활짝 열고 박하사탕 같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그 바람에 작은 새 처럼 날아드는 가을 물든 나뭇잎을 마주 하며 글을 쓰고 있는 기분도 가을 가을 하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께도 가을색 입은 나뭇잎이 한 시간의 여유를 품고 나풀거리며 날아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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