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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ng Dec 11. 2017

2017년 12월 1일

성수동

네팔에서 사온 수제천 필통. 3색의 천연염색으로 실을 재료로 만들어진 이 필통은 네팔의 여성자립 운동의 일환으로 판매하던 물건이였다. 한화 3,000원 정도의 가격에 사온 기억이 있는데, 지금 다시 갈 수만 있다면 더 많이 도와주고 싶다. 아니, 물건의 질로 생각하면 도움은 내가 받는 기분이다. 어느덧 사용한지 9년정도 되었는데도 너무 멀쩡하고, 구조나 형태, 색상이 질리지 않는다. 몇 년전에 실수로 안쪽에서 검정 잉크가 터져, 바깥쪽 까지 번져버린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버릴 수 없다. 아니,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림은 깨끗한 쪽을 그려주었다. 돌이킬 수 없지만, 그것으로 좋다. 



면봉. 가장 오랫동안, 가장 주기적으로 구매하고 쓰는 물건이다. 다른 친구들이 담배나 술, 클럽과 유흥에 취미가 있다면 나의 나쁜 습관은 귀를 청소하는 것이다. 너무 자주, 많이 청소해서 이따금씩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혼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누구나 나쁜 습관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교토에서 사온 부채보관 지갑 - 이지만 필통으로 쓰고있다. 주로 주력으로 쓰는 몇개의 펜이나 연필, 샤프 같은 걸 담아 가벼운 마음으로 나갈 때 사용한다. 꽤 기품이 있어서 무언가를 쓰거나 그리기 전의 여닫는 행위가 일종의 의식처럼 기분이 좋다. 



AUTO POINT사의 TWO WAY POINT PEN 이다. 양쪽으로 립스틱처럼 나오고 들어가는 얇은 색연필 심을 꼽아 쓰는 펜이다. 색연필 심의 색감이나 질감이 묘해, 정교한 스케치에서 뎃생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게다가 2가지 색을 돌려가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틀렸거나, 수정하고 싶을 경우 다른색으로 덧그리면 묘한 맛이 있다. 문제는 한국에서 파는 심의 가격이 너무 폭리라서(개당 7-8000원) 어쩐시 마음 놓고 쓰기 어렵다. 올해 유럽여해중 독일 베를린에서 발견한 필기구 편집샵 가게에서 잔뜩 사왔다. 다 떨어지면, 구매대행이라도 시킬 셈이다. 



이토야 기념 펜(빨강). 빨강의 질감이나 색이 마음에 드는데다, 안쪽에 스프링이 달려있어 펜촉이 탄력적으로 움직여져서 재미있는 손맛을 준다. kaerusensei의 일러스트 작업을 임모하기 적당할 것 같아서 구매하였으나, 무게와 부피가 좀 있어 자주 들고 다니지는 않는다. 



파버 캐슬 접이식 물통. 유럽 여행중에 들고다니면서 숙소에서 쓸 양으로 구매하였다. 고무 재질과 플라스틱이 적절히 섞여있고, 미끄럽지 않은 재질로 되어있어 넘어질 위험이 적다.(실제로 매우 부주의한 내가 아직까지 넘어뜨린 적이 없다.) 접으면 꽤 얇아지는 데다가 위쪽 입구에 있는 홈들에 붓을 잠시 올려두기도 편하다. 한국에서 돌아와서도 여전히 쓰고 있다. 



멀티탭 3구. 어딘지 이런건 어디든 굴러다니게 되는 것 같다. 아마도 할머니가 쓰시던 건강의료기구 전자제품을 구동하기 위해 쓰였으리라 - 하지만 꼭 필요할 땐, 못찾고 새로 사고 마는 물건의 대표적인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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