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 부르기엔 먼 직장동료
어느 조직에 오랜 기간 있다 보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일상이 되고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자연스러워지기 마련이다.
회사에서 대략 하루 8시간을 일한다치고,
가끔 사적이든 공적이든 회식이나 점심 식사까지 포함하면 '사우'나 '가족 같은 회사'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고 느끼기도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수사적 표현이다.
'사우'가 만약 친한 형 동생 혹은 동갑내기나 이웃사촌과 같은 범주라면,
차라리 '가족'이 더 회사 조직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내가 동료를 선택하지 못한 것처럼,
가족도 선택한 것이 아니니까.
관계 때문에 어떻게든 부대끼고 살아야 한다.
가까울 땐 좋은데
너무 가까우면 부담스럽고 상처 주기도 쉽다
그렇다고 또 너무 멀면 서운하고.
'가족 같은 회사'란 전통적 가정상의 판타지에 기대어
아빠 같은 부장님과 엄마 같은 차장님
우애 좋은 형제 같은 동료들을 꿈꾸는 신기루 같은 것 같다.
있을 거 같은데 실제로는 없는.
그렇다고 '친구'라고 하기엔 직장동료 관계란 게 묘하다.
동료 同僚 [동뇨] 어휘등급
명사 같은 직장이나 같은 부문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
친구 2 親舊 어휘등급
1.명사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2.명사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
굳이 사적적 정의를 따지지 않더라도,
친구와 동료 사이 교집합에 있는지 아닌지 그 묘한 경계에 설 때가 왕왕 있다.
같은 공간에서 공통의 목적으로 일을 하니 어쩌다 보는 동창 같은 사적 친구보다
나의 고민과 관심사 등에 대해 더 잘 공감해 준다.
그렇다가도 상하 혹은 경쟁관계가 되기도 하여 스트레스나 불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절교를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자니 직장을 떠나든 부서를 옮기든 해야 한다.
점심은 먹는데 저녁까지 같이 하기는 좀...
평일엔 좋은데 주말까지 보기는 좀....
형, 누나 혹은 동생이라고 호칭을 하는데 누군가 하나 떠나고 나면
언제 그런 사람이 있었냐는 듯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지기 종종이다.
그래서 동료와 친구 사이 그 적절한 거리감이 중요하다.
사실 어느 관계에서나 적절한 거리가 중요한 것 같다.
누군가는 너무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데
상대는 멀리 있고 싶어 할 때
그 둘 사이의 balance.
이전 직장의 문화는(공채가 있었으니)
신입사원이 오면 자연스레
직급과 나이로 상하관계가 설정이 되고
그에 따라 높임말 할 사람과 존댓말 할 사람이 결정된다.
그리고 자연스레 형 동생의 호칭을 사용한다.
다른 용어보다 친밀감을 만들고 존대와 반말로 격의를 무너뜨린다.
적절한 전략이다. 만약 평생직장이란 것이 있다면.
그러나 회사란 곳은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곳이고 (혹은 내쫓기거나)
나는 이곳에 돈을 벌기 위해 온 것이란 생각에
굳이 '선배'란 표현을 썼다.
'후배'에게 말을 놓는 것도 한 달 이상은 걸렸던 것 같다.
(이후 다른 곳에서는 선후배란 표현에도 놀란 분들도 있었다. '동료'란 적절한 단어가 있으니까)
덕분에 덜 기대하고 덜 상처받았던 것 같다.
친구라 부르기엔 가까우면서도 먼 동료.
그 동료와 친구 사이 어딘가. 쉽지 않은 이야기다.
분명한 건 '적절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