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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핵추남 Nov 11. 2022

리더도 조직에 대해 불평 좀 하면 안 돼?

어디까지 말해도 되나요?


본사에서 온 사람의 말이다.


최근의 조직이 확장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는데 본사의 상사들 분위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 그분들은 구름 위에 있어. 구름 위는 햇살도 좋고 바람도 없고 기분 좋고 희망 차지. 그런데 나머지는 구름 아래 있어. 어둡고 잘 안 보이고 혼란스럽지.'


친구 같은 사이여서 할 수 있는 말이었지만 만약 그가 나보다 훨씬 높은 매니저였다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 변화의 역동성이 조직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지. 다들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잘 알지만 이 시기는 어떻게든 지나갈 거고 그렇고 나면 굉장히 좋은 미래와 너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을 거 같아.'


말 그대로 '장밋빛'과 '기약 없는 좋은 말' 들이겠지.



리더가 조직에 대해 불평불만을 한다면 그 말은 밑에 직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까? 불평을 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 해도 될까? 그렇다고 장밋빛 이야기만 하는 게 답일까?



얼마 전 퇴사 예정자와 식사하던 자리가 문득 생각이 났다.


점심을 싸온 동료들끼리 둘러앉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

당시에는 퇴사 의사를 표하지 않은 우리 팀의 팀원과 나 그리고 내 또래의 다른 팀의 팀원 및 기타 등등 여럿이 일상의 이야기를 하며 식사 중.


회사원들끼리 모이면 회사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불평과 불만이 나오게 된다.

그때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나의 속마음이 나와 버렸다.

회사의 방향과 철학에 대한 의심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불안과 불만.


나의 그 말 때문에 퇴사를 결정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퇴사 결정에 손톱만큼도 영향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면서 후회가 밀려왔다.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팀원과 팀장이 뱉는 말의 무게가 다르다.


중간관리자라면 임원들처럼 구름 위에 있지도 않다.

불평과 불만 혹은 불안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그런 이야기를 아무 곳에서 하여 팀원들에게 불안감을 실을 필요는 없는 거다.

정말 불안해서 조직이 가라앉고 있는 배라고 생각하면 자신부터 뛰어내릴 생각을 했겠지. (이런 리더들이 왕왕 있다)

그렇지 않다면 괜한 불안감을 조성하기보다는 오점은 진단하되 대안도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오점에 불안 혹은 불만이라 떠나려는 직원이 있다면 차라리 적극적으로 이력서도 봐주고 지원해라.

그럴 직원들이 아니라면 불평을 하더라도 회사에 애증이 있는 사람들이다.

회사가 잘 되길 바라지 망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아닌데 괜히 불편한 마음에 돌을 던지지는 말아야 한다.


회사에서 직급을 괜히 주는 게 아니다.

어깨에 직급을 얹어서 무거워졌다면

입은 되도록 다물고 많이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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