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그 친구는 왜 거짓말을 했을까

상황에 따라 역할이 있고 꼭 모든 것을 투명하게 보일 필요는 없다지만..

by 핵추남

문득 어느 찰나가 생각이 날 때가 있다.

길을 걷다가, 샤워를 하다가 혹은 밥을 먹다가 갑자기 이유도 모르게 머리를 스치는 기억과 장면들.

그러고보면 사람의 두뇌는 참 재미난 기능을 갖고 있는듯 하다. 어떤 것은 도무지 노력해도 기억이 안 나는데 어떤 것은 원하지도 않았는데 문득 떠오르는 것이.


아무튼 오늘은 갑자기 고등학교 때 친구가 떠오른거다.

당시는 세기말이었고 Y2K 전이었으니 20년도 더 전에 힘든 고3 시절을 같이 했고 서로 점심도 같이 먹고 공부도 함께 했으니 결코 안 친한 사이는 아닐터.

그런데 그 친구 얼굴과 함께 떠오른 단어는 바로,


거. 짓. 말 !


분면 친하다고, 그래서 나의 고민 혹은 공부의 노하우 등을 서로 공유하고 독려하는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보니 가정사나 학외활동뿐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 그러니까 아침식사로 무얼 먹었는가 같은 것마저도 죄다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거다.


그러고 나니 그 친구의 행동과 말 그 무엇에도 신뢰가 가지 않았고 시간이 흐로고 거짓이 반복될수록 멀어진 것같은 기억이다.


심지어 학외활동으로 당시 유명했던 판타지소설어 팀으로 작가로서 참가했다고 했을 때는 엄청 천재적인 사람이 내 친구구나라고 생각했다고!!

그런데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나는 꽤나 그 친구를 이해하고 싶었던 것 같다. 거짓된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이해하고 싶었고 기다리면 언젠가 진실된 모습을 볼 수있을 거라 기대하고 보여달라고 재촉도 했던것 같다.


수능이 끝나고 졸업식을 하고 동창들 각자가 다른 길을 가게 되고 연락처도 바뀌면서 자연스레 어느 한 톨의 아쉬움도 없이 그렇게 서로의 인생에서 멀어져갔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갑작스레 전화가 왔고 간단한 안부가 오고가고 시덥지 않은 통화를 했던 것이 그와의 마지막 기억인듯 하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정말 모르는 거라는 깨달음을 주었던 그 친구가 왜 갑자기 생각이 났을까?


그리고 그는 무엇때문에 온통 거짓말로 삶을 감싸고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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