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유토피아
미셀푸코의 책에서 따온 헤테로토피아.
책 소개를 인용하면,
‘헤테로토피아hétérotopie! 미셸 푸코는 이것을 현실에 존재하는 장소이면서도 그 밖의 다른 온갖 장소들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고 그것들을 전도시키는 장소, 말하자면 실제로 위치를 갖지만 모든 장소들의 바깥에 있는, 일종의 “현실화된 유토피아”라고 이야기한다. 다락방, 인디언 텐트, 목요일 오후 엄마 아빠의 침대, 거울, 도서관, 묘지, 사창가, 휴양촌…… 푸코는 언뜻 유사성을 찾기 어려운 이 장소들을 ‘헤테로토피아’라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줄줄이 소환한다’ -문학과 지성사
푸코가 무얼 의미했는가는 중요치 않다.
설사 오독이라 해도 상관없다.
어느 전공에도 제대로 속하지 못한 느낌의 대학시절
경영학과 전산실을 지나면 유독 고요한 자리가 있었다.
시끄럽고 격정적인 공간을 지나 갑작스러운 고요함
혹은 고립감의 비현실적인 느낌이 도리어 나를
차분하게 해주곤 했다. 거기서 보는 앞의 다른 학과 건물과
아래 지나다니는 학생들 멀리 보이는 관악산 등선 그리고
뒤에는 문만 열면 바로 현실의 소리들이 넘칠 사무실,
이 모든 것들이 옆에 있어도 옆에 있지 않고 그저 먼
무언가로 느껴졌다. 어디에서 누구에게도 치유받지 못할
감정을 유일하게 치유해 준 장소였다.
그곳이 나만의 헤테로토피아가 아니었을까?
직장 생활 서도 자신만의 헤테로토피아를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산책로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일 수도 있다.
지금 당신의 고민을 당신만큼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섣불리 공감을 받으려 꺼냈다가 상대의 고집 혹은 무지에
괜히 이야기를 꺼냈다고 느낄 때가 있었으리라.
그때 당신만의 헤테로토피아를 찾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