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시작은 공감에서부터

리더라면 공부도 좀 하고 고민도 좀 하고..

by 핵추남


리더들로부터 잊을 수 없는 서운함들이 있다.

애초에 기대가 없던 리더라면 실망도 없을 터.

전부 완벽한 리더는 애초에 없기에

나와 맞지 않는 것은 항상 있기마련이지만

그 중에는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도록

나에게 생채기를 낸 경험들이 있다.


첫 장면.

내 코는 비중격만곡증이었는데 늘 그것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다가 어느 날 수술을 해야겠다고 결정을 했다.

대학병원에서 하기로 했는데 이를 위해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고.

아.... 무서운데..

아무튼 그 때문에 여러 검사도 진행하고 심장초음파도 하고 우여곡절 끝에 수술을 해도 된다고 허락이 되어

3일간 입원하며 수술.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 후

아직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 보스에게 온 전화.


내용은,

수술 전에 본사에서 온 분들과 한국의 고객들 간의 미팅 내용을 정리해서 follow up 할 것들을 정리해 보낸 메일에 중요한 가격정보에 오타가 있던 거다.

미팅 중 나온 가격과 차이가 있으니 이를 정정하는 메일을 본사에 얼른 회신하라고.

당시 우리는 다른 회사에서 인수가 되었기에 피인수자로서 인수한 곳의 사람들에게 책잡히고 싶지 않고 프로페셔널하게 보여야 하는데 이런 실수가 용납이 안된거라.

물론 영업에서 숫자가 매우 중요하고 가격은 더더욱 중요한 아이템이고 내 스스로도 그것을 실수한 것이 창피하지만 (전화 오기 전 이미 발견해서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내부 소통에서의 오류이니 당장 급히 정정하지 않아도 무방했고 하루만 기다리면 퇴원이니 그때 내가 정리해도 괜찮은 일이었고 그리 급하다면 참조에 있는 보스가 먼저 본사에 상황 설명하고 담당자인 내가 퇴원하면 연락할 것이라 메세지 남겨줘도 좋지 않았을까?


결론적으론 본사분들은 심각히 받아들이지 않았고 서로 혼동하고 있던 내용을 정리해 이후에 고객과 잘 진행하고 마무리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서운했던 것은 내가 입원한 이유가 '수술'이 아니라 '시술'이라 생각했고 (아마 지금도 그렇게 생각할 듯. 아니면 기억도 못 하거나) 그래서 별 큰일이 아니니 휴가를 내고 (심지어 병가를 내지도 않았다. 불가피한 수술이 아니라 개인 선택에 의한 거라 생각해서) 입원했지만 (입원한지도 몰랐을 수도) 전화를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단 것이다. 본인이 발견한 즉시 알려주지 않으면 본인이 잊을 수도 있고 담당자 (나) 가 모를 거라 생각했을 테니까.


리더라고 부하직원에게 아무 때나 연락하는 것?

절대 해선 안될 일 중 하나이다.

이전에 토요일 아침에 연락하던 상사가 있었는데 내용 들으면 진짜 별거 아니어서 그 이후 주말 내내 기분이 상한 상태로 보내기도 했었다.

퇴근 시간이 지나면 정말 오늘이 아니면 안 되는 일 제외하고는 (그럴 때도 상당히 미안함을 표현해야 하고) 연락을 삼가야 하고, 만약 휴가 중이라면 더더욱 연락을 해서는 안 되는 거다. 연락하기 전에 휴가인지 아닌지부터 기억하고 있어야 하고. 특히 입원 같은 특수한 상황이었고 그것을 이미 인지했다면 더욱 자세히 듣고 기억해야 할 일이다.

아무튼 그날의 서운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해졌고

나로 하여금 보스와의 거리감을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두 번째 장면.

본사에서 글로벌 정책의 일환으로 가격을 조정한단다. 당연히 그 정책에 따라야 하는 것이 각 국가 담당자의 할 일. 그런데 왜 올려야 하는지 고객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혹은 각 국가의 사장 상황이 다르니 어느 정도 인상폭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아시아 전체를 향한 메일에 나를 포함한 몇몇 동료들이 그런 질문들을 했을 텐데 아마 이런 행동이 본사의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고 오해했었나 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아시아 전체를 향한 메일을 보내면서 굉장히 강한 어조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줄 수 없고 우리가 알 필요도 없으니 그저 따르라는 내용.

그런데 그 메일에 To 는 위의 질문을 던졌던 몇몇 국가 담당자였고 나머지는 전부 cc 에 들어있었다는 것.

그러니까 메일에는 'to all' 이라고 하면서 정작 질문 혹은 불평을 한 사람들만 골라서 면박을 준 것이지.

처음에는 문화의 차이일까? 혹은 언어의 장벽이 만든 tone 의 차이일까?라며 스스로 고민도 하고 내가 잘못한 것은 없을까 되돌아 보기도 했지만,

그냥 부족한 리더의 공감능력부족이라고 밖에

결론이 나질 않았다.

충분히 다른 방법으로 동료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사건 이후 어느 누구도 더 이상 그 분과는

논쟁을 하지 않는다.

고압적인 리더의 자세는 우리로 하여금 입을 다물게 했고

발전을 위한 논쟁 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하게 했다.


100인의 리더가 있다면 100가지의 리더십이 있다.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그르다고 말할 수 없다.

상황과 시간에 따라 필요한 리더십이 다르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100가지 리더십 모두에 꼭 필요한 필수 요소가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공감'이다.

일이란 결국은 '사람'이하는 것.

사람 사이의 소통의 시작은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공감'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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