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관심 갖지 않을 찰나의 무게만큼"
거기 그렇게
여기 이렇게
삶의 딱 하루
그 시간을 몰래 가져와
그 시간을 나누고 또 나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누구도 관심 갖지 않을
찰나의 무게만큼
하루와 또 하루, 그 사이에 넣어 둔다
찾을 수는 없겠지만
잃었다고 느낄 만큼
사람들의 소음과 선율 사이의 어느 곳
초점 없이 흘러가는 아련한 풍경의 뒤편
귓등에 속삭이는 벚꽃 바람의 따스한 끝자락
스치듯 아득한 향기의 미미한 흔적 속
혹은
깨어버린 꿈속에서 해답 없이 헤매는 미간 사이
앞지를 수 없어 망설여지는 익숙한 뒷모습과 기대감 사이
뜻 모를 허전함에 하염없이 뒤적이는 손짓 사이
들리지 않는 분주한 입술과 멈춘 듯 고요한 정적 사이
아니면
빈 아이스티 잔 위로 흘러내리는 차가운 물방울 속
탁자보 위에 스며드는 오후의 따스한 햇살 자락 아래
흩날리는 꽃잎이 내려앉은 낡은 나무 벤치 위
늘 바깥세상이 궁금한 카페의 구석진 창가 한편
거기 그렇게
넌지시 떨궈두고 돌아선다
그러면 알듯 말 듯, 떠오를 듯 말 듯
애매한 표정의 얼굴을 보고선
보란 듯이 크게 소리쳐 본다
이봐, 나야 나
누가 너에게
사랑이었다고 전해 달래
또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