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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없는 여자

9mm를 찾아서

by JOON

2년쯤 되었나? 노트북 화면이나 휴대폰을 볼 때면 눈이 시리고 시간이 경과될수록 충혈되는 증상이 생긴 지 말이다. 이 정도의 눈 피로감은 현대인이라면 당연히 느끼는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어느 날 아침 이렇게 시큰하고 뻑뻑한 눈으로는 도저히 작업을 못하겠다 싶어서 드디어 안과를 찾아갔다. 이런저런 진찰 후 5분 동안 진행하는 눈물 측정 검사를 했는데 10mm가 나와야 할 눈물이 나에게는 고작 1mm 뿐이란다. 아니, 이건 너무하잖아. 눈물을 없애가면서까지 내가 얻은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 중 하나가 ‘나는 다른데 다 고장나도 눈이랑 손만 멀쩡하면 돼. 작업하는데 지장 없게.’ 였는데 이렇게 소홀히 관리하다가는 시력을 잃게 생겼다. 갑자기 조바심이 생겨서 처방받은 안약은 물론이고 인공눈물도 열심히 넣기 시작했고 온열 안대도 구입했다. 앞으로는 미련하게 버티지 말자. 열심히 병원 다니면서 내 소중한 9mm를 찾아야지. 3개월 치료 후 눈물 많은 여자가 되리라!


- 4월 넷째 주 : 눈물 모으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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