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주니 :
정말 못 잤나 봐.
아침에 운동장을 걷는 중에 졸음 왔어.
집에 와서 벌러덩 누웠더니 바로 잠들었어.
'딸 아침 준비해야는데...' 이러면서.
딸 방에서 알람 소리가 들렸어.
벌떡! 일어났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부엌으로 갔어.
딸에게 아침 식사 건네줬어.
시댁에 가져갈 갈비탕에 불을 켰어.
부엌에서 사부작사부작 움직였어.
'자야 해, 넌 피곤해.'
소리가 자꾸만 들렸어.
방으로 들어와 다시 누웠어.
자꾸만 눕고 싶었어.
'무기력하구나.'
어제 무리했나?
잠을 못 잔 게 원인일까?
너에게 글을 쓰다 보니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더라고.
이 상태를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었어.
글을 쓰며 못 느꼈던 나를 알아 가네.
움직여야겠어.
웃어야겠어.
다시 무기력이 찾아오면 잠시 잘게.
오늘은 정말로 공백을 만들어야겠어.
다른 사람에게 틈을 주라고 말했으면서
나에게는 말하지 않았어.
오늘은 나에게 건네는 말.
"주니야, 너도 틈이 필요해."
빡빡한 타임 스케줄을 정리해야겠다.
오늘은 오전에 하나, 오후에 하나.
그렇게만 할게.
"빈틈 없이 다 채워야 해."
지금도 이렇게 외치는 소리.
나도 나에게 과감히.
"오늘은 단순하게 보내자."
내려놓음.
오늘 나에게 건네는 단어야.
"내려놓자"
친구 :
졸음은 좀 어때?
사랑주니 :
아직 졸려.
친구 :
비 계획적으로 좀 더 자볼 생각은 없어?
넌 지금 피로 누적일 수도 있어.
사랑주니 :
1) 왜 계속 피로 누적일까?
- 원인 찾는 본능.
2) 오늘 계획 안에 오전 낮잠이 없어서
버티고 있었어.
- 오전 공백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네.
3) 도서관 도착 시간이 예상 보다 늦었어.
- 계획을 수정하고 채워 넣고 있었지.
친구 :
아까 네가 말한 거와 달라진 게 없어. ㅋㅋ
사랑주니 :
그러니까, 달라지지 않았어.
아침에 너에게 보낸 장문의 메시지는
소용없는 말이었나봐. ㅋㅋ
친구 :
이제까지 그런 생활이
몸에 배어있으니 쉽진 않겠지.
체질 개선을 잘 해봐.
계획 간의 여유를 갖는 체질 개선.
여유를 계획에 넣는 건 어때?
몇 시까지 점심 식사.
30분간 산책.
이렇게 쉼도 다 계획에 넣어봐.
어제 친구와 나눈 대화입니다.
어제 내 안의 소리를 들었어요.
무기력하다고, 좀 쉬고 싶다고요
조금은 느슨해지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럼에도 시간을 채우고 있었어요.
비어있음이 익숙하지 않았던 거죠.
회사 다닐땐 워커홀릭이었어요.
지금은 글 홀릭, 일 홀릭.
어제는 마음의 소리를 따르려 했어요.
글을 쓰며 방향을 찾으려고도 했죠.
사실은 잘 되지 않았어요.
타인에게는 휴식이 중요하다고 했어요.
알아요.
계획은 틀어지기도 해요.
삶은 언제나 그렇지요.
알지만 직선으로 가고 싶은가 봐요.
친구가 말하는 비계획적으로.
아니면 쉼도 계획에 넣어야 할까봐요.
나답게 숨 쉬며 사는 연습을 해야하네요.
주말에는 마음을 들어볼까봐요.
'틈을 허락해줘야지.'
조심스레, 나에게 건네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날.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다는군요.
내일은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쉬어갈 틈'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