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 홀로서기. 서정윤
보고 싶은 사람.
언젠가 만날 것 같은 사람이 있다.
글을 쓰며 이웃님들과 소통을 하다 보면
그런 느낌을 종종 받는다.
일종의 점 찍었다고 할까.
'어? 만나겠는데?'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왠지 모르게 익숙한 기시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자주 소통해서도 아니다.
처음인데도 그런 분이 있고,
글쓰기 초보 시절
으쌰으쌰 하며 동지처럼
어깨를 맞대던 사이도 있다.
신기하게도, 꼭 만난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어진다.
그럴 때면 늘 이렇게 말한다.
"당신을 만날 줄 알았어요.
우린 이미 만나기로 약속한 사이랍니다."
그런 감각을 품고 있는 상태,
그게 기다림일지도 모르겠다.
운명이라고 불러도 좋고,
그냥 믿음이라고 해도 좋다.
다만,
기다림이 반드시
만남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언젠가 연결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만날 사람은,
결국 만나게 되어 있다.
우리는 만났다.
대구에서, 번개처럼.
갑작스러운 일정이었다.
하루 전 공지였고, 평일 오전이었다.
흐름은 자연스러웠다.
약속한 날짜도, 날씨도
묘하게 딱 맞아떨어졌다.
공항 출발 시간은 7시 30분.
비행기는 지연 없이 출발했고,
대구 공항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최종 목적지는 동대구역.
공항에서 택시로 15분 거리였다.
반색하던 택시 기사님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공항에서 두 시간 대기하다가
이렇게 가까운 손님이면 김 새긴 하죠."
제주에서 처음 온 거라 몰랐다고
조심스레 말씀드렸다.
기사님, 참 멋있었다.
쿨하게 인정하며 말씀하신다.
그 또한 삶이라고.
그 짧은 이동 시간 동안
기사님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살아 있는 자기 계발 같았다.
내리며 인사를 건넸다.
"선생님, 오늘 좋은 일 가득하세요!"
기사님 덕분에
약속 장소에도 딱 맞춰 도착했다.
서로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하고,
어제 본 사이처럼 자연스러웠다.
아침 9시.
별자연님. 비타미영님.
동대구역 근처 하삼동 커피숍에서
대화를 시작했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별자연님이 사주셨다.
11시,
두 분이 더 합류했다.
큰아빠님, 김스멀님.
정말 맛있는 밥을 먹었다.
정갈하고 깔끔한 점심.
입에 남는 텁텁함 없이
개운한 맛이었다.
각자 고른 메뉴가 모두 성공.
그렇다면 그곳은 찐 맛집이다.
미영님이 고심 끝에 고른 곳이라더니
역시였다.
식사 후에는
대구의 힙한 골목을 지나
또 다른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됐다.
글을 쓰는 사람들.
글을 쓰는 마음.
고민, 용기, 응원.
쉽게 꺼내지 못한 진심들.
반짝였다.
시간은 금세 흘렀고,
다시 제주로 돌아갈 시간이 됐다.
"만나야 했죠."
"정말 뵙고 싶었어요."
"꼭 만날 줄 알았어요."
"우린 만나게 되어 있었어요."
"갈까 말까 고민할 필요도 없었어요."
"직접 얼굴 보고 글 얘기를 하니 신선했어요."
"너무 힐링이었습니다."
"오길 잘 했습니다."
제주에서 대구로 잠깐 나타났다가
뜨거운 에너지를 나누고 돌아왔다.
그렇게 우린 깊은 인연이 되었다.
서로 품었던 작은 소망들이
별이 되어 반짝였다.
함께해 준
별자연님, 비타미영님, 큰아빠님, 김스멀님.
시간과 마음을 기꺼이 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글 너머의 온기를 확인할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마음이 남았고,
오래 기억될 하루가 되었습니다.
감사했고, 감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