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억지로 바뀌지 않더라, 맞는 걸 만나면 달라진다

by 사랑주니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

새벽이 맞는 사람, 밤이 맞는 사람.


사람은 다 다르다.

각자의 루틴과 습관도 같을 수가 없다.



예전의 나는

대체로 저녁 루틴이 있는 사람이었다.


퇴근해 귀가하면

거실을 정리하고,

방을 훑고,

부엌으로 향했다.


저녁을 차리고 치우고 나면 소파로 직행.

그때부터 고개가 서서히 떨어지고

꾸벅꾸벅 졸다가 뒤로 꺾인 채

자고 있는 건지,

티브이를 보는 건지

멍한 상태로 앉아 있었다.


소파와 머리가 하나가 되고

눈과 티브이가 연결되는 시간.

그게 몇 년째 반복되던 나의 루틴이었다.


집은 깔끔했고

아이들은 무탈하게 자라주었다.

문제랄 건 없어 보였다.

그렇게 반복되던 나날들.



어릴 적부터 있던 불면은

어느새 습관처럼 굳어

새벽 1시, 2시면 눈이 떠졌다.

몇 시간을 다시 잠들지 못한 채

버티는 날들이 이어졌다.


2년 가까이 허덕허덕했다.

퇴근해 집에 들어오면

집을 살펴볼 여력도 없었다.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소파에 철푸덕.


"여기 잠깐, 20분만 있다가 할게."


그 20분이 한두 시간은 금방이었다.

눈치껏 남편이 아이들을 챙겼고

아이들은 라면을 끓여 먹기도 했다.


야근으로 밤늦게 들어오면

현관에서부터 질질 끌려오듯 침대에 털썩.

얼굴이 이불에 파묻히고

완전히 방전된 상태.


다음 날 아침 흐물흐물 움직였고

출근하면 없는 힘까지 끌어모아

웃으며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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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친구는 요가를,

한 친구는 수영을,

언니는 헬스를 해보라고 했다.


들리지 않았다.

'나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이지.'


나 못 해.

난 그런 거 싫어해.

하지 않을 이유는

백 가지도 만들 수 있었다.



미라클 모닝이 궁금했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왜였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원인을 꺼낼 필요도 없다.


어쩌다 보니

아침 운동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고

무심코 걸었고 그다음은 달렸다.


내게 맞아서였는지

하다 보니 좋아진 건지

확실하진 않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좋다는 것이다.


매일 나가고 싶어진다는 것.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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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녁형 인간이었다.

지금은 아침 공기를 기다린다.

사람은 억지로 바뀌지 않는다.

맞는 걸 만나면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당신에게도 그게 있을 것이다.

남들이 달리기를 한다고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요가일 수도 있고

수영일 수도 있고

그냥 걷기일 수도 있다.

자꾸 눈에 들어오는 것.

자꾸 가슴을 건드리는 것.

그걸 붙잡으면 된다.

각자에게 끌리는 무언가는 있다.

가슴으로 자꾸 불어오는 것.

눈에 자꾸 들어오는 것.

내 심장을 조금이라도 달구는 것에

마음을 내어주면 된다.

조금 늦어도 괜찮다.

그 마음만 놓지 않았으면 한다.

언젠가 당신을

더 건강한 세계로 데려갈 열쇠가 될 테니.

이미 당신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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