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안 들리고 새벽엔 들리는 것

by 사랑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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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나를 살피는 시간입니다.

일어나 움직이며

오늘의 내가 어떤지 느낌을 찾아요.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어느 부위가 뻐근한지 살살 달래줘요.

의자에 앉아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눈을 감고 잠시 명상을 해요.

이 자세에서 어디가 불편한지 바라봐요.


오늘은

목 왼쪽이 신호를 보내고요.

어깨도 왼쪽에서 찌릿 소리를 냅니다.

엉덩이는 오른쪽이 힘이 더 들어갔어요.

앉아 있는 자세가 살짝 틀어졌어요.

엉덩이 위치를 다시 잡고

꼬리뼈를 중심으로 자세를 고칩니다.

제대로 앉은 것 같은데요.

고관절에서 들려주는 감각은

일정하지 않군요.

왼쪽과 오른쪽에서 미세하게

다른 신호를 보냅니다.

이따가

밖으로 나가 걸을 때도 살펴봐야겠어요.



사실 이런 감각은

하루 종일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낮에는 잘 안 들립니다.

해야 할 일, 사람의 말,

일정의 속도에 몸이 묻혀버리거든요.

새벽에는 다릅니다.

소음이 적으니까요.

몸이 보내는 신호가

“아, 여기” 하고 손을 듭니다.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오늘 하루의 기준으로 삼아보려고 해요.

오늘은 ‘운동을 더 해야지.’가 아닙니다.

‘몸을 먼저 정렬하자.’로 시작합니다.

밖으로 나가면 발바닥부터 확인할 겁니다.

왼발은 어떻게 닿는지,

오른발은 어떻게 굴러가는지.

골반이 기울어져 있으면

걸음이 먼저 비뚤어지고,

그 비뚤어진 걸음이

목과 어깨로 올라오더라고요.

걷는 동안에는

속도를 욕심내지 않겠습니다.

달리기도 무리하지 않을 거예요.

왼쪽 목이 불편하면

팔 스윙을 조금 줄이고,

어깨가 찌릿하면 숨을 더 길게 내쉬고,

고관절이 일정하지 않으면

보폭을 좁혀볼 거예요.



이건 대단한 게 아닙니다.

오늘의 몸을

오늘 안에서 다루는 방식입니다.

신기한 건, 이렇게 몸을 살피는 날은

마음도 조금 덜 거칠어집니다.

몸이 불편한 줄도 모르고 버티면

말투가 날이 서고 표정이 굳거든요.

반대로 몸을 한 번 정리하고 나가면

하루를 대하는 결이 조금 부드럽습니다.

새벽은 저에게

해야 할 일을 시작하는 시간이 아니에요.

나를 먼저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왼쪽이 신호를 보내는 날이고요.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한 번 더 고쳐 앉고, 한 번 더 천천히 걷고,

그렇게 하루를 열어보려고 해요.

크게 달라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늘의 나는 오늘만큼만 살피면 되니까요.

오늘도 밖으로 나가 확인할게요.

내 몸이 어떤 상태인지.

그 상태에 맞는 하루를 살겠습니다.

오늘도 새벽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모든 순간의 나를 아껴주기.

미라클 모닝 721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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