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이 깨졌어요.
그제 그랬지요.
전날 있었던 일들이
다음날까지 따라오더군요.
하루 흐름이 통째로 멍한 날이었어요.
그래서 그날 밤은 일찍 쉼을 선택했습니다.
어제는 토요일이었고요.
고등학생 딸과 함께 쫑알거리고
뒹굴뒹굴했어요.
밤 8시부터는
침대에 누워 책을 읽었습니다.
오늘 새벽은 어떻게 열었을까요.
지금 컨디션은 괜찮을까요.
“몇 시에 자야 하나요.”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10시에 자면 좋은지,
11시는 늦은지, 몇 시간을 자야 개운한지요.
물론 그런 사실도 필요해요.
실제로 회복을 가르는 건,
‘몇 시에 누웠는가’만은 아니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고 생각해요.
잠들기 전에, 얼마나 잘 준비하고 있나요.
우리는 잠을
너무 갑작스럽게 대할 때가 있지요.
한참 스마트폰을 보고, 생각을 굴리고,
해야 할 일을 붙잡고 있다가
어느 순간 불을 끄고 눕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말해요.
‘이제 자야지.’
하지만 몸과 뇌는 그렇게 단번에
바뀌지 않더군요.
아직 깨어 있고, 아직 움직이고 있고,
아직 하루를 끝낼 준비가 덜 됐는데
갑자기 잠들라고 하면
회복은 늦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잠은 ‘드는 것’보다
‘들어갈 준비’가 중요하더라고요.
잠잘 준비는
씻는 순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몸과 마음에게
“오늘이 끝나가고 있어.”라고
알려주는 과정이에요.
저는 ‘잠들기 전 1시간’을
따로 떼어 놓는 편입니다.
불을 한 단계 낮추고요.
휴대폰은 침대 밖에 두고요.
오늘 마무리 못한 걸 다 해내려고
잠들기 직전까지 붙잡고 있지 않아요.
과감히 내일로 넘깁니다.
메모장에 한 줄로 적어두고,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선을 긋습니다.
그다음에 책을 몇 장 넘기거나,
숨을 천천히 고르면서
몸이 쉬는 쪽으로 넘어갈 시간을 줍니다.
이렇게 준비하면
뇌가 “이제 끝나는 시간이구나”
를 알아차리는지,
긴장이 훨씬 빨리 풀리더라고요.
잠이 들기 전인데도,
몸이 먼저 쉬기 시작하는 느낌이었어요.
더 확실히 알게 됩니다.
회복이 꼭 잠든 뒤에만
시작되는 건 아니라는걸요.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미리 받으면
몸은 그때부터 속도를 늦추기 시작해요.
마음은 조금 가라앉고, 생각은 정리되고요.
그래서 같은 시간을 자도
컨디션의 차이가 생기더라고요.
어떤 날은 6시간을 자도 개운하고,
어떤 날은 자도 잔 것 같지 않아요.
시간의 양이 아니라,
회복으로 들어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아침이 힘든 사람일수록,
밤을 다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어나지 못하는 게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잠들기 전 몇 시간이
더 큰 원인일 수 있더군요.
아침을 바꾸고 싶다면
기상 시간만 당기기보다
밤을 어떤 흐름으로 마무리하고 있는지부터
돌아보는 게 먼저예요.
좋은 아침은 좋은 밤에서 시작되지요.
개운하게 눈뜨는 삶은
알람을 몇 개 맞추느냐보다,
잠들기 전에 나를 얼마나 부드럽게
쉬게 했느냐에 더 가까워요.
결국 수면은 시간이 아닌
태도 같더라고요.
나를 억지로 재우는 태도가 아니에요.
잘 쉬게 해주는 태도입니다.
그 차이가 하루의 컨디션을 바꾸고,
삶의 결까지 바꿔놓습니다.
요즘은 “몇 시에 잤는지”보다
“잠들기 직전 1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를 더 보게 됩니다.
어제는
밤을 조금 일찍 닫아보려고 했어요.
침대에 눕기 2시간 전부터
조명을 한 톤 낮추고,
디지털 화면에서 멀어졌습니다.
침대에 누워 책장을 몇 장 넘기면서
몸에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알려주는 느낌이었지요.
그러고 나서 새벽을 맞으니,
잠을 오래 잔 날보다
마음이 덜 급하더라고요.
저는 다시 확인합니다.
좋은 아침은,
좋은 밤에서 시작된다는걸요.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모든 순간 나를 돌보기.
미라클 모닝 720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