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아침 공기가 달라졌다.
창문을 열고 들어오는 바람이 확실히 다르다.
계절이 어느새 이만큼이나 지나왔구나,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 몸이 무겁다.
눈을 떴는데 다시 감고 싶다.
알람을 듣고도 이불 속에서 한참을 망설이기도 한다.
새벽기상을 600일 가까이 이어오고 있는 나도 이런 순간은 찾아온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몸이 살짝 아프거나 마음이 지치는 날은 더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뜨면 여전히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컴퓨터를 켜고, 물을 마시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이불을 개고...
이 순서는 거의 자동처럼 이어진다.
몸이 덜 깨어 있는 상태에서도, 머리가 아직 현실로 오지 못한 순간에도 말이다.
루틴의 힘은 이럴 때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상태가 좋을 때는 뭐든 잘 할 수 있다.
컨디션이 흐트러지려고 할 때, 일상이 흔들릴 때, 그때도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그게 루틴이라고 믿는다.
이 새벽기상 루틴을 이어오며 참 여러 날들이 있었다.
독감으로 기운 하나 없던 날도, 두통으로 밤새 잠을 설친 날도 있었다.
그런 날에도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같은 동선으로 몸이 움직이게 되더라.
꼭 무언가 대단한 걸 하려는 것도 아닌데, 일단 일어나면 몸이 스스로 반응한다.
그렇게 정해진 몇 가지를 해놓고 나면, 그제야 '오늘은 조금 더 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땐 다시 누워 20~30분 잠들기도 한다.
그래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다.
중요한 건 아침의 루틴, 그 흐름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이젠 익숙해서 특별하지 않다.
당연하다.
가끔 주변에서는 물어본다.
지금처럼 몸이 안 좋은 날에도 굳이 그렇게 해야 하냐고.
그렇게까지 하는 건 오히려 무리 아니냐고.
그럴 때마다 조금 웃음이 난다.
나도 굳이 그렇게 하려고 애쓰는 건 아니다.
그렇게 되어버린 거니까.
몸이 기억하고,
마음이 따라가고,
어느덧 그 리듬이 나를 이끌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루틴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건 아닐 거다.
흐름이 끊기면 다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에게는, 이런 리듬 하나가 꽤 큰 의미가 있다.
꼭 아침이 아니더라도, 어떤 작은 반복이라도 말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그런 리듬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몸과 마음이 제자리를 찾기 힘든 계절.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되는 리듬 하나.
편안하게 오늘을 누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