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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일반인과 그 외의 사람들

며칠 전 오랜만에 친구에게 카톡으로 말을 걸었다. 그 친구는 직장생활에서 은퇴한 후 사진을 전문적으로 공부해서 작가가 되었다.


"혹시 이 유튜브 채널을 알고 있니?"


내가 가끔 보는 사진 관련 영상을 친구에게 보냈다.


"나는 이미 사진 강의를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요즘은 잘 안 듣는다. 그런데 일반인에게는 이런 강의가 영양제처럼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니 많이 들어 봐라."


일반인이란 단어가 거슬린다. 자신이 작가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일까?


일반인의 사진상 의미는 '특별한 지위나 신분을 갖지 아니하는 보통의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이란 단어는 외국에 비해서 자주 사용된다. 언제부턴가 신문에서 연예인의 결혼 소식을 전할 때 '상대는 일반인(혹은 비연예인)이다.'라는 표현을 본다. 예전에는 없던 표현이다. 연예인들이 많은 미국에서도 그런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 일반인이란 표현 대신 그 사람의 직업이나 하고 있는 일을 적으면 어떨지?


내가 영화관을 자주 찾았던 학창 시절에는 영화관 입장료가 군경, 학생, 일반으로 나뉘어 있었다. 지금은 조조, 일반, 심야 정도로 되어있다. 전철, 기차도 급행, 일반으로 구별되어 있다. 음식의 양에 따라 곱빼기, 보통이란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영어권 나라에서는 일반이라는 단어를 한국에서 만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영화관에서 학생요금, senior citizen요금이 별도로 있는 경우가 있어도 일반요금이란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전철, 기차에서 express는 있어도 일반열차라는 표현은 없다. 음식점에서 곱빼기에 해당하는 단어가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일반 이란 단어는 영어로 general이라고 하고 군대 계급으로는 장군에 해당된다. 장군은 특별한 보직을 맡지 않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General이란 단어가 사용되는 다른 예는 영화에서이다.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영화는 G(General) 등급을 매긴다.


일반인이란 단어가 거슬렸던 이유는 나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나 자신이 평범하다고 말하지만 남이 나를 평범하다고 말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하는 심리가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지냈을 수도 있다. 사진에 관해 친구가 나를 일반인이라고 한 것을 '너의 사진 실력은 60점 정도야'라고 들었던 것은 아닌지? 내 자존감이 높으면 뭐가 문제가 되랴?


 한 스님이 탁발을 하기 위해 한 집에 들어섰다. 그 집주인은 스님에게 욕을 퍼부었다. 그 스님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있다가 주인의 욕설이 잠잠해 지자 조용히 말씀을 시작하였다.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선물을 주려고 하는데 받지 않으면 그 선물은 누구 것이지요?"


"그야 원래 주인 것이지!"


"그럼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욕을 하는데 그 욕을 상대방이 받지 않으면 그 욕은 누구의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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