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물성
당신의 사랑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나요
사랑의 물성은 제각기 다르다. 어떤 이의 사랑은 화마처럼 맹렬히 번지고, 또 다른 이의 사랑은 호수처럼 고요하고 깊다. 일순간 세상에 존재를 발하는 무지개 같은 사랑도, 머리맡에 놓인 호롱불처럼 은은하고 길게 빛나는 사랑도 있다. 이 물성의 상하관계나 우열을 가늠하는 것은 무용한 일이다. 물성이 다르다고 하여 사랑이 성립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서로 다른 사랑의 물성을 가진 이들은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며 자신들만의 새로운 물성을 빚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의 물성을 가늠하기 위해 우리는 상대방과 많은 질문을 주고받게 될 것이다. 이따금은 마음이 이끌리는 상대와 물성이 다름에 슬퍼할 것이고, 또 어떤 때는 너무도 잘 맞아떨어지는 물성을 지녔으나 마음이 이끌리지 않는 상대방을 보며 자신을 의아해하기도 할 것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들어맞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세상과 자신을 더욱 깊이 바라보아야 한다. 인류는 지성을 지녔기에 회고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진일보할 수 있다. 완벽한 이상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상에 수렴하기 위해 어떤 곳을 바라보아야 하는지는 알 수 있다. 나의 물성은, 마음은 어떤 곳에 있는지, 또 얼마나 움직이고 변화할 수 있을지 자신을 가늠해 볼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정교한 나침반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