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간다 - 에드워드 버네이스
대중을 움직이는 선전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선전은 "주의나 주장, 사물의 존재, 효능 따위를 많은 사람이 알고 이해하도록 잘 설명하여 널리 알리는 일"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선전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로 일방향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나치의 사례로 인해 '선전'이라는 말은 극도로 부정적인 의미입니다. 뭔가 사람들을 선동해서 잘못된 길로 이끄는 느낌이죠.
하지만 사실 선전은 가치중립적입니다. 선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악용한 것이 문제입니다. 아무리 쌍방향 소통의 시대라고 해도 현재 수많은 기업에서 하고 있는 '홍보'는 본질적으로 선전입니다.
그러면 선전은 왜 중요할까요?
현대사회에서 성공하려면 대중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정치인이라고 해도, 좋은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라고 해도 사람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면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생각을 대중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요즘 광고를 해봐야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고 해도, 욕망에 맞춘 광고에는 결국에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선전을 하는 목적은 대중의 의식적/무의식적 동의를 얻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전의 현대적 의미인 PR의 뜻이 Public Relation, 즉 대중 관계라는 뜻이죠
그러므로 선전을 잘하고 싶으면 우선 대중의 욕망을 이해해야 합니다. 선전에 대해 피상적으로 이야기하면 대중을 원하는 데로 조정하는 모습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전으로 유명한 나치의 괴벨스가 돌아와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괴벨스가 한 일은 1차 세계대전 패배 및 대공황으로 어려움에 처한 독일 시민의 마음을 유대인에게 돌리며 나치 집권에 기여한 것입니다. 만약 독일이 풍족했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결과입니다. 즉 선전은 대중을 따르는 것이지, 대중에 반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A 국가에서는 매일 버스를 이용해 출근합니다. 이때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타라고 유도하는 것이 선전입니다. 어차피 출근을 해야 하는데(대중의 욕망) 지하철이 더 좋다고 한다면(선전) 버스를 탈 이유가 없습니다.(선전의 결과)
그런데 갑자기 A 국가 사람들에게 걸어서 출근하라고 하면 어떨까요? 직장이 가까운 소수의 사람에게는 가능한 일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말입니다. 이런 것은 선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PR 담당자는 대중의 진정한 욕망을 정확히 파악하고 항상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지 겉으로 보이는, 혹은 말하는 것으로 대중의 욕망을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들의 '니즈(Needs)' '원츠(Wants)' '페인(Pain)' 등을 치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일단 대중의 욕망을 파악했다면, 굳이 대중의 비위를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앞에 언급했던 내용을 다시 말씀드리면 선전의 목적은 대중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B국가는 아침마다 시리얼과 포도를 먹습니다. 하지만 사과업체의 입장에서는 포도보다 사과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현재 대중들이 포도를 먹는다고 사과를 먹게하는 것을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대중이 포도보다 사과를 먹게 유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과를 먹게 할 수 있을까요?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대중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도 있지만, 대중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자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영업사원이 다이어트 약을 파는 것과 진료를 하는 의사가 파는 것은 전혀 느낌이 다릅니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문을 보지 않은데 왜 기업에서는 열심히 보도자료를 내보내는 것일까요? 타깃이 대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보도자료는 '기자' '동종업계 관계자' '유통업계 바이어'등을 타깃으로 합니다.
그들이 회사의 보도자료를 보며 제품과 서비스에 알게 되어야, 회사의 브랜드와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결국에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도자료가 있는 제품은 없는 제품보다 유통채널 입점이 쉽습니다. 그리고 일단 대형마트에 입점이 되면 대중의 눈에 띄게 되죠.
또한 목표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파악한 후 빠짐없이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MZ세대가 메인 타깃일 경우 그들이 주로 사용하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을 선전 매체로 활용하는 것이죠. 수없이 많은 매체가 있는 상황에서 한 가지 방법으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없습니다.
물론 모든 매체를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예산'은 한정적이기에 우선순위를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평균 조회수 10만 명인 유튜버에게 100만 원을 협찬하는 것과 1000만 원을 들여서 업계 관계자들을 모아 행사를 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인지 판단하는 것이죠.
이 모든 것은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에 책에서는 '우리 시대 정치인에게 필요한 것은 대중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대중을 흔들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정치인은 자신이 원하는 이슈를 다양한 방식으로 미리 선전해 놓는다면, 정치인이 이슈를 직접 말하기 전에 대중이 미리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악기를 파는 기업인은 직접 악기를 사라고 말하기보다는 대중에게 가정 음악실이라는 개념을 심으며 간접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죠.
적절한 메시지를 활용하는 것도 선전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대중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보통 '우월성 노출' '반복 노출'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메시지가 단순히 언어적 의미가 아니며, 선전 목표와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어떤 지역에 지점을 낸다는 것도 대중에게 보이는 메시지의 한 종류입니다. 만약 기업이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가 '부유한 이미지'라면 수익성을 떠나 부유한 지역만 선정하여 지점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수익이 좋다고 해도 선전, 즉 PR 목표와 일치하지 않으면 지점을 내면 안 됩니다.
또한 책에서 말했듯이 정치인이 무릎에 아기를 안고 사진을 찍는 것도 오로지 아이와 관련된 공약이 있을 때만 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중의 감성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PR 담당자의 임무는 사회의 구조와 대중의 심리를 파악해서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대중의 의식을 파고드는 것입니다. 능력 있는 PR 담당자는 관성적으로 예전부터 해온 홍보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PR 목표를 기반으로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홍보를 합니다
선전이 실패하는 경우는 보통 2가지입니다. 첫째. 선전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입니다. 제대로 된 채널을 선택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잘못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PR결과를 제대로 피드백하여 전략을 수정해야 합니다.
두 번째. 대중의 욕망을 잘못 판단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중이 기업의 브랜드 정체성을 '가성비'라고 생각하는데, 억지로 '프리미엄'으로 바꾸려고 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결국 선전은 내가 원하는 방향과 대중이 원하는 것의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